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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끝편)
민권운동 역사순례를 다녀와서


▲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생가. ⓒ 이보교

(뉴욕=미주뉴스앤조이) 이보교시민참여센터 = 셀마에서 짧지만 강렬한 둘째 날 오전의 일정을 마쳤다. 겉으로는 남루한 마을이 거룩한 베들레헴처럼 느껴지는 셀마였다. 그래서인지 셀마에서 점심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애찬처럼 다가왔다. 점심식사 후, 버밍엄으로 1시간 50여분을 달렸다. 우리가 지나쳐 온 몽고메리, 셀마 그리고 방문할 버밍엄은 흡사 민권운동의 트라이앵글 시티이다.

버밍엄 민권 연구소, Birmingham Civil Rights Institute

버밍엄 민권 연구소는 과거의 민권 운동을 연구하고 민권의 중요성을 각 세대에게 일깨우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 되었다. 이곳은 민권 전국유적지의 일부이자 저명한 스미소니언 연구소와 제휴를 맺고 있다. 버밍엄 민권 연구소는 민권운동의 역사적 현장들인 16번가 침례교회와 켈리 잉그램 공원에 둘러 쌓여 있다.


ⓒ 이보교

민권운동에 관한 역사적 자료를 배열하는 수준 높은 방식은 미 전역에서 첫 손에 꼽아도 결코 부족함이 없으리라. 민권운동의 모든 것을 총망라 한 듯 했으니 연구소이면서 박물관이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버밍엄 민권 연구소는 흡사 민권역사의 보물섬과 같았다. 입구로 들어가 출구로 나오면 깨어 있는 시민으로 다시 태어나는 기회를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었다.

단편적인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한 눈에 공시적이고 통시적인 민권운동의 역사를 볼 수 있도록 각 섹션마다 통합적인 마당을 펼쳐 놓았다. 연구소에 설치된 멀티미디어 시설과 과거 산 증인들의 클래식한 육성이 절묘하게 조화되어 모든 세대들에게 호소력 있게 설득할 수 있는 구성을 보여줬다. 이 연구소는 1992년에 오픈했다. 그 이후로 해마다 발전을 거듭하며 2022년 30주년 기념을 했고, 해마다 십 오 만명 이상의 방문자가 전 세계에서 다녀간다.

첫 번째 공간은 미니 영화관이 기다렸다. 관람한 영화는 1800년대부터 1920년대까지 버밍엄에 거주한 흑인들의 비참한 삶을 보여줬다. 계속 이어진 방은 흑인들의 열악한 대우와 사회적 지위를 백인들과 여러 각도에서 비교하는 자료들을 한 눈에 보여줬다. 또 어떤 방에서는 민권운동이 활화산으로 분출한 1950~1960년도의 역사적 순간들을 도표로 정연하게 정리해 주어 한 곳에서 종합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왔다.


ⓒ 이보교

민권운동을 이끈 주역들처럼 후손들에게 더 나은 역사를 물려주기 위해서는 버밍엄 민권 연구소를 방문해 시간을 더 여유롭게 가지고 학습하며 사색하는 기회를 추천한다.

16번가 침례교회 16th St Baptist Church, 켈리 잉그램 공원 Kelly Ingram Park

버밍엄 민권 연구소를 나오자마자 한 블록을 지나 위치한 16번가 침례교회를 찾았다. 입장 시간이 지나 내부를 보지는 못했지만 교회 바깥에서 60여년 전에 아픈 순간을 상기했다.


▲ 16번가 침례교회 ⓒ 이보교

1963년 9월 15일 주일, 백인 우월주의자(Ku Klux Klan)의 단원인 3명은 교회 지하실 밖에 19개의 다이너마이트 막대를 심는다. 오전 10시 22분에 폭발해서 4명의 소녀들인, 애디 매 콜린스, 캐롤 로버트슨, 신시아 웨슬리, 데니스 맥네어가 목숨을 잃었으며, 22명이 중상을 입었다. 희생된 4명의 소녀들 장례식에는 흑인과 백인을 포함해 8천명 이상의 조문객들이 참석했으며, 이 사건으로 16번가 침례교회는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성지로 여겨졌다. 특히 이때로부터 이 교회안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비롯해 명망있는 다수의 지도자들이 설교했으며, 학생들에게 비폭력 평화를 가르치는 행사가 연례적으로 진행되었다.

켈리 잉그램 공원은 16번가 침례교회 길 건너편에 위치한다. 이 공원의 과거는 요즘 한국의 광화문처럼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시위의 중심지였다. 1963년 흑인차별 철폐와 투표권 보장을 위해 비폭력 평화시위가 켈리 잉그램 공원에서 열렸는데,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이 공원에서 체포되었고, 그 유명한 ‘버밍엄 감옥에서 보내는 편지(A Letter from Birmingham Jail)’을 쓰게 된다.


