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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플로리다 지역소식
 
플로리다 흑인 역사 박물관 자리 논란..."최대 관광도시 올랜도 무시"
태스크 포스 5-4로 세인트 어거스틴 추천... "입지조건 무시한 정치적 판단" 비판


▲ 플로리다주 태스크 포스가 21일 회의에서 세인트 어거스틴을 플로리다 흑인 역사 박물관 장소로 추천했다. 사진은 세인트 어거스틴의 가장 오래된 동네의 길 입구에 들어서고 있는 관광객들.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주 태스크 포스가 21일 회의에서 5-4로 세인트 어거스틴을 플로리다 흑인 역사 박물관 장소로 추천했다.

디즈니 월드, 유니버설, 시월드 등 대형 테마파크들을 지녀, 단일 도시로 전 세계 최대의 관광객이 모여드는 올랜도 북부에 위치한 이튼빌의 입지 조건과 재정 자립도를 무시한 것으로 평가되는 이번 추천은 정치적 편파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결정을 내린 태스크 포스에는 플로리다 북부(세인트 어거스틴)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공화당 소속 폴 레너 하원의장이 임명한 세 명의 위원과 잭슨빌 출신인 디샌티스 주지가가 임명한 두 명의 위원이 포함되었고, 이들 모두가 세인트 어거스틴에 투표했다.

태스크 포스가 6월에 열리는 최종 회의에서 이 문제를 재고하지 않는 한, 이번 추천안은 4명의 주의회 의원들(각 당에서 2명씩)과 디샌티스 주지사에게 넘겨진다. 어떤 결론이 내려질 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정치적 입지가 강력한 세인트 어거스틴으로 낙착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세인트 어거스틴은 포트 모스의 초기 흑인 자유 정착촌과 1960년대 민권 운동의 주요 사건 등 여러 중요한 역사적 사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을 박물관 건립의 근거로 내세웠다.

반면, 이튼빌은 미국 최초의 흑인 통합 지자체로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과 테마파크 기반을 이루는 관광 경제가 중앙플로리다에 위치한다는 점을 강력하게 내세웠다. 이튼빌 지지자들은 박물관 운영 자립 여건에서 이튼빌이 훨씬 유리하다고 주장해 왔다.

세인트 어거스틴을 지지한 비키 페퍼 위원은 "각 지역마다 장단점이 있다. 이튼빌을 품고 있는 오렌지 카운티에 방문객이 더 많이 올 수 있지만, 플로리다 북동부에도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고, 이 박물관은 여러 중요한 역사 유적지 중 보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튼빌 시장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단지 추천일뿐"

하지만 앤지 가드너 이튼빌 시장은 성명서를 통해 "아직 끝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건 단지 추천일 뿐이고, 어떤 사람들은 방금 일어난 일에 회의적일 수도 있다. 박물관이 유서 깊은 흑인 마을에 들어서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최초의 흑인 올랜도 경찰서장 출신인 제리 데밍스 오렌지 카운티 시장도 "위원회의 결정에 실망했다. 우리가 제출한 신청서와 플로리다 흑인 역사 박물관을 이튼빌에 유치하기 위해 힘을 합친 방식이 자랑스럽다"라면서 "오렌지 카운티에 박물관을 유치하는 데 여전히 큰 관심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태스크포스 멤버이자 잭슨빌 비치 공화당 소속인 키얀 마이클 주 하원의원은 세인트 어거스틴/세인트 존스 카운티에 110점 만점을 줬지만 이튼빌에는 78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 특히 그녀는 '위치의 적절성' 평가에서 이튼빌에 20점 만점에 5점을 주어 편파 논란이 예상된다.

올랜도 민주당원이자 태스크포스 위원장인 제랄딘 톰슨 주 상원의원은 당론에 따른 패널의 투표가 최종 결정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인트 어거스틴의 박물관이 들어설 것으로 예정된 플로리다 메모리얼 대학 부지를 임대하기 위해서는 수백만 달러의 주정부 예산을 필요로 한다. 반면, 이튼빌은 현재 오렌지 카운티 교육구 소유인 헝거포드 학교 부지 10에이커를 적은 비용으로 임대-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헝거포드 부지의 지역 사회 중심 개발을 추진해 온 활동가 존 비챔은 "주정부가 운영하는 박물관이 흑인 역사를 정확하게 대표하지 못할까 봐 걱정된다"라면서 "특히 워크(woke)이념에 따라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거부하는 론 디샌티스 주지사의 캠페인에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그(주지사)로부터 선물을 받기를 원하겠나?"라면서 "만약 이튼빌이 박물관을 통제하고 박물관에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면 다른 이야기가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박물관 운영을 위한 자립도에서 이튼빌이 훨씬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재정과 입지 조건은 이튼빌이 적격

이튼빌과 세인트 어거스틴은 각자의 강점과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비교하기 힘들지만, 일단 재정 자립도와 입지 조건으로는 이튼빌이 강점을 갖고 있다.

올랜도 다운타운에서 멀지 않은 이튼빌은 1887년 해방된 흑인들이 설립한 가장 오래된 흑인 자치 도시이다. 이튼빌은 할렘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흑인 작가 조라 닐 허스턴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허스튼은 소설 <그들의 눈을 신을 바라보고 있었다>(Their Eyes Were Watching God)로 잘 알려 있으며, 매년 그녀를 기리는 ‘조라 페스티벌’이 이튼빌에서 열린다.

반면, 세인트 어거스틴에는 더 많은 투쟁의 역사가 있다. 1866년에 설립된 링컨빌 역사 구역에는 흑인 역사 박물관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1964년 민권법이 통과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세인트 어거스틴의 흑인 문화 센터에는 마틴 루터 킹의 지문 카드를 비롯한 민권 운동 유물들이 전시되고 있다.

이튼빌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7400만 명의 관광객을 맞이하고 3억 5900만 달러의 관광 수익으로 신기록을 세운 오렌지 카운티에 위치한 이튼빌은 102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세인트 어거스틴에 비해 확실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

이튼빌은 올랜도국제공항에서 20마일, 오렌지 카운티 컨벤션 센터에서 19마일 떨어져 있고, 4번 주간 고속도로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반면, 세인트 어거스틴은 I-95 주간도로에서 10분 남짓 걸리는 위치에 있다. 가장 가까운 잭슨빌 국제공항까지 한 시간이 걸린다.
 
 

올려짐: 2024년 5월 22일, 수 5:2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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