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 마가운동(MAGA) 지도자들, '해리스를 위한 공화당원' 운동 나서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수십 년 동안 골수 공화당원으로 활동한 세 명의 유력 플로리다 정치인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대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하도록 공화당원들을 설득하는 캠페인을 주도해 이목을 끌고 있다.

이들은 일명 ‘해리스를 위한 공화당원(Republicans for Harris)’이란 전국적인 캠페인의 플로리다 대표격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캠페인의 플로리다 공동의장인 리치 로지스는 4일 <마이애미 선센티널>에 "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과 재선을 위해 열심히 일했으나 이제는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할 작정이다"라고 말했다. 로지스는 과거 트럼프 캠페인에 자원봉사자로 지지 행사에서 연설했으며 마이애미의 정치 클럽인 '트럼프를 위한 미국인(Americans for Trump)'의 설립을 도왔다.

로지스는 "내가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특히 그 중 하나는 트럼프가 완전히 낯선 사람들을 서로 대립시키고 가족과 지역사회, 예배 장소를 찢어놓았다는 점”이라면서 “나 스스로가 그같은 분열 책동을 도왔기 때문에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렇게 한 일이 잘못이었으며 이를 보상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라고 실토했다.

해리스 캠페인은 이들의 참여에 반색하고 있다. 2016년과 2020년에 트럼프의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에 깊이 동조하며 옹호한 전력이 있는 열혈 공화당원들을 자기 편으로 만들어 공화당 표밭을 일구는 일대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2012년 뉴욕에서 플로리다로 이주한 후 마이애미 지역 브로워드와 팜비치 카운티에 거주하고 있는 로지스는 공화당을 떠났거나 떠날 것을 고려하고 있는 공화당 신자들을 중심으로 한 단체인 ‘리빙 마가(Leaving MAGA)’의 리더이다.

캠페인의 또다른 공동 의장인 레이크랜드의 폴라 도커리 전 주 상원의원은 1996년부터 2012년까지 공화당 주 대표이자 주 상원의원을 지냈다. 그녀는 2010년에 주지사 후보로 당의 지명을 받았지만 출마하지 않고 사퇴했으며, 2017년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날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꿨다.

전 상원의원 “해리스는 모든 미국인의 안녕을 위해 싸우는 리더”

도커리는 성명에서 "나는 도널드 트럼프의 권위주의적 통치 아래 공화당이 급진적으로 변모하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라면서 “카멀라 해리스는 이 위대한 나라에서 모든 미국인의 안녕을 위해 싸우는, 우리 국가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리더십을 구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세 번째 공동의장 그렉 윌슨은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 미 재무부 관리로 일했으며 플로리다 하원 공화당 수석 보좌관을 지낸 실력파이다.

해리스 캠페인은 '해리스파 공화당원들'이 이벤트 개최, 가택 방문, 폰 뱅킹, 지역 매체 편집장에게 편지 보내기, 지역 네트워크 구축 등 공화당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공동 모색하고 있다. 소수의 공화당원들이라 할지라도 경합주의 승패를 가를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플로리다는 더 이상 대선 경합주로 간주되지 않을 정도로 최근들어 공화당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히스패닉 이민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다시 격전지로로 변할 가능성도 있다. 플로리다 인구의 약 30%를 차지하는 히스패닉계는 트럼프의 초강경 '반이민' 정책과 이를 일관되게 지지해온 디샌티스 주지사에 크게 반발해 왔다.

7월 24일부터 7월 27일까지 노스 플로리다 대학교 여론 연구소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가 해리스에 49% 대 42%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와 해리스는 플로리다 공화당원으로부터 각각 82%와 10%의 지지를 받았다.

‘해리스를 위한 공화당’ 캠페인은 전국적으로 전 트럼프 백악관 관리, 전 주지사, 국회의원 등의 지지를 받으며 출범했다. 이 캠페인은 해리스를 지지하는 공화당원들이 동료 공화당원들을 대상으로 왜 해리스를 지지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전국 규모의 광고를 계획하고 있다.

캠페인 주도자들은 애리조나와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경합주에서 킥오프 행사를 치를 예정이며, 추후 여러 격전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