ⓒ 이보교

공원에는 민권운동에 관련된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특히 16번가 침례교회의 폭탄테러에서 희생된 4명의 소녀들 조각상은 우리를 숙연하게 했다. 켈리 잉그램 공원은 1960년대 민권운동에 관련된 대규모 시위를 위한 중앙무대 역할을 했으며, 모든 차별에 맞서는 저항의 중심지가 되었다.

조지아 주에 비해서 1시간이 늦은 앨라배마 주는 1시간 밖에 안 되는 시차 만큼이나 과거의 치열한 민권운동의 숨결을 전해줬을 뿐 아니라, 현재 우리가 나아갈 길을 교집합으로 느끼게 해 주었다.

우리는 버밍엄에서 마지막 방문 도시인 아틀란타로 향했다. 버밍엄에서 3시간을 달렸다. 아틀란타중앙교회에서 준비해 준 저녁식사의 환대는 아쉬운 순례단의 허기를 채워졌다. 몽고메리와 셀마 그리고 버밍엄에서 가슴을 뜨겁게 데운 순례단은 아틀란타의 품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마지막 셋째 날의 태양은 그렇게 아틀란타에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스위트 어번 애브뉴, Sweet Auburn Avenue, 킹 센터 King Center

조지아(Georgia)라는 이름은 1732년 영국의 왕 조지 2세가 신대륙에 세운 식민지라는 연원을 갖는다. 그만큼 조지아 주와 아틀란타 도시는 식민지와 같은 흑인들을 향한 억압과 차별에 맞서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숭고한 투쟁의 역사로 채워져 있다.


▲ 스위트 어번 에브뉴에 위치한 남부기독교 리더십 컨퍼런스(SCLC). ⓒ 이보교

그 중에서 다운타운의 동쪽에 위치한 스위트 어번 에브뉴와 킹 센터를 중심으로 한 곳들은 흑인민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생가와 묘소를 비롯해 흑인민권 운동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했던 교회와 유적지들이 즐비하다. 국립사적지로 지정되어 이곳을 방문하는 발길도 전 세계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스위트 어번 에브뉴는 흑인 민권운동의 총사령부 역할을 감당했던 곳이다. 우리의 눈길을 멈추게 한 곳은 남부기독교 리더십컨퍼런스(Southern Christian Leadership Conference; SCLC)의 본부가 스위트 어번 에브뉴의 있었다. SCLC는 1957년에 로자 팍스 여사의 버스 보이콧을 계기로 아틀란타의 에벤에셀 침례교회에서 조직되었고, 킹 목사가 초대회장을 맡았다.

SCLC는 민권운동의 전략을 세우고 행동을 계획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워싱턴 행진, 셀마 투표권 캠페인, 몽고메리 행진, 알바니, 버밍엄, 세인트 어거스틴 같은 도시에서 다수의 행진들과 결정적인 활동들을 SCLC에서 계획하였다. 특히 교회의 목사와 신앙인들이 행동하는 신앙 양심으로 사회와 연대하여 하나님의 정의를 세워왔다는 의미에서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의 롤모델 역할을 하는 곳이 SCLC이다.


▲ 에벤에셀 침례교회. ⓒ 이보교

이어서 에벤에셀 침례교회를 찾았다. 이 교회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외할아버지와 킹 목사의 아버지가 이어서 담임목회를 하였다. 그로 인해 킹 목사가 탄생한 고향이면서 그의 마지막 길인 장례식을 치렀던 교회이기도 하다. 킹 목사는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보내며 많은 영향을 받았고, 이후 킹 목사 자신도 아버지와 공동 목회자로 활동을 한 교회이다.

킹 목사의 어머니도 이 교회에서 오르간을 연주하다가 총격으로 돌아가셨으며 그 오르간은 현재까지 보존되어 우리에게 아프지만 거룩한 역사를 보여주었다. 즉, 에벤에셀 침례교회는 흑인민권 운동의 한 영웅이 태어나서 자라고 또한 마지막으로 묻혀 있는 곳이다. 현재 이 교회의 담임목사는 조지아주 상원의원인 라파엘 워녹이 섬기고 있다.


▲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장례식 때 킹 목사의 관을 운구했던 수례. ⓒ 이보교

바로 근처에 있는 킹 목사의 생가를 찾았다. 할아버지가 1층에 살았었고, 2층에 킹 목사의 부모와 킹 목사의 형제들이 태어나 함께 자란 유서 깊은 곳이다. 생가 문 밖을 나와 정면으로 보인 주택가를 위한 안내원의 다음의 설명이 인상 깊었다. 길 건너편의 오른쪽에는 흑인 부자들이 왼편에는 가난한 노동자들이 살았었다고 한다. 킹 목사는 민권운동의 승리를 위해 부유한 흑인들로부터 재정적인 후원을 받고 동시에 가난한 흑인 노동자들을 돕고 후원하는 역할을 배웠다는 것이다. 집 주변에서부터 흑인들의 연대를 살아있는 교과서로 배웠으리라.


