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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1)
이보교 시민참여센터 민권운동 역사 순례기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이하, 이보교)와 시민참여센터 공동 주관으로 2월 6일(월)부터 8일(수)까지 민권운동의 역사현장들인 앨라배마 주의 몽고메리, 셀마, 버밍엄 그리고 조지아 주의 아틀랜타를 순례했다. 이 현장들이 갖는 의미는 하나님의 자녀들은 모두 존엄하며, 평등하다는 꿈을 마침내 민권법(1964)으로 이끌어낸 숨결이 흐르는 장소라는데 있다. 우리는 그 숭고한 현장을 다녀왔다.

공교롭게 2월은 흑인 역사를 기념하는 Black History Month이어서 의미가 갑절이 되었다. 민권운동 역사순례(Civil Rights Historic Pilgrimage)를 기획한 이보교는 서류미비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라는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꿈으로 2017년 시작되었다. 뉴욕, 뉴저지, 시카고 중심으로 활동하며, 미 전역에 150여 가입교회들이 활동하고 있다.

제1회 민권운동 역사순례는 뉴욕, 뉴저지, 시카고, 필라델피아, 애틀랜타에서 활동하는 성직자들(목사와 신부), 변호사들, 시민활동가, 사회복지사를 포함한 21명의 신앙인이 모여 진행했다. 순례단은 3달 전부터 함께 기획하고, 참여자들 모두가 발제하는 줌 워크샾을 사전에 가졌다.

연재할 3일의 순례기는 발제했던 참여자들의 공동작품의 방문기가 될 것이다.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천과 실들이 서로 어우러져 조각보 작품(Quilt)를 만들어내듯 다양한 직업, 지역, 성별, 연령, 교단의 참가자들이 하나님의 공의 앞에서 함께 정리한 순례기이자 묵상집과 같다.

순례자들의 공동작품으로 연재되는 것은 민권운동 순례지에 담긴 ‘연대’의 의미를 되살려 줄 것이다. 물론 역사 현장을 실제 걸으며 느낀 감동을 지면에 모두 전하지 못할 것은 당연하겠지만, 60여 년 전, 한 사람으로 아파했고, 기도하며, 투쟁했던 현장을 함께 걷기를 희망한다. - 순례자들 -


(뉴욕=미주 뉴스앤조이) 이보교 시민참여센터 = 2월 6일 오전은 뉴욕, 뉴저지, 시카고, 필라델피아 공항이 부산했다. 각자 모든 일상을 내려 놓고 평생 가보지 않을 수도 있는 성지로 가는 설렘은 순례단의 얼굴에 가득했다. 새벽부터 각 지역에서 출발한 순례단은 정오 즈음에 아틀란타 공항에서 반가운 조우를 했다.

아틀란타에서 영향력 있는 영적 지도력을 끼치는 한병철 목사(아틀란타중앙교회)는 각 지역에서 집결한 일행을 반갑게 맞이했고, 3일 일정 내내 수수한 친절로 운전대를 놓지 않았다.

첫 번째 목표지는 앨라바마 주의 몽고메리에 있는 '프리덤 라이드 뮤지엄'이다.

프리덤 라이드 박물관, Freedom Rides Museum

박물관장인 도로시는 생생한 증언을 들려주었다. 일찍이 1946년 대법원은 주간(interstate) 버스에서 인종차별을 철폐할 것을 명하였다. 이어서 1954년 대법원의 브라운대 판결에서 90년 동안 지속된 짐 크로우 법을 폐지한다. 하지만 실제 남부의 주들은 공립학교는 흑백이 분리되었고, 흑인전용 식수대가 있었으며, 버스 뒤자리에 흑인전용 좌석이 있었다.


