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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하심(下心)
[호산나 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가수 김민기님은 뒷 것이었다. 뒷 것이란 말 그대로 뒤에 있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다른 사람을 먼저로 내세우고 자신은 언제나 뒤에 있는다는 의미이다.

생각해보니 나는 뒷 것이 되지 못했다. 내가 목사라는 사실이 내 의도와는 반대로 뒷 것이 되지 못하게 했다. 내가 아무리 뒷 것이 되려고 해도 교인들이 그것을 불편해했기 때문이다. 묘한 것은 나의 의도를 알고 내가 뒷 것이 될 수 있게 해주는 사람들에게 나도 모르게 불편한 심정이 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뒷 것이 되려고 하지만 실제로는 뒷 것이 되지 못했다.

죽기 전에 나는 뒷 것이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도대체 김민기님은 어떤 인생을 살았기에 경기중고를 나오고 서울대를 들어간 사람이 뒷 것이 될 수 있었을까. 그 사실이야말로 미스터리임에 틀림없다.

생각하면 할수록 뒷 것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와 닿는다. 나는 내 아이디를 ‘늘 종’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나서는 사람이었다. 새삼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늘 종이 되기 위해 앞으로 나섰다. 그래서 나는 내 의도와는 다르게 종이 되지 못했다. 그렇다. 종은 뒷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목사라는 나의 정체성과 자의식이 나를 앞으로 나서는 종이 되게 만들었다. 그것은 최선의 경우도 위선자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다.

나는 그리스도교 서적을 열 권 읽으면 한 권은 반드시 불교서적을 읽는다. 불교서적은 한문에 대한 조예가 깊어야 하지만 그래도 그것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 많다. 내게 가장 많은 것을 가르쳐준 분은 법정스님이다. 하지만 그밖에도 많은 스님들의 책이 내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었다. 관상의 경우는 틱낫한 스님이 그랬고, 그밖에도 수도 없이 많은 스님들의 책이 내 수행에 도움을 주었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수행이라는 말이 낯설 것이다. 수도라는 말 역시 낯설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나는 영성수련이라는 것을 통해 수행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모든 종교는 일정한 수행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알면 알수록 머리만 커지는 기현상만이 일어날 수 있고, 작금의 개신교 그리스도인들이 바로 그렇게 비정상적으로 머리만 커진 사람들이 되었다.

그렇다. 불교에도 뒷 것의 마음이 있다. 그것을 하심이라고 한다. 지위가 높을수록 몸을 낮추고, 공부가 높을수록 마음을 낮게 가져야 한다. 이것이 하심(下心)이다. 나는 이것을 혜거 스님으로부터 들었다.

“하심은 다른 사람을 진실로 존중하는 데 있고, 다른 사람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데 있습니다. 하심은 그 누구도 차별하지 않고, 자리에 앉고 설 때는 작고 낮은 자리를 찾고, 좋은 것은 남에게 돌리고, 고되고 천한 일은 자기 몫으로 돌리며, 남의 허물은 보지 않고 늘 자기 허물을 보고 반성하는 거기에 있습니다.”

이것을 읽으면서 나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떠올렸다. 그리스도인은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해야 하고, 누구도 차별해서는 안 된다. 또 상석에 앉아서는 안 되고 모든 일에서 뒷 것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방인 종이 되어 섬기지 않아도 되는, 아니 섬길 수 없는 사람들을 섬겨야 한다. 그런 후에도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자세로 자기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결국 내가 실패한 것은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살지 못한 것이다. 그것을 김민기님이 일깨워주고 혜거 스님이 일깨워준 것이다. 우리가 배우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머리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여기서 위험하다는 말을 하지 말라. 그리고 그것이 두렵다면 예수님을 버리라. 진리이시며 몸소 하나님 나라이신 예수님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신 분이 아니다. 감히 그런 예수님을 자신이 지켜야 한다는 섣부른 생각을 하지 말라. 우리가 그리스도를 지켜드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지켜주신다.

