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힌치클리프 "푸에르토리코는 떠다니는 쓰레기섬" 망언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지가 27일 뉴욕에서 열린 집회에서 푸에르토리코인에 대한 인종 비하 발언을 하자 플로리다주 푸에르토리코인 커뮤니티가 즉각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푸에르토리코의 유명 팝스타 중 일부는 트럼프의 상대 후보인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반응을 보였다.

27일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행사에서 트럼프 지지 연설자로 나선 스탠드업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는 “여러분들이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바다 한가운데 말 그대로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 있다. 난는 그 섬을 푸에르토리코라고 부른다"라고 했다.

플로리다의 공화당원들은 지난 10년 동안 플로리다의 히스패닉 유권자들 사이에서 큰 지지를 이끌어 냈다. 특히 이 지역에서 가장 큰 푸에르토리코 커뮤니티가 있는 오시올라 카운티에서 눈에 띄는 지지세를 형성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27일 밤 집회가 다음 주 치러질 대선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시하고 있다.

미국 인구조사 추산에 따르면 플로리다에는 약 120만 명의 푸에르토리코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푸에르토리칸 인구이다. 푸에르토리코인들은 1917년부터 미국 시민이 되었으며, 50개 주 또는 워싱턴 DC에 거주하는 경우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다.

토니 힌치클리프의 발언은 1939년 미국 친나치 단체의 악명 높은 매디슨 스퀘어 가든 집회와 즉각적인 비교를 불러일으켰다.

플로리다에서 푸에르토리코 출신으로 최초로 의회에 진출한 대런 소토 하원의원(디키시미)은 “인종 차별과 소수자에 대한 공격이다”라면서 “이는 전형적인 파시스트 전술이다”라고 비난했다.

인구의 70% 이상이 히스패닉계로 확인된 오시올라 카운티의 푸에르토리코인과 라틴계 커뮤니티는 이 발언에 크게 분노했다.

키시미에 있는 카리뇨 카페의 소유주인 올가 카리뇨는 지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푸에르토리코인들과 미국을 위해 많은 일을 해온 우리 섬에 대한 모독이다”라고 말했다.

푸에르토리코에서 10년 전 미국 본토로 이주한 40세의 오라프마 라우셀 디아즈는 “푸에르토리코는 미국에 많은 것을 기부해왔지만 사람들은 우리가 세금을 낼 뿐만 아니라 의사와 변호사를 미국에 데려온다는 사실을 모른다”라면서 "주민들이 투표하러 갈 때 이 발언을 고려해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힌치 클리프 "맥락 벗어난 농담" 변명

힌치클리프는 이후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해당 발언이 “인종 차별적으로 보일 수 있는 맥락 벗어난 농담이었다”라면서 "나는 푸에르토리코를 사랑하고 그곳에서 휴가를 보낸다”라고 둘러댔다.

트럼프는 이후 장문의 연설에서 이 발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그의 캠페인은 이 발언과 거리를 두려고 시도했다. 트럼프 대변인 다니엘 알바레즈는 CNN에 “이 농담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캠페인의 견해를 반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키시미에서 펠리오 콜라도(68세)는 일요일 밤 이 발언을 트럼프가 허리케인 마리아 사망자들(2975명)에게 종이 타월을 던지는 유명한 사진과 비교하며 "이번 발언은 라틴계 커뮤니티 전체를 불쾌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국가를 분열시키고 라틴계와 미국인을 분리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중앙플로리다 비즈니스 그룹인 푸에르토리코 상공회의소의 회장인 호르헤 피게로아는 “정말 농담을 할 수 있는 (대선) 무대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충격을 받았다"라면서 "이번 ‘쓰레기’ 발언이 푸에르토리코인들이 대선과 지방 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미 이 발언 때문에 당을 바꿨다는 공화당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소토의 9선거구는 오시올라 카운티를 포함하고 있으며, 공화당 지지율이 2016년에 비해 10% 포인트 상승하면서 2020년에 전국에서 트럼프 쪽으로 가장 큰 변동이 있었던 곳 중 하나다. 공화당 론 디샌티스 주지사는 2022년 이 카운티에서 7% 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소토는 “특히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같은 주요 주에서 거의 600만 명에 달하는 푸에르토리코 디아스포라의 완전한 투표권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토의 공화당 상대 후보인 토마스 샬리푸는 "집회 발언을 듣지 못했지만 “완전히 부적절하다”라면서 "그들이 그렇게 말했다면 매우 어리석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샬리푸는 “푸에르토리코 공동체는 훌륭한 공동체이며 매우 강한 기독교적 가치와 가족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푸에르토리코 커뮤니티의 탄탄한 지지에 힘입어 가까스로 당선된 공화당 릭 스콧 상원의원은 힌치클리프의 발언에 대해 “재미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 푸에르토리코 사람들은 놀라운 사람들이자 놀라운 미국인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푸에르토리코의 슈퍼스타 배드 버니는 4600만 명이 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들에게 "허리케인 마리아 이후 트럼프가 푸에르토리코를 버렸다"라는 해리스의 링크를 게시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가수 제니퍼 로페즈도 비슷한 링크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