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발생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5월은 미국에서 '뇌졸중 자각의 달(American Stroke Month)'이다.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에 손상이 생기고, 이로써 발생하는 편측마비, 언어장애 및 의식장애 등의 신경학적 이상을 말한다. 흔히 중풍으로 알려져 있지만, 중풍은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 의학용어인 뇌졸중이 정확한 병명이다. 관상동맥성 심장질환은 심장에서 발병되지만, 뇌졸중은 비슷한 상황이 뇌에서 발생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뇌졸중은 크게 뇌의 혈관이 막혀 발생되는 허혈성 뇌졸중(뇌경색)과 뇌혈관 파열로 인한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허혈성 뇌졸중은 전체 뇌졸중의 약 87%를 차지하며,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서 뇌조직이 혈액 공급을 받지 못하여 뇌세포가 죽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출혈성 뇌졸중은 뇌로 가는 혈관이 터지면서 출혈이 발생하여 이로 인해 뇌에 손상이 가는 것이다. 뇌출혈이 발생하면 출혈 주위의 뇌 조직이 파괴되고, 출혈로 인하여 형성되는 혈종(피의 덩어리)에 의해 기존에 존재하던 뇌가 한 쪽으로 밀리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뇌의 압력이 상승하여 이차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두통 전문 의사조차 '속인' 뇌졸중

8일 <마이애미선센티널>은 출혈성 뇌졸중 증상을 스트레스 증상으로 오인해 하마터면 큰 일 을 당할 뻔한 의사 사례를 들며 독자들에게 경각심을 주었다.

메모리얼 리져널 병원 신경과의 두통 전문의사이자 40대 여성인 마이케 블라야 박사는 갑작스레 찾아오는 두통에 시달릴 때가 있었으나 처음에는 과중한 업무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원인인 것으로 여겼다. 두통이 시작된 지 일주일 후 블라야 박사는 팔 다리에 힘이 빠져 장농앞에서 주저앉았고, 말을 제대로 하기가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급기야는 의식을 잃게 됐다. 블라야는 병원 응급실에 실려갔고, 뇌 촬영 결과 뇌의 출혈이 일주일간 진전되어 상당히 넓은 뇌의 부분에서 뇌세포가 압력을 받아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동료 의사들의 재빠른 응급조치가 있은 후 블라야 박사는 몇주간에 걸쳐 4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몇달간의 재활 기간을 거친 블라야 박사는 때때로 찾아오는 극심한 피로감을 안은 채 직장에 다시 복귀할 수 있었다. 그녀의 뇌의 혈액 순환이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는 2년반이 걸렸다.

한편 두 종류의 뇌졸중 외에 일명 '미니 뇌졸중'인 일과성 허혈발작(mini-stroke)이란 것이 있다. 일과성 허혈발작은 처음에는 뇌졸중과 똑같은 증상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증상이 저절로 소실되고, 뚜렷한 장애를 남기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일과성 허혈발작은 뇌졸중의 위험이 높다는 경고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뇌졸중은 '졸중(卒中)'이란 단어 그대로 예고없이 갑자기 증상이 발작적으로 나타난다. 발병 과정이 워낙 급박해 자칫 사망하거나, 사망하지 않더라도 심각한 후유장애를 동반하기 쉽다. 뇌졸중은 시간을 다투는 병이기 때문에 뇌졸중이 의심되는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을 때 가능한 빨리 911에 전화하고 환자를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뇌졸중 증상 발생 후 3-6시간 이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느냐 아니면 받지 못하느냐에 따라 환자의 예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뇌졸중 조기증상

뇌혈관은 각자 담당하는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혈관이 문제를 일으켰는지, 손상된 뇌의 위치와 범위가 어떠한지에 따라 매우 다양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뇌졸중의 발생을 의심해보아야 할 대표적인 조기증상은 갑작스런 편측마비, 언어장애, 시각장애, 어지럼증, 그리고 심한두통 등이 있다.

1. 갑작스런 편측(한쪽)마비가 발생한다. 한쪽 팔, 다리에 마비가 오고 힘이 빠진다. 한쪽 팔, 다리가 저리고 감각이 없어진다.

2. 갑작스런 언어장애가 발생한다. 말이 어눌해지거나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3. 갑작스런 시각장애가 발생한다. 한쪽 눈이 보이지 않거나 하나의 물건이 두 개로 보인다. 시야의 오른쪽 반 혹은 왼쪽 반이 보이지 않는다.

4. 심한 어지럼증이 온다.

5. 심한 두통이 온다. 번개나 망치로 맞은 듯한 아주 심한 두통이 온다.

'액트 페스트(Act F.A.S.T.)'

미 질병예방통제국(CDC)는 위의 조기 증상을 기억하기 쉽게 만든 '액트 페스트(Act F.A.S.T.)'를 소개했다. '빨리 조치를 취하라'는 뜻으로, 빠른(FAST)이란 단어의 알파벳 순서로 조합한 것이다.

F-Face(얼굴): 상대방에게 웃어보라고 한다. 얼굴 한쪽이 아래로 쳐지는 지 살핀다.

A-Arms(팔): 상대방에게 팔을 들어보라고 한다. 팔 한쪽이 힘없이 아래로 쳐지는 지 살핀다.

S-Speech(언어): 상대방에게 단순한 문장을 따라 해보라고 한다. 말이 어눌하고 이상한 지 살핀다.

T-Time(시간): 위의 증상을 볼 수 있다면 911에 급히 전화한다. (미국질병예방통제국, 한국질병관리청 정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