▲ 마틴 루터 킹 목사 내외의 무덤 앞에서. ⓒ 이보교

마지막으로 킹 센터에는 마틴 루터 킹 목사 내외의 독특한 무덤이 있었다. 물이 계단으로 점점 내려오는 중앙에 두 분의 무덤이 있었다. 이 물이 흐르는 곳에 그들이 묻혀 있는 것은 2가지 성서구절들에 뜻을 두고 있었다.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암 5:24) 또 하나는 에스겔 47장에서 예루살렘 성전의 문지방 틈에서 흐르는 물이 점점 발목, 무릎, 허리의 높이로 채우다가 종국에 바다를 살리는 말씀에 그들은 묻혀 있었다. 이것은 그의 무덤이 우리에게 선포하는 설교의 강단처럼 느껴지게 했다.


▲ 킹 센터 내부. ⓒ 이보교

그 밖에도 스위트 어번 지역에는 흑인민권 운동의 목소리가 되어줬던 2개의 라디오 방송국과 신문사가 있었으며, 이것은 동지들에게 용기를 주며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준 산 증인이었다. 또한 이 민권운동의 경제적 뒷받침을 해 주었던 강력한 흑인 경제권이 있었다. 스위트 어번 에브뉴와 킹 센터에 위치한 민권운동의 발자취는 민권과 평등의 가치를 실현한 승리의 장소이며, 후손들이 우리에게 앞으로 나아갈 길을 알려주는 나침반과 같다. 처음처럼 영원히!

민권운동 역사순례를 마치며

우리는 2박 3일의 짧은 일정 속에서 지난 백 년의 역사를 담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되었다. 아쉽지만 각자 달라진 눈빛과 가슴을 안고 공항으로 향했다. 순례라는 말을 아무데나 붙이기가 조심스럽지만, 이번 민권운동의 유적지들을 방문한 여정은 단연코 순례였다.

우리가 오늘 여기에 어떻게 서 있게 된 것을 모를 때 우리는 단절된 세대의 무인도처럼 고립무원(孤立無援)이 될 것이다. 평등과 자유의 길을 열고, 투표참여와 이민의 길을 열어 준 고마운 민권운동에 헌신했던 이들에게 우리가 다리를 놓지 않는다면, 그들의 정신과 삶에 연대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후손들이 기억하지 않는 외로운 이민자로 사라질 지 모른다.

민권운동 역사순례의 가장 큰 유익은 우리가 누리는 당연한 것들이 누군가의 생명과 바꾼 헌신으로 얻어진 것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런 고마움에 기반하여 코리언 아메리컨으로서의 정체성을 차세대들에게 유산으로 전달하는 사명도 다짐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우리가 방문한 민권운동 역사순례 지역들을 다음세대들에게 연속적인 순례로 개발하는 장기적인 계획도 결정하고 세우게 되었다. 이번에 참여한 뉴욕, 뉴저지, 시카고 이보교와 시민참여센터가 2023년 다음세대들을 이곳에 꼭 데려와 제2회 민권운동 역사순례를 개최하는 소중한 결정을 했다.

뿌리깊은 나무처럼 알찬 정체성으로 다진 제2의 제3의 킹 목사들이 한인 차세대들에게 나오는 벅찬 꿈을 꾸었다.

킹 센터 명예의 거리에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이름과 함께 도산 안창호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것처럼, 앞으로 우리 다음세대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빈 공간을 우리의 기도로 채웠다.


▲해단식 기도하는 순례단원들. ⓒ 이보교

백창우 시인의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이 다시 시작되고] 시로 대신해서, 벅찬 민권운동 역사순례의 2박 3일 여정을 맺는다.

이렇게 아무런 꿈도 없이 살아 갈 수는 없지
아문 가슴에, 어둡고 막막한 가슴에
푸른 하늘 열릴 날이 있을 거야
고운 아침 맞을 날이 있을 거야
길이 없다고,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대, 그 자리에 머물지 말렴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그 길 위로 희망의 별이 오를 테니
길을 가는 사람만이 볼 수 있지
길을 가는 사람만이 닿을 수 있지
걸어가렴, 어느 날 그대 마음에 난 길 위로
그대 꿈꾸던 세상의 음악 울릴 테니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이제부터 걸어갈 사이에
겨울나무처럼 그대는 고단하게 서 있지만
길은 끝나지 않았어, 끝이라고 생각될 때
그때가 바로, 다시 시작해야 할 때 인걸.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본보 제휴 <미주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4년 5월 27일, 월 2:5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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