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법 엄격한 타 주들도 어려움 겪을 듯… 다른 분야에도 영향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주에서 6주 이후 낙태 시술 금지법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플로리다 내 대학 의대에서 산부인과를 전공한 학생들이 타주로 옮겨가는 등 진로에 영양을 미치고 있다.

워싱턴 DC에 본사를 둔 미국 의과대학 협회의 분석에 따르면 2023~24년 레지던트 지원 주기 동안 플로리다에서는 산부인과 지원자가 전년 대비 2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앨라배마,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미주리, 테네시도 비슷한 감소세를 기록했다.

문제는 새 낙태금지법이 산부인과 외에도 전체 의료 분야의 레지던트 지원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비영리 미국 의과대학 협회(A AMC) 연구원들의 분석에 따르면 2022년 미국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이후 두 차례의 레지던트 지원 주기에 낙태가 전면 금지된 주에서는 낙태가 합법적인 주에 비해 지원자 수가 전년 대비 더 크게 감소했다.

낙태를 전면 금지한 주에서는 2022-23년 전체 의료 분야의 레지던트 지원 주기에 3.3%, 지난해에는 4.2%의 감소를 기록한 반면, 낙태가 합법인 주에서는 각각 1.9%와 0.6%의 감소를 기록했다. 레지던트 지원 주기는 매년 9월부터 다음해 8월까지이다.

특히 플로리다는 레지던트 지원 1차 주기인 2022-23년 0.7%의 감소를 보이던 데서, 2023~24년 2차 주기에 9.7%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 분석은 지난 5월 플로리다의 6주 낙태 금지 조치가 시행되기 전에 실시되었다.

대부분의 의사는 레지던트 과정을 마친 주에 머물며, 낙태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주에서의 훈련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감소”가 “치료 접근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경고했다. 특히 시골 지역과 소수 인종 그룹과 같이 이미 의료 서비스 옵션이 제한된 지역 사회에서는 이 같은 감소현상이 더 크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광범위한 결과? 순전히 추정?... 주 의원들 조사 결과 논란

이 분석 결과는 엄격한 낙태제한법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주 상원 민주당 지도자인 로렌 북 의원은 플로리다 미디어에 공개한 성명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깊은 우려를 자아내며 낙태 금지의 광범위한 결과를 강조한다”라면서 “의료 전문가들이 제한적인 법률로 인해 특정 주에서 진료하지 않기로 결정하면 파급 효과가 발생하여 모든 주민의 양질의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고 삶의 질이 낮아진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11월에 플로리다에서 임신 24주 정도로 추정되는 생존 가능 시기까지 낙태 접근성을 보호하는 ‘수정안 4’에 찬성표를 던져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생겼다”라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의 캐슬린 파시도모 주 상원 의장은 이메일에서 “연구자들이 특정 레지던트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동기를 파악하는 설문조사를 하지 않았다”라고 분석의 한계를 지적하고 “연구자들의 결론은 사실이 아니라 순전히 추정에 근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이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법이 플로리다에서 의사 수를 줄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전적으로 무책임한 일”이라고 강조하고 “이것은 급진적인 낙태 찬성론자들이 수정 헌법 4조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해 추진하는 겁주기 전술이다"라고 반박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플로리다주가 의사 부족에 직면해 있다는 점이다.

탤러해시의 납세자 옹호 단체인 플로리다 택스워치(Florida TaxWatch)의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에는 가정의학과와 소아과 의사의 공급이 각각 수요의 62%와 75%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로리다 병원 협회가 의뢰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5년까지 플로리다 주에는 약 500개의 산부인과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로리다 남서부 및 중부 플랜드 페어런트후드(Planned Parenthood)의 임시 최고 경영자인 바바라 즈드라베키는 “배운 것을 실천하고 환자를 돌볼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에” 신규 의사들이 플로리다와 금지 조항이 있는 주를 피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말했다.

사우스플로리다대학( USF)에서 2027년 의대를 졸업하고 산부인과 전문의 레지던트 과정을 밟게 될 한 여학생은 16일 지역 미디어와 인터뷰에서 “뉴욕이나 캘리포니아 같은 주에서 수련할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일 것"이라며 “그곳에서 가장 좋은 형태의’ 수련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