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533만명 vs 민주 430만명… 진보층 떠나고, 보수층 유입 늘어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의 공화당 등록 유권자 수가 지난 11일 민주당 유권자 수를 100만 명 이상 넘어 섰다. 이는 1980년대 이후 공화당이 민주당에 가장 큰 차이로 앞선 것으로, 한때 격전지로 여겨졌던 플로리다의 정치적 지형이 바뀌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플로리다대학(UF) 저널리즘 스쿨의 뉴스 서비스인 < 프렛시 테이크 플로리다>가 집계한 최신 수치에 따르면 공화당 활동 유권자는 533만 명(39%)으로 민주당 433만 명(32%)에 비해 약 100만 명의 차이가 났다.

플로리다 유권자의 392만 명(약 29%)은 지지하는 정당이 없거나 군소 정당에 소속되어 있었다.

특히 남부 플로리다의 히스패닉 유권자들 사이에서 보수적인 주제를 받아들이고 민주당을 사회주의자로 묘사하는 공화당의 주장을 옹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플로리다는 미국 내 다른 지역에서 이주하는 보수주의자들의 목적지가 되고 있다.

플로리다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플로리다주의 인구는 이미 23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10년간 매년 약 60만 명이 플로리다로 이주하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이 주도하는 보수적인 법과 정책으로 불안감을 느낀 진보적인 성소수자 가족이나 주택 및 보험 비용 상승으로 매년 45만명이 플로리다를 떠나고 있다.

플로리다 주립대학교(FSU)의 정치학자이자 로이 콜린스 연구소 소장인 로나 앳킨슨은 “ 플로리다를 포함한 남부 주들이 점점 더 보수화되고 있다”라면서 “ 플로리다로 이주하는 사람들은 보수적인 성향인 반면, 나가는 사람들은 진보적인 성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4년 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플로리다에서 51-48%로 승리한 이후 전체 67개 카운티 중 57개 카운티가 공화당 카운티가 되었다. 특히 칼훈, 프랭클린, 해밀턴, 제퍼슨, 리버티, 매디슨 카운티 등 팬핸들 지역은 붉게 물들었다.

현재 민주당은 10개 카운티에서만 높은 지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들 카운티에서도 올해 1월 이후 공화당이 8개 카운티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도시서 여전히 우위 점하고 있는 민주당

민주당은 플로리다의 일부 대도시 카운티에서 여전히 여유로운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가령 약 150만 명의 유권자 거주지로 플로리다 최대 인구를 가진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는 민주당 유권자가 약 35%, 공화당 유권자가 31%를 차지한다.

플로리다에서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 가운데 하나인 브로워드 카운티 역시 110만 명 이상의 유권자 중 민주당이 45% 이상을 차지, 공화당의 23%에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트럼프의 홈타운인 팜비치는 86만 6천여 명의 유권자 중 민주당이 37% 이상, 공화당이 32%를 점하고 있다.

오렌지와 인근 오시올라 카운티는 100만 명이 넘는 유권자 중 공화당원이 약 27%에 불과하고 민주당이 39%를 차지한다.

플로리다에서 가장 큰 두 카운티인 힐스버러와 듀발 카운티에서 공화당이 여전히 뒤쳐져 있지만, 격차가 좁혀져 박빙의 상태로 변하고 있다. 공화당 현직인 론 디샌티스 주지사와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2년 전 두 카운티에서 민주당 도전자들을 쉽게 이겼고, 2020년 대선에서는 공화당의 트럼프가 패배했다.

니키 프리드 플로리다 민주당 대표는 "론 디샌티스와 극단적인 공화당 무리가 유권자를 억압하고, 우편 등록을 통한 투표를 완전히 없애는 등 투표법을 바꾸고, 소수자 단체의 유권자 등록을 어렵게 만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했다"라고 비판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정당 등록이 투표율을 예측하는 좋은 지표이긴 하지만, 유권자들이 실제로 투표장에 나온다는 보장이 없기에 투표율 올리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2022년 주지사 선거에서 유권자 등록자가 훨씬 많은 마이애미-데이드의 민주당원들은 공화당원보다 훨씬 적은 수가 투표에 참여해 공화당 디샌티스에게 압승을 안겨 주었다. 디샌티스는 20년 만에 마이애미 데이드에서 이 같은 성과를 거둔 최초의 공화당 주지사 후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