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이민 이슈로 유권자 분노 촉발 위한 과장 선전물 퍼트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대선 후보 간 TV 토론회 일정이 나오는 등 대선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외부의 선거 개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DNI)을 비롯한 미 정보당국자들이 외국 정부를 포함한 외부 세력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미국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은 15일 상원 정보위원회의 선거 보안 청문회에 참석해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 이란 등이 올해 미국 대선에 혼란을 일으키기 위해 허위 정보 캠페인을 시작하려고 시도하고 있으며, 특히 “특히 러시아는 우리 선거에서 가장 활성화된 외국 위협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헤인스 국장은 “이러한 영향력 작전과 관련 러시아 정부의 목표는 미국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를 약화하고, 미국의 사회정치적 분열을 가중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을 저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진위를 구별할 수 없는 이미지나 영상 제작이 쉬워지면서 선거와 관련해 가짜 콘텐츠를 퍼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허위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에는 국가가 운영하는 매체를 비롯 허위 콘텐츠를 빠르게 퍼트릴 수 있는 가짜 계정과 온라인에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인플루언서 등이 포함된다.

실제로 정보 당국에 포착된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몇 달 동안 러시아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이민 문제를 목표로 삼아 유권자들의 분노를 촉발하려는 의도로 이를 과장하는 게시물을 퍼뜨린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의 경우에도 정보 유출의 우려가 의회 내에서 계속되고 있다. 최근 의회가 중국에 모기업이 있는 손전화 앱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을 강제 매각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이같은 우려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AI 기술을 악용하는 사례가 보편화되는 점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러시아나 중국, 이란 외에 다른 국가나 심지어 국내 단체에서도 허위 정보 유통을 시도 할 수 있게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마크 워너 의원은 "기밀 해제된 정보 평가를 통해 쿠바와 베네수엘라, 이슬람 무장세력, 그리고 다양한 해외 활동가와 사이버 범죄자들이 미국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으로 확인됐다"라면서 “선거 개입을 포함해 해외 악의적 영향력의 진입 장벽이 거의 사라졌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해외 공격 세력이 주나 지방 선거 시스템을 해킹할 수 있다는 위험도 지적됐다. 투표 결과를 바꾸거나, 투표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인식을 조성하기 위해 부정 선거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인프라보안국(CISA) 젠 이스털리 국장은 선거를 훼손할 수 있는 AI의 능력을 경고하면서도 “선거 인프라가 이보다 더 안전한 적은 없었다”라고 강조하고 올해 선거가 역대 가장 안전한 선거가 되도록 하기 위해 주와 지방 선거 관리자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