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61.7%가 소득의 30% 이상을 임대료와 공과금에 지출

(올랜도=코리아위클리)최정희 기자 = 지난해 전국 21개주에서 세입자 가구의 다수가 소득의 30% 이상을 임대료와 공과금으로 지출했다. 2019년 당시에는 이같은 30% 이상 비율이 7개 주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임대료 부담이 보다 심화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숫자로는 약 2200만 명의 임차인이 비용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에 따르면 30% 이상을 지불하는 세입자는 '비용 부담 가구'로 간주되며, 이들 가구는 음식, 의류, 교통비, 의료비 등 다른 필수품을 지불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플로리다는 비용 부담이 큰 임차인 비율이 61.7%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주이다. 이어 네바다(57.4%), 하와이(56.7%), 루이지애나(56.2%), 캘리포니아(56.1%) 순으로 비용 부담 임차인 비율이 높다. 수치는 미국 인구조사국이 지난달 20일 발표한 미국 지역사회 설문조사 분석에 근거한 것이다.

플로리다대학교(UF) 경제 및 비즈니스 연구소의 크리스토퍼 맥카티 국장은 비영리 뉴스 단체인 '스테이트라인'에서 “플로리다는 예전 같지는 않지만 여전히 다른 주에 비해 저임금 일자리가 많고, (이에 따라) 임대료도 다른 주에 비해 상승 중" 이라고 전했다.

2023년 기준 비용 부담 임차인 비율이 가장 낮은 주는 노스다코타(37%), 와이오밍(41.2%), 사우스다코타(41.3%), 캔자스(43.5%), 네브라스카(44%)이다.

비용 부담 임차인의 비율은 2019년 이후 버몬트(54%에서 47.8%로 감소), 와이오밍(44%에서 41.2%로 감소), 노스다코타(38%에서 37%로 감소), 로드아일랜드(38%에서 37%로 감소)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증가했다.

세입자 부담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애리조나

한편 주거비 지출이 30% 이상인 세입자 비율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애리조나(46.5%에서 54%로), 네바다(51.1%에서 57.4%로), 플로리다(55.9%에서 61.7%), 조지아(48.4%에서 53.7%로), 메인(44%에서 49.1%) 등으로 나타났다.

애리조나는 본래 주택시장 사정이 어렵지 않았으나 저임금, 주택 부족, 단기 임대 및 휴가용 주택이 세입자를 위한 저렴한 주택의 재고를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리조나의 임대료는 지난 2년 동안 40%에서 60%까지 치솟았고, 퇴거 신청 건수는 2022년과 2023년 사이에 43% 증가한 9만 7000건으로 급증했다. 2000년대 후반의 주택 거품으로 빈집이 많았던 애리조나와 네바다 같은 곳에서는 근래 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나 아파트와 기타 주택 건설이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5월 네바다 대학교 라스베이거스 캠퍼스에서 발표한 자료 기준으로 라스베이거스 지역에서 비용 부담에 허덕이는 임차인 비율은 58.3%로 나타났다. 이는 뉴욕시 대도시 지역(52.6%)이나 샌프란시스코 대도시 지역(48.9%)보다도 높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