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복식과 화려한 국극 장면, 경쟁 구도 등이 인기에 한 몫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12일 시작한 tvN 드라마 '정년이'는 소리꾼으로 뛰어난 재능을 타고난 주인공 윤정년이 한국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인 드라마는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0년대를 배경으로 삼았다.

12부작인 '정년이'의 첫 방송 시청률은 4.8%대였으나 매회 시청률이 상승, 4회에서는 12.7%를 기록해 인기 드라마로 자리집고 있다. 다음은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 오른 기획의도 중 일부분이다.

- (드라마는) 역사 속에 잊혀졌던 여성국극의 짧고 화려했던 전성기에 관한 이야기다. 1948년 여성국악동호회가 조직된 것을 시작으로 해서 오직 여성들만으로 구성된 여성국극이란 새로운 장르가 나타났다. 순식간에 대중들의 눈을 사로잡는데 성공한 여성국극은 한국전쟁 때도 그 인기가 수그러들지 않았고, 전쟁이 끝나자 최전성기를 맞게 되었다. 하지만 영화와 텔레비전이라는 새로운 미디어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여성국극의 화려했던 전성기를 너무나 일찍 막을 내리게 되었다.

이젠 그 존재를 아는 사람들조차 많지 않지만 우리 역사 속에서 엄연히 존재했던,
그리고 가히 압도적인 인기를 누렸던 여성국극과 그 배우들, 그녀들의 환호와 좌절,
웃음과 눈물을 다뤄보고자 한다.

여성국극이 화려하게 꽃핀 때는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0년대 중후반. 어둡고 절망의 시절이라 생각한 그때, 꿈을 좇아 뛰어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어떤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꿈을 좇는 찬란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써보고자 한다 -

배우 김태리는 드라마 주인공이자 극 중 매란국극단 연구생인 윤정년 역을 맡았다. 윤정년은 타고난 음색, 풍부한 음량, 고음과 저음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넓은 음역대, 사무치는 감정표현까지 그야말로 소리꾼의 바탕을 골고루 다 갖추고 있다. 그러나 정년의 엄마는 무슨 이유에서인 지 소리를 하지 못하게 한다.

정년은 소리만 잘하는 것이 아니다. 넉살이 좋은데다 야무져서 바지락도 잘 캐고, 생선도 잘 팔고, 뭐든 마음먹은 일이면 악착같이 해낸다. 19살이 될 때까지 정년이의 세상은 목포가 다였고, 그저 소원이라고는 삼시세끼 끼니 걱정 안 하는 거였다. 그런 정년이의 손바닥만한 작은 세상은, 서울에서 내려온 유명한 국극배우인 옥경이를 만나면서 뒤집혀버린다. 당대 유명한 국극배우인 옥경을 통해서 정년은 국극 공연을 난생 처음 보게 되고, 상상도 못한 세계에 정년은 사로잡혀 버린다.

우여곡절을 겪어 서울의 매란국극단에 들어가게 된 정년의 목표는 단 하나. 문옥경처럼 국극단의 남역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타고난 능력에도 넘기 힘들 운명의 경쟁자가 생긴다. 그러나 정년이 자신도 몰랐던 재능이 하나 더 있었으니 그건 바로 연기이다. 어떤 역할이든 무섭게 몰입해서 보는 사람을 사로잡는 연기를 할 줄 아는 정년, 그 재능이 막 꽃피워 나가면서 경쟁자와 맞설 위치로 급부상해나가려는 찰나, 정년은 난관에 부딪히고 좌절하게 되는데...

배우 신예은은 극 중 매란국근단 연구생이자 정년이의 경쟁자인 허영서 역을 맡았다. 허영서는 자존심과 오만함을 철갑처럼 두른 도도한 얼음공주이다. 국극단 단원들은 영서를 ‘성골 중의 성골’이라고 부른다. 아버지는 의과대학 학장에 어머니는 유명 소프라노, 언니 또한 떠오르는 소프라노이다.

영서는 자신이 성악으로는 언니를 넘어설 수 없어 엄마의 인정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닫고 명창의 밑으로 들어가 판소리를 배웠다. 그리고 엄마의 반대에도 국극단에 들어간다. 노래, 춤, 연기 뭐하나 빠지는 것 없이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었지만, 영서는 자신의 약점을 언젠가부터 늘 의식하고 있었다. 그건 바로 역할에 푹 빠져서 몰입하지 못한다는 것. 그런 영서의 콤플렉스를 사정없이 자극하는 상대가 바로 정년이다. 그리고 그가 미워진다. 하지만 영서는 아직 자신의 잠재력을 반의 반도 모르고 있다.

배우 라미란은 매란국극단 단장인 강소복 역을 맡았다. 서늘한 카리스마의 소유자. 10여년 전 비웃음과 의구심을 뒤로 하고 여성국악인들을 모아서 과감하게 매란국극단을 차렸다. 대쪽같은 성격 때문에 시류를 민감하게 따라잡진 못하지만, 또 그 성격 때문에 단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강소복은 어렸을 때 소리에 천재성이 있었던 채공선과 함께 국창으로 불리던 임진에게서 소리를 배웠었다. 자신에게 열패감과 절망을 안겨준 공선을 많이 미워했지만 결국 공선의 재능을 인정하고 둘은 전친한 사이가 됐다. 어느날 목소리를 잃은 공선은 떠났고, 소복은 혼자서 예인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 정년이란 아이가 소복의 앞에 나타났다.

첫 방송은 주인공 윤정년이 국극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과정이 그려졌다.

1957년 목포의 시장에서 생선을 팔던 윤정년은 우연히 사람들 앞에서 소리를 하는데, 그 모습이 공연을 위해 목포에 왔던 유명 국극 배우 문옥경의 눈에 띈다.

옥경은 윤정년에게 소리꾼으로서 천부적인 소질이 있음을 알아보고 국극 공연을 보러 오라고 제안하고, 호기심에 공연을 보러 간 정년은 옥경이 출연한 국극 공연을 보고 전율을 느끼는데 (<나무위키> <연합뉴스> 등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