FBI,대선 후 유사 인종차별 메시지 수사 착수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지난 5일 미국 대선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미국 내 20개 주 이상에서 인종차별적 메시지가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한 올랜도 학생이 “당신은 가장 가까운 목화 농장 일꾼으로 뽑혔다”는 익명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신고했다.

올랜도경찰서에 신고된 스크린샷에 따르면 이 메시지는 6일 저녁 407 지역 번호를 사용하는 번호로 전송되었다. 메시지에는 흑인 학생이 대다수인 하워드 중학교 7학년 학생에게 “오후 1시에 소지품을 가지고 (목화농장으로 갈) 준비를 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우리의 간부 노예들이 갈색 밴을 타고 당신을 데리러 올 것이며, 농장에 들어가면 검사를 받을 준비를 하라. 당신은 '농장 그룹 B'에 속해 있다"라고 적혀 있다.

< CBS 뉴스 > 에 따르면 현재 FBI, 연방통신위원회, 최소 32개 주의 법무장관이5일 대선 이후 나돌고 있는 비슷한 종류의 메시지 출처를 조사 중이다.

학생의 어머니인 킴 켈러는 11일 올랜도경찰서에 고용된 학교 자원 담당관에게 이 메시지를 신고했고, FBI에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메시지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하워드 중학교가 속한 지역구의 애나 에스카마니 주 하원의원은 11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스크린샷을 잘라낸 버전을 게시하고 메시지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법 집행 기관에 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에스카마니는 “사람들이 이런 행동이 적절하지 않고 혐오스럽고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라면서 “이런 메시지를 받거나 이와 유사한 메시지를 받은 사람들은 신고할 것을 권장한다. 이런 종류의 수사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에스카마니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 승리를 축하하는 내용의 메시지도 신고를 받았다. 이 메시지는 “트럼프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몇 가지 법이 변경되었다"라고 시작하고 있다.

<올랜도센티널>에 따르면 플로리다의 포트 로더데일과 잭슨빌 등 다른 도시에서도 흑인을 겨냥한 문자가 신고되었다.

얼마나 많은 문자가 연방 당국에 신고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며 배후에 누가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FBI는 7일 성명에서 “이 문제에 대해 법무부 및 기타 연방 당국과 접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미국유색인종협의회(NAACP) 데릭 존슨 회장은 “5일 대선 이후 많은 사람들이 증오를 퍼뜨리고 공포의 불길을 일으키고 있다”라면서 “대담해진 전국의 인종차별주의 단체의 사악하고 혐오스러운 메시지가 놀랍도록 증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