프리덤 라이드 뮤지엄에서 자유여행가들이 탄 버스가 백인들의 일으킨 화재로 전수되고 폭파된 모습들

프리덤 라이드 박물관은 인종차별의 현장이었던 그레이 하운드 버스 터미널을 보존하여 박물관으로 개조했다. 그곳에는 과거 백인전용 출입문과 시설이 있었다. 당시 흑인들은 비가 와도 건물 외부에서 기다려야만 했다. 운행시간의 변경 같은 정보는 흑인에게 제공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보인톤 대 버지니아(Boynton v. Virginia, 1960년) 버스터미널, 화장실 등에서 차별을 철폐하는 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연방정부는 그 어떤 지방 정부에 요청하지 않았으며, 판결대로 실행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프리덤 라이드(Freedom Rides)는 조직되었다.

프리덤 라이드의 목적은 흑인과 백인이 같은 버스를 타고 남부 지방을 여행하며 차별의 벽을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1961년 5월 4일에 프리덤 라이더들이 탑승한 2대의 버스는 워싱턴 DC에서 뉴 올리언즈로 가는 도중에 라이더들은 폭행 당했고, 앨라배마에서 버스가 불탔다.

맞는 공격에도 굴하지 않고 프리덤 라이더들은 네쉬빌에서 버밍엄까지 또 다른 자유 여행을 진행했다. 그들은 버밍엄에서 체포되어 테네시 주까지 호송되었지만 다시 버밍엄으로 돌아와 자유여행을 지속한다. 계속 백인에게 습격을 당하지만 자유여행은 중단되지 않았다.

마침내, 1961년 11월 1일에 대법원은 버스, 식당, 기타 시설에서 인종차별이 철폐되는 실행령을 내렸다. 후에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이 프리덤 라이드 운동을 다음과 같이 평했다.

“프리덤 라이더들의 자유여행은 그 동안의 우리 모든 고통을 바꾸는 심리적 전환점이 되어줬다”

자유여행단은 생명까지 위협하는데도 함께 연대하며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인종차별의 장벽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이 자유여행에는 흑인 뿐 아니라 양심 있는 백인들도 동참했다. 자유여행단은 폭력을 당하면서 끝까지 비폭력 투쟁을 유지했고 마침내 승리했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값 비싼 피 흘림을 통해 얻어졌다. 자유여행단의 용감한 도전으로 법적 제도가 이루어졌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더 큰 차별로 고통받고 있는 이웃들이 있으며,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민낯을 들추는 오늘 자유여행은 누가 할 것인지 묻는 것 같았다.

자유여행단의 용감한 도전보다 6년이나 앞선 1955년, 흑인 여성 한 사람으로 거대한 인종차별에 당당히 맞선 로자 팍스 여사를 기리는 박물관으로 향했다.

로자 팍스 뮤지엄, Rosa Parks Library & Musuem


로자 팍스 뮤지엄

로자 팍스 뮤지엄에 들어섰을 때 안내 데스크 앞에는 이 지역의 초등학생들로부터 온 수많은 생일 카드가 전시되어 있었다. 바로 이틀전인 2월 4일이 로자 팍스 여사의 110회 생일을 축하하는 카드였다. 박물관 가이드는 로자 팍스 여사를 '민권운동의 어머니'로 소개했다.

이어서 가이드는 여사에 대해 말했다. “그녀는 평범한 사람들이 비상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용기있는 행동을 보여주었다. 흑인들의 평등과 민권을 향한 위대한 혁명의 시작은 로자 팍스 라는 한 작고 평범한 여성으로부터 나왔다."


로자팍스가 버스 보이콧을 한 당시의 그림

뮤지엄 내부의 첫번째 전시실에서는 당시 그녀와 함께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운동에 참여한 다른 평범한 사람들의 증언을 영상으로 보여주었다. 두번째 전시실에서는 당시와 같은 모양의 버스를 설치하고 그 안에서 당시의 상황을 재현하는 영상을 보여주었다.

1955년 12월 1일 당시 재봉사로 일하던 42세의 팍스 여사가 백인 전용 자리에 앉아 운전사의 뒤로 가라는 명령을 거부했다. 운전사의 신고로 온 경찰은 그녀를 체포했다. 이에 분노한 지역 흑인들이 마틴 루터 킹 목사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버스 승차거부 운동을 시작했다.

