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연료인 천연가스 가격 급등이 주 요인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플로리다주 전기요금이 지난 2, 3년간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탬파베이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플로리다의 전기요금은 전국에서 4 번째로 높았다. 10년 전의 13위에 비하면 월등히 차이가 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한 달에 평균 약 168달러를 지불했다.

전력회사들은 여러 요인을 따져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지만, 이중에서 특히 전력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연료 가격의 변동은 전기세의 높낮이에 매우 중요하다.

20년 전 플로리다에서는 천연가스가 석탄을 제치고 발전연료 1위가 되었고, 이후로 천연가스 사용이 급격히 증가했다. 현재 플로리다주 발전량의 74%는 천연가스로 생산되는데, 이는 전국 평균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비율이다. 플로리다주는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량이 다른 많은 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플로리다주립대학(FSU) 경제 예측 및 분석 센터(이하 분석 센터)는 주정부의 천연가스 의존도는 전력 생산비 변동에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두 배 이상 뛰었다. 줄리 해링턴 분석 센터 소장은 "불과 2년간 가격이 이 정도로 오르는 것은 믿기 힘든 일이다"라며 "마치 종말과 같다"라고 신문에 전했다

분석 센터는 미국이 주요 글로벌 공급국인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 수입을 금지한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포함한 복잡한 요인들이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또 2022년 여름 비정상적으로 높은 기온과 팬데믹 후 세계 경제 활동 증가도 에너지 수요를 증가시켰다고 지적했다.

2023년까지의 연방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탬파 지역의 평균 전기요금은 51% 상승했다. 이중 탬파 지역의 주요 전력회사인 '듀크 에너지 플로리다'의 평균 요금은 28% 상승했다. '탬파 일렉트릭'은 팬데믹 시기인 2020년에 약 4%의 가격을 인하했으나 다음 해에 약 11% 올렸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연간 변동률의 두 배가 되는 수치이다.

주요 전력회사들, 주정부에 기본요금 인상 요청

전기요금은 앞으로 더 상승할 수도 있다. 듀크 에너지와 탬파 일렉트릭은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따른 이익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고객에게 부여하는 기본요금을 내년부터 인상해 달라고 주 규제 당국에 요청했다. 인상안은 플로리다 공공서비스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위원회는 6월 지역에서 청문회를 열고 전력회사 고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탬파 일렉트릭은 플로리다에서 가장 큰 투자자 소유의 전력회사중 하나이며, 83만 명 이상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듀크 에너지는 플로리다 중부 및 북부 지역에서 약 180만 명의 고객에게 전력을 제공한다.

탬파 일렉트릭은 기본요금 인상 요청안이 승인될 경우 주거용 가구의 경우 평균 기본요금은 2024년 월 88달러에서 2025년에는 107달러로 오른다고 분석했다. 또 2026년에 약 7달러, 2027년에는 5달러 정도 더 인상된다.

그러나 탬파 일렉트릭은 천연가스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기본요금 인상분이 부분적으로 상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듀크 에너지 역시 재해 복구요금과 같은 다른 비용들이 전기세 고지서에서 만료되면 기본요금 인상분은 상쇄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 '어스저스티스(Earthjustice)'의 변호사 브래들리 마샬은 "전력회사들의 추측은 플로리다주에 폭풍이 닥치지 않고 연료비가 영원히 최저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어느 정도는 들어 맞을 것"이라며 비판했다. 마샬은 두 회사의 기본요금 인상 요청안을 반대하는 다수의 그룹을 대표하고 있다.

두 전력회사가 기본요금을 인상하려는 이유 중 하나는 주주들에게 더 높은 수익률(자기자본수익률)을 지급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이다. 두 회사는 전국 평균을 초과하는 11% 이상의 수익률 승인을 주 규제당국에 요청했다. 리서치 회사인 S&P 글로벌 연구 기준으로, 미 전국 전력회사들은 작년에 평균 9.6%의 자기자본수익률을 내도록 승인되었다.

듀크 에너지는 "정당하고 합리적인 비용"이라고 꼬집고, 금리가 올라 운영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탬파 일렉트릭은 인플레이션, 인건비 상승, 금리 상승을 지적하며, 회사가 재정적으로 건전할 때 더 나은 이자율로 대출받을 수 있으며, 이는 고객에게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펼쳤다.

한편 청정에너지 옹호론자들은 정부가 재생 가능한 에너지 생산에 더 박차를 가한다면, 연료 가격 변동에 그다지 취약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현재 해외에서 진행 중인 여러 전쟁을 감안할 때, 앞으로 화석연료 가격에도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