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감 느끼는 데 필요한 연봉 평균치는 23만 3천달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미국 소비자들은 과연 얼마나 벌어야 재정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까.

최근 개인금융 조사업체인 벵크레이트닷컴이 공개한 새로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재정적으로 안정되거나 느긋해지려면 연 약 23만 3000달러(평균치)를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 자신이 부자라 느끼고 재정적으로 자유 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48만 3000달러(평균치)를 벌어야 한다고 답했다. 단순히 안정감을 느끼는 수치의 두 배이다

2021년 풀타임 연중무휴 근로자의 평균 소득은 인구조사국 자료 기준으로 7만 5203달러이다. 위의 두 수치보다 한참이나 멀다.

재정적 안정은 대체로 지속적인 비용을 지불하고, 은퇴와 비상시를 대비해 저축하고, 빚을 갚고, 가끔 '과시'를 위해 조금 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수준을 말한다.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다음 4가지 주요 시사점이 드러났다.

- 미국인은 재정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보다 불안하다고 느끼는 비율이 2배 이상 높다. 미국인 4명 중 1명(28%)만이 자신이 재정적으로 완전히 안전하다고 답했다. 나머지 72% 완전히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으며, 이중 26%는 앞으로도 결코 재정적으로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 느끼고 있었다.

- 재정적 불안의 원인으로 미국의 경제적 요인을 꼽는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재정적으로 불안한 미국인 5명 중 3명 이상(또는 63%)이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재정적으로 편안하거나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으며, 48%는 경제 환경을, 36%는 금리 상승을 원인으로 꼽았다. 즉 높은 인플레이션은 소득, 거주지, 학력,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관계없이 미국인들을 재정적으로 불안정하게 만드는 가장 큰 장벽이었다.

- 개인 문제도 재정적 편안함을 방해하고 있다. 5명 중 약 2명은 재정적으로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는 요인으로 은퇴 자금 부족(41%)과 비상 자금 부족(42%)을 각각 꼽았다. 4명 중 1명 이상은 높은 부채 또는 신용카드 부채(26%)를, 그리고 주택 소유 대신 임대 또는 적정 주거지 마련의 어려움(25%)을 탓했다.

- 미국인은 빈부 격차와 유동적인 생활비를 지적하면서 전국 평균보다 더 많은 급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돈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다? 연봉 높을 수록 원하는 재정적 기준치도 높아져

우선 재정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기 위해 10만 달러 이상과 10만 달러 미만 등 두가지 항목만 제시했을 경우 전자 45%와 후자 44%로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선택 항목을 넓혔을 경우 약 3명 중 1명(또는 30%)은 15만 달러 이상을 벌어야 한다고 답했다. 4%는 50만 달러에서 99만 달러 사이를 벌어야 편안함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7%는 100만 달러 이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재정적 편안함을 넘어 재정적 자유를 달성하는 것, 즉 자신을 부자로 간주할 만한 액수는 약 48만 3000달러(평균치)였다. 응답자 31%는 50만 달러 이상을, 21%는 100만 달러 이상을 벌어야 부자라고 여겼다.

특기할 만한 것은 현재 연봉이 높을 수록 자신을 부자로 간주할 만한 액수도 비례적으로 높아졌다는 점이다.

우선 연 소득이 5만 달러 미만인 미국인들은 연 평균 소득이 18만 4천 달러 정도일 때 재정적으로 안정감이나 편안함을 느낄 것이라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서 50,000~79,999달러 소득자의 경우엔 연 20만 8000 달러라고 답했다. 이어 80,000~99,999달러 소득자의 경우 연 24만 6000 달러, 그리고 연 소득이 10만 달러 이상인 경우 연 34만 1000달러를 벌어야 재정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것이라 답했다.

이 외 연소득이 5만 달러 미만인 미국인 5명 중 3명 이상(또는 61%)은 10만 달러 미만의 수입도 괜찮다고 답했다. 그러나 10만 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10만 달러 미만의 수입도 괜찮다고 답한 비율은 18%였다.

한편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수록 편안함이 높은 데는 무엇보다 생활 수준 조정이 이유가 될 수 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미국인의 대다수(또는 72%)가 급여가 인상되면 재량 지출을 늘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가장 일반적인 지출 명목은 다음과 같다.

- 휴가/여행 예약(32%)
- 새 가구/가전제품으로 집 꾸미기(30%)
- 자선 단체에 기부(22%)
- 더 좋은 차로 업그레이드(20%)
- 외식을 더 자주 하기(19%)
- 전자제품 구매(18%)
- 실황 공연 등 유흥 행사에 더 많이 참석(16%)
- 보석, 의류 또는 기타 의류 구매(14%)
- 기타(10%)

한편 뱅크레이트 설문조사는 유고브 피엘시(YouGov Plc)에 의뢰해 2023년 6월 5일부터 7일까지 미국 성인 252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