“부처님께서는 하심을 몸소 보여주시기 위해 친히 걸식을 했습니다. 마음을 아무리 낮춘다 해도 음식을 얻어먹는 것만큼 낮출 수는 없습니다. 부처님을 차례로 일곱 집을 탁발한 뒤, 음식의 많고 적음과 맛이 있고 없고를 따지지 않고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맛없으면 맛없는 대로 먹었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하심입니다.”

나는 목사가 되는 과정에 탁발이 없는 것이 늘 아쉬웠다. 사실 신학생들은 늘 얻어먹는다. 하지만 하심으로 얻어먹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기 때문에 얻어먹는다. 선택된 사람이라는 무의식의 자의식이 있기 때문에 주머니에 돈이 있어도 돈을 내려하지 않는다.

지금도 대형교회에 다니는 내 친구는 내가 돈을 내려하면 목사님이 어떻게 돈을 내시냐는 반문을 한다. 그런 말을 하지 말고 먼저 돈을 내라고 면박을 주어도 그 말을 또 하고 또 한다. 거의 대부분 내가 돈을 내기 때문이다. 나는 목사란 돈을 내지 않아야 한다는 오늘날 개신교 그리스도교의 전통을 허물기 위해 열심히 그 일을 한다.

탁발과 비슷한 것으로 거지 훈련이라는 것이 있다. 일정기간 돈 없이 지내야 하는 훈련으로 CCC 간사들도 하고 가톨릭 신학생들 역시 하고 있는 훈련이다. 대부분의 경우는 진짜 탁발을 하지 않고 교회에 들어가 먹을 것을 먹고 숙소를 해결한다. CCC 간사들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그 짧은 기간으로 하심을 수련하기는 불가능하다.

나는 가난을 지나면서 매우 자연스럽게 탁발을 배웠다. 내게는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받는 것이 내 삶에서 가장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가난은 어쩔 수 없이 내가 그렇게 하도록 상황을 만든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공짜로 받는 훈련을 받고 또 받았다. 사람들은 그게 도대체 뭐가 어려우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그 일은 자기 자신을 낮추지 않고는 할 수 없다. 음식을 얻어먹는 것이 가장 마음을 낮추는 것이라면 나는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을 곁에 불러 놓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아는 대로, 이방 사람들을 다스린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은, 백성들을 마구 내리누르고, 고관들은 백성들에게 세도를 부린다. 그러나 너희끼리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서 누구든지 위대하게 되고자 하는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너희 가운데서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 인자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으며, 많은 사람을 구원하기 위하여 치를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내주러 왔다."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섬김 역시 하심 없이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오늘날 그리스도교에서는 섬김을 상심()으로 만들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는 의미를 잘못 알아들었다. 동시에 똑같은 것을 먹고 마시는 하나님 나라의 대강령을 자선으로 환원하였고, 평등이라는 하나님의 정의를 공동선이라는 단어로 치환했다.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신 뒤에, 옷을 입으시고 식탁에 다시 앉으셔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알겠느냐? 너희가 나를 선생님 또는 주님이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옳은 말이다. 내가 사실로 그러하다. 주이며 선생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겨 주었으니, 너희도 서로 남의 발을 씻겨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과 같이, 너희도 이렇게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주님이 마지막 만찬에서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시려던 것이 바로 하심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가장 천한 ‘이방인 종’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 하심 중에서 가장 하심은 음식을 얻어먹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의 발을 씻어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마지막 시간에 제자들에게 일깨워주신 것이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배움이 아니라 수행이다. 수행을 통해 하심을 배우고 초기 그리스도인들처럼 그것이 반사적으로 드러나는 ‘아비투스’가 되어야 한다. 새삼 가난한 자가 복이 있다는 주님의 말씀이 생생한 진리와 교훈으로 다가온다.
 
 

올려짐: 2024년 6월 05일, 수 1:1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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