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후보 측, ‘중국인 상대 모금, 공산주의와 관계’ 의혹 제기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중앙플로리다 제 13지구 주 공화당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후보 측이 중국계 미국인 후보를 상대로 ‘(타지) 중국인들로부터 기부금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불법 선거자금 모금 및 지출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 일이 출발점이 되어 양 후보간의 공화당 예비경선이 법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현재 상대 후보 측과 혈투를 벌이고 있는 주인공은 식료품점과 빵집 체인을 성공적으로 운영하여 돈을 모은 중국계 공화당원 보웬 코우(Bowen Kou, 35)이다.

주 상원의원 선거 공화당 예비경선에 뛰어든 보웬은 상대 후보로부터 ‘중국인 기부자로부터 기부금을 받고 있고, 부당하게 정부 지원금을 받아 착복하고, 외국인 노동자들로부터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공격을 받고 있다.

플로리다의 정통 공화당원인 코우는 규제 완화, 불법 이민 중단, 총기 소유자의 권리 보호, 공립학교에서 '워크 니즘 이데올로기' 추방 등의 공약을 내걸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그는 “일반적으로 민주당을 경쟁 상대로 하여 모금을 진행하지만 같은 공화당원 을 무너뜨리기 위해 그렇게 많은 지원과 자원을 보내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라면서 공화당 지도부가 최근 메일함을 통해 자신을 음해하고 있는 사실도 실토했다.

코우는 지난달 수천 개의 (유권자 )우편함에 도달한 광고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광고 비용을 지불한 플로리다 공화당 상원의원 선거대책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이달 초에는 레이크 카운티 법원 앞에서 24시간 동안 음식과 물 없이 노숙하며 광고에 항의하기도 했다.

플로리다 공화당 유력자들은 중앙플로리다 제3지구(레이크 카운티 전체와 오렌지 카운티 남동부 일부)의 상원의원 후보로 현역 주 하원 의원인 키스 트루노우Keith Truenow)를 지지하고 있다.

그 가운데는 론 디샌티스 주지사, 애슐리 무디 법무장관, 지미 패트로니스 최고재무책임자, 벤 알브리튼 와출라 상원 의장, 레이크 카운 지역구 데니스 백슬리 상원의원(퇴임 예정) 등 플로리다 공화당의 거물급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다.

8월 20일 열리는 예비선거에 승리하는 공화당 후보는 오는 11월 총선에서 민주당의 스테파니 듀크스 후보와 맞붙게 된다. 그러나 이 선거구는 유권자의 44%가 공화당원으로 등록되어 있고 민주당원은 27%에 불과할 정도로 오른쪽으로 크게 기울어져 있어, 예비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든 남은 관문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코우와 트루노우 후보 모두 다른 지역 주의회 선거에 비해 월등히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트루노우의 선거 자금 대부분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후보들과 연계된 부유한 사업가들로부터 나오고 있는 반면, 코우는 대부분 자체 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코우는 연간 5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국제적인 식료품점과 빵집 체인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신의 선거 운동에 120만 달러를 투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계 후보 “우리 당과 우리 나라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

하지만 플로리다 공화당 상원의원 선거대책위원회가 코우 후보의 낙선을 겨냥하여 지출한 자금이 주목을 받고 있다.

우편물에는 중국 국기 위에 겹쳐진 코우 후보의 사진과 함께 “왜 (전국 각지의) 중국인 기부자들이 보웬 코우(레이크 카운티 주 상원의원 선거)에 현금을 쏟아 붓는가?”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우편물의 다른 면에는 대부분 아시아 성을 가진 타주 출신인 수십 명의 선거 기부자 명단이 나와 있으며, 화살표는 여러 주가 강조 표시된 미국 지도를 가리키고, 두 번째 화살표는 중국의 윤곽을 가리키고 있다.

코우는 자신의 기부자들이 모두 미국인이며, 중국과 거의 또는 전혀 관련이 없는 2세 또는 3세 시민권자라고 주장하고 “오늘날에는 이런 종류의 정치적 공격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라면서 “우리는 이미 인종차별의 역사를 지나고 있다. 이런 공격은 우리 당과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 조직은 코우 후보가 제기한 소송 요건인 우편물을 통한 명예 훼손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이 단체의 대변인인 에린 아이작은 주요 매체에 보낸 이메일에서 “코우의 소송에서 제기된 혐의는 표면적으로 터무니없을 뿐만 아니라 공화당선대위의 법적 대응에서 명백히 드러난 것처럼 명백히 허위다”라고 썼다. 공화당선대위의 변호사들은 이 우편물이 기부자를 중국인으로 식별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주 캠페인 재정 보고서에는 특정 우편 광고에 해당하는 지출이 명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위원회가 우편 광고에 얼마를 지출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이 그룹의 가장 큰 기부자는 듀크 에너지, 보험 회사 및 은행과 같은 대기업이다.

연방통신위원회 기록에 따르면 공화당의 상원 선거 캠프는 우편물 외에도 코우를 공격하는 TV 광고에 10만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30초짜리 광고는 코우가 “정부 지원 구제금융”으로 600만 달러를 받았으며 “수익을 늘리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했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코우는 이 광고가 미국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아 받은 대출금을 언급하고 있으며, 대출을 받은 사람(자신)이 상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객이 선호하는 언어를 구사하고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때때로 다른 나라에서 온 직원을 고용한다고 해명했다.

코우는 또한 우파 온라인 미디어인 플로리다의 목소리(Florida's Voice)의 CEO 브렌든 레슬리와 커먼센스 아메리카의 전무이사 스티브 크림을 상대로 이 웹사이트가 지난 6월 28일에 게재한 기사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 기사는 크림과 커먼 센스 아메리카가 디샌티스에게 보낸 서한을 인용해 코우를 “플로리다 주 상원의원에 출마하는 중국인”으로 지칭하며 “그가 공산주의 국가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지,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전국적 모금을 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