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이후 최대치, 인플레이션과 이자율이 영향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신용카드는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고 신용 기록을 쌓을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위험할 수도 있다. 신용카드 빚에 따르는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금융조사업체인 뱅크레이트 설문조사 자료에 따르면 2020년 3월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미국 소비자들(50%)이 현재 신용카드 부채를 지고 있다.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부채를 지니고 있는 이유를 분석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확실한 것은 인플레이션 그리고 이자율과 같은 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일부 소비자들이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용카드 빚 보유 비율 50%, 1월 44%보다 높아

현재 미국 신용카드 소지자의 50%가 매달 신용카드 빚을 매월 그대로 안은 채 지내고 있다. 이는 2024년 1월의 44%에서 증가한 수치이며, 2020년 3월 카드 소지자의 60%가 매달 빚을 지고 있던 이래 가장 높은 수치이다

2020년에는 많은 미국인이 팬데믹 기간 동안 지출을 줄이고 경기 부양 자금을 부채 상환에 사용하면서 신용카드 잔액이 급격히 감소했다. 하지만 2021년 초부터 신용카드 잔액은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연방준비제도 자료 기준으로 미국인들은 2021년 초보다 현재 신용카드로 45% 더 많은 빚을 지고 있다. 그리고 신용카드 연체율(30일 이상)은 작년 2분기 7.2%에서 올해 2분기 9.1%로 올랐다. 이는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2011년 이후 최고치이다. 장기 연체율(90일 이상)도 작년 2분기 5.1%에서 올해 2분기 7.2%로 상승했다.

신용카드 빚, 44세~59세 가장 높아

부채 부담에서 자유로운 세대는 없지만 신용카드 잔액을 보유할 가능성은 나이가 들수록 높아지다가 부머 세대와 함께 감소했다. 신용카드를 보유한 Z세대(18~27세)의 42%, 밀레니얼 세대(28~43세)의 53%, X세대(44~59세)의 60%, 부머 세대(60~78세)의 48%가 매달 신용카드 잔액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소득이 증가할수록 빚을 보유할 확률은 낮아진다. 연 가구 소득이 5만 달러 미만인 카드 소지자의 58%가 매달 빚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연 가구 소득이 5만 달러에서 7만 9999달러인 경우 54%, 8만달러에서 9만 9999인 경우 46%, 연 가구 소득이 10만달러 이상인 경우 43%가 매월 잔액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 5명 중 3명이 1년 이상 신용 카드 빚을 지고 있는 등 신용카드 빚은 지속적이다. 카드 소지자가 빚을 지고 있는 기간이 길다는 것은 빚을 갚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 신용카드 부채가 있는 사람 중 5명 중 3명(60%)이 1년 이상 신용카드 부채를 지고 있으며, 이는 2021년 50%에서 증가한 수치이다.

또 최소 1년 이상 부채를 지고 있을 가능성은 나이가 들수록 높아지지만 소득과 비교적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

부채 부담을 악화시키는 원인은 인플레이션과 이자율

인플레이션과 높은 이자율은 많은 미국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채무자의 34%는 인플레이션, 32%는 고금리가 2022년 초부터 신용 카드 부채 부담을 악화시켰다고 답했다.

실제로 최근의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일상적인 지출들이 더 커졌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식료품은 팬데믹 이전보다 25.1%, 가스는 28.4%, 임대료는 23.9% 더 비싸다. 이로 인해 부채 상환을 위한 소득의 비중이 줄어들었을 수 있다.

동시에 신용카드 이자율은 20%를 상회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신용카드 잔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을 수 있다. 인플레이션과 높은 이자율은 미국인들이 빚에서 벗어나는 것을 힘들게 하는 이중고인 셈이다.

신용카드 빚이 있는 미국인 4명 중 1명(24%)은 2022년 초에 비해 현재 신용카드 빚에서 벗어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회의적이다. 또한 6명 중 1명(17%)은 향후 6개월 이내에 최소 신용카드 대금을 지불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대금 지불에 대한 계획은 5명 중 2명(42%)만이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