그후 381일만에 몽고메리 시는 버스좌석 분리제를 폐지했다. 한 평범한 여성으로부터 시작한 차별철폐 운동은 다른 지역과 다른 차별철폐 운동으로 확산되어 마침내 1964년 민권법의 통과로 결실을 맺었다.

첫째 날 마지막 방문지인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첫 번째 사역한 교회이자, 그의 유일한 담임목회 사역지인 덱스터 교회와 당시 킹 목사 가정의 사택으로 향했다.

덱스터 교회 & 사택, Dexter Avenue King Memorial Baptist Church


몽고메리 시의 덱스터 교회 전경

먼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첫 번째 담임목사 사역지인 덱스터 교회의 사택으로 향했다. 사택에서 반겨준 분들은 그 교회를 어려서부터 다니셨던 할머니들이었다. 그 분들의 아버지들은 마틴 루터 킹 목사와 함께 교회를 이끌었던 분들이었고, 자신들이 어렸을 때 경험했던 킹 목사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분들이었다.

그 집을 방문한 우리는 갑자기 시간을 거슬러 킹 목사가 덱스터 교회에 첫 풀타임 사역지로 부임한 1954년으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1956년 1월 31일, 역사적인 버스 보이콧에 앙심을 품은 이가 킹 목사 가족을 겨냥해 던졌던 폭발물이 터져 피해를 입힌 흔적을 볼 수 있었다. 단층 구조의 사택은 서재, 화장실, 침실 두개, 부엌, 그리고 거실로 이루어진 소박한 거처였다. 그렇지만, 이곳이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의 무대가 된 곳이었다.

특별한 인상을 준 곳은 부엌이었다. 버스 보이코트가 진행되는 중 많은 반대와 비난, 어려움을 겪으며 자신이 정말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지 자신이 없었던 킹 목사는 늦은 밤 부엌에 있는 식탁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정의를 위해 일어서고 진리를 위해 일어서라. 그러면 하나님께서 영원히 네 편에 계실 것이다” 사흘 후에 폭탄 테러가 있었고, 킹 목사는 며칠 전의 기도한 경험 덕분에 일촉즉발의 위험한 사건 속에서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사택을 떠나서 덱스터 교회로 향했다. 덱스터 교회는 알라바마 주 정부 건물에서 한 블럭 떨어진 곳에 있었다.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을 결정한 곳, 그리고 380일 동안 모든 일의 중심이 된 곳이었다.

그곳에서 흑인들은 함께 기도했고, 찬송을 불렀고, 킹 목사, 애버네티 목사 등 위대한 지도자들의 설교를 들었다. 그곳에 모여 서로를 격려했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했다. 흑인들의 권리만을 위해서 기도한 것이 아니라, 그들을 차별하고 탄압하는 백인들을 위해서도 기도했다. 그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기도하며 투쟁한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쇠락한 교회 건물이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예배실 아래층에 그려진 벽화는 과거에 일어났던 중요한 사건들을 잘 기록했지만, 지금의 덱스터 교회는 과거의 기억만 담고있는 기록실이었다. 교인 숫자도 줄고, 현재 담임 목사가 공석이어서 청빙 광고가 웹사이트에 떠있는 현실이었다. 어쩌면 현재와 미래를 향한 부담은 위대한 역사를 이루어낸 교회를 방문한 우리들의 몫이 아닐까?

첫째 날 순례일정을 마무리하고, 숙소를 향했다. 각자의 배움을 통한 나눔은 늦은 밤까지 피곤을 무색하게 했다. 두 번째 날 아침이 밝았다. 우리는 몽고메리에서 차를 타고 이번 순례일정의 클라이맥스와 같은 셀마로 2시간을 달렸다. (본보 제휴 <미주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4년 5월 13일, 월 3:2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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