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심의기관 경징계 권유 거부… 학생들 “맞서 싸우겠다” 항소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게인스빌 소재 플로리다 대학교(UF)가 최근 친 팔레스타인 학내 시위로 체포 된 대학생 7명에게 3~4년 정학 등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 결정은 대학 징계규정에 따라 학내 기관의 권고에 거부권을 갖고 있는 학생처장 크리스 서머린에 의해 내려졌다.

대학 경찰과 주 경찰은 지난 4월 29일 플로리다 대학 캠퍼스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던 9명의 학생들을 체포했었다.

플로리다 대학교 저널리즘 스쿨의 뉴스 서비스인 <프레시 테이 플로리다>(Fresh Take Florida)에 따르면 교수진으로 구성된 대학 심의기관은 최소 두 차례의 비공개 청문회를 열어 경찰이 촬영한 시위 영상을 시청하고 관련자들의 증언을 들은 뒤 이들에게 집행 유예 또는 정학 유예 등을 내릴 것을 권고했다.

청문회는 5월 2일 졸업 예정인 석사 과정 학생인 켈리 니콜 글리와(23)에게 집행 유예를, 세 파커 스탠리 호비스(26)에게 정학 유예를 권고했다. 하지만 대학 학생처(처장 크리스 서머린)는 글리와의 학위 수여를 보류하고 글리아와 호비스 모두에게 3년 정학 처분을 내렸다.

이밖에도 청문회는 테스 제이든 시걸(20)과 앨런 헥토르 프라세리(21)에게 1년 정학을 권고했지만, 대학 측은 시걸에게 3년의 정학 처분을, 특히 경찰에게 공격적 행동을 한 혐의를 받는 프라세리에게 4년의 정학 처분을 내렸다.

또한 대학은 로제나 야소다 비스람(20), 아우구스티노 마티아스 풀리암(20세), 찰리 프링글(21세) 등에게 3년 정학 처분을 내렸다.

7명의 학생들은 자신들의 징계를 뒤집기 위해 항소장을 제출했으며, 현재 계류 중이라고 밝혔다.

정학 처벌을 받은 학생들은 다시 입학을 지원해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보다 더 심한 처벌은 퇴학으로, 이 경우 이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

한편, UF에서 체포된 9명 모두 알라추아 카운티 주 검찰청이 제안한 기소 유예 협상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협상에 따라 피고는 일반적으로 12개월의 기간 동안 더 이상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기록에서 혐의가 사실상 삭제된다. 9명 중 누구도 이전에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3년 정학처분을 받은 호비스는 성명에서 "우리는 체포에 저항하지 않았으며 혐의에 맞서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라면서 "우리는 서로 연대하고 있으며, 주정부가 우리에 대한 기소를 취하할 것을 집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시걸은 성명에서 "나는 유대교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유대교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학 측은 주법에 따라 기자들이 체포 장면을 담은 다른 경찰 영상을 공개할 것으로 요청했으나 이를 거부하고 있다. 또한 법률 고문, 반 사세 UF 대학 총장, 경찰 부서 간의 통신 기록 공개도 대학 측은 거부했다.

UF의 중징계 결정은 다른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처벌이 학문적 자유와 시민의 시위 권리를 억압하는 것은 물론, 미국내 다른 학교에서도 선례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