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체의 3분의 1 이상… 대부분 베네수엘라-아이티 출신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연방 당국 자료에 따르면 플로리다는 자국의 위험한 상황로부터 탈출한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내린 건 수가 미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안보부(DHS)의 데이터를 분석한 의회조사국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31일 기준으로 플로리다에서 ‘임시 보호 신분’(Temporary Protected Status, TPS)을 받은 사람은 29만 5720명이다. 의회에 정책 분석을 제공하는 연방 기관에 따르면 이는 미국 전체 86만 3880명의 3분의 1이 넘는 수치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DHS 장관은 자연재해와 분쟁으로 피해를 입은 국가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미국에 체류할 수 있도록 하는 임시 보호 신분 부여 대상 국가를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자격을 갖추려면 특정 마감일 이전에 이미 미국에 체류한 적이 있어야 한다.

플로리다의 임시 보호 신분 수혜자 수는 2021년 4월 약 6만 5000명에서 지난 3년 동안 4배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폭발적인 증가는 현 행정부가 여러 국가로 이 프로그램을 확대한 데서 나온 것이다.

다음으로 많은 임시 보호 신분 소지자는 텍사스(9만 3680명), 뉴욕(6만 7840명), 캘리포니아(6만 7800명)에 거주하고 있어 플로리다의 수혜자 수가 이들 주를 압도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플로리다의 거의 모든 임시 보호 신분 수혜자가 베네수엘라와 아이티 출신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전체 수혜자의 절반 이상이 이 두 나라 출신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에 베네수엘라에 임시 보호 신분을 처음 부여했다. 2년 후인 2023년 9월에는 50만 명이 추가로 지정되었다. 전문가와 활동가들은 이 숫자와 관련해 프로그램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단일 지정으로 간주하고 있다.

아이티의 경우, 바이든 행정부는 조베넬 모아이스 대통령이 암살된 지 몇 주 후인 2021년 7월 아이티인들에 대한 임시 보호 신분 재지정을 발표했다. 미국 내 아이티 이민자들은 2010년 1월 대지진 이후 처음으로 보호를 받기 시작했다.

트럼프 결정 뒤집은 바이든… 임시 보호 신분자 운명은?

의회조사국 통계에는 지난달 발표된 아이티에 대한 가장 최근의 임시보호 신분 확대 조치는 포함되지 않았으며, 국토안보부는 30만 9000명의 아이티인이 추가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폭력적인 무장 집단이 이들을 계속 괴롭히고 있기 때문이다.

임시 보호 신분은 미국에 체류할 수 있는 영구적인 법적 경로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행정부는 보호 신분을 갱신하지 않을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니카라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등 여러 국가에 대한 프로그램을 종료하기로 결정했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뒤집은 바 있다.

플로리다 남부에서는 활동가들이 1999년 1월 5일 이전에 도착한 니카라과인만 해당되는 니카라과의 임시 보호 지위를 확대하기 위해 수년간 캠페인을 주도해 왔다. 클린턴 행정부는 허리케인 미치가 중앙아메리카에 끼친 엄청난 피해로 인해 니카라과를 이 프로그램의 대상으로 지정했다.

국토안보부 관계자에 따르면 7월 초 현재 국토 안보부는 임시 보호 신분 지정을 업데이트하지 않았다. 니카라과인들에 대한 현재의 임시 보호 신분 지정은 2025년 7월 종료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임시 보호 신분 확대 외에도 쿠바, 아이티, 베네수엘라, 니카라과인이 2년 동안 미국에서 거주하고 일할 수 있는 가석방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행정명령 권한을 사용했다.

플로리다를 포함한 공화당이 주도하는 주에서는 이 가석방 프로그램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행정부를 상대로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했으나, 아직 이들의 체류 기간(2025년 7월)이 남아 있어 추방을 보류하고 있다.

만약 올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아이티인, 니콰라과인들을 비롯한 임시 보호 신분자들이 추방당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