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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경제
 
대통령 고발장 쓴 변호사 "윤석열·이종섭은 공범"
[인터뷰] 군검찰 출신 백민 "이 전 장관 출국금지 몰랐다? 제2의 정순신 사태"


▲ 이종섭 주호주 대사(전 국방부장관)가 사단장 근무 당시 군검사였던 백민 변호사.
ⓒ 권우성

(서울=오마이뉴스) 김화빈 기자 = "사단장 이종섭은 그런 분이 아니었다."

해병대 고 채 상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대통령 고발장'을 쓴 백민 변호사는 자신이 육군 제2보병사단에서 군검사로 일했을 당시 사단장이었던 이종섭 주호주 대사(전 국방부 장관)를 떠올리며 "군검사의 판단을 신뢰하고 존중했던 책임자"라고 말했다. "군검사가 결론을 내고 상급자를 통해 결재를 올리면 한번도 반려한 적이 없었다"라고도 덧붙였다.

백 변호사의 증언 속 '사단장 이종섭'은 현재 '주호주 대사 이종섭'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이 대사는 국방부 장관 시절인 지난해 7월 채 상병 사망사건의 수사 보고서를 결재했다가 갑자기 이를 회수해 이후 수사외압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됐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지난해 10월 이 대사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 등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는데(직권남용), 이 고발장을 백 변호사가 작성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이 사건은 윤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이자 출국금지 대상인 이 대사를 주호주 대사로 임명하며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윤 대통령이 수사외압 혐의 공범인 이 대사를 해외로 도피시킨다'는 비판에도 법무부는 신속히 출국금지를 해제했고 지난 10일 이 대사는 결국 호주로 출국했다.

이 대사의 출국 전인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만난 백 변호사는 "이 대사와 윤 대통령은 공범 관계"라며 "(출국금지를 해제한 법무부는) 이 전 장관의 출국을 공적 업무라고 형식상 주장하지만 본질은 (윤 대통령이) 공범을 해외로 도피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사는 수사외압의 윗선이자 중대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다. (그를 주호주 대사로 임명한)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지만 이는 합법을 가장한 법치 파괴"라며 "이종섭 빼돌리기에 국방부·외교부·법무부가 동원됐음에도 아무 문제 없는 것처럼 얘기한다면 이는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래 백 변호사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출국금지 몰랐다? 무능 자인하는 것"

▲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대화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3년 9월 15일 인천항 수로 및 팔미도 근해 노적봉함에서 열린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식에서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 윤 대통령과 이 대사는 공범 관계인가.

"이 대사는 자신이 결재한 수사보고서를 손바닥 뒤집 듯 하루 만에 번복했고, 적법하게 경북경찰청에 이첩된 사건기록을 국방부 검찰단을 통해 회수했다. (또한 수사보고서에) 일부 혐의자와 혐의 내용을 빼라고 지시해 사건을 축소하려 했다. 이 대사는 직권을 남용해 정당한 수사와 이첩을 막은 핵심 피의자다.

이러한 장관의 윗선에 있는 사람은 대통령뿐이다. 이 대사를 제대로 수사해야 대통령과 대통령실 관계자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공수처 수사망이 이 대사로 좁혀오면 다음은 대통령 차례다. 대통령이 공범인 이 전 장관의 공수처 수사를 막기 위해 주호주 대사로 임명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 정부는 이 대사의 임명 이유를 '국방·방산 분야 협력 강화'라고 설명했다. 공수처의 출국금지 조치에 대해선 '몰랐다'는 입장이다.

"주요 피의자를 호주 대사로 임명하는 게 적절한지 국민께 물어봤으면 좋겠다. (이 대사가) 출국금지 대상인 걸 몰랐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출국금지는 수사기관이 법무부에 요청해 이뤄진다. 더구나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고위 공직자 인사를 검증하는) 법무부 인사검증관리단이 신설되지 않았나.

고위 공직자 인사도, 출국금지 여부도 다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 되는데 몰랐다고 한다면 (대통령실) 스스로 '무능하다'고 말하는 꼴이다. 물론 법무부가 대통령실에 이 대사의 출국금지 사실을 보고하지 않고 '임명에 문제없다'고 했을 가능성은 있다. 그렇다면 제2의 정순신 사태(국가수사본부장 지명 후 낙마, 대통령실은 아들 학교폭력 사건을 몰랐다고 밝혔다 - 기자 주) 아닌가?"

- 지난해 9~10월 고발이 이뤄졌는데 공수처는 문제가 불거진 뒤 지난 7일에야 이 대사를 소환해 4시간 동안 조사했다.

"채 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게 작년 7월인데 (공수처는) 외압 핵심인 이 대사를 조사조차 안 했다가 출국금지 문제가 터지자 형식적으로 조사했다. 지탄받아 마땅하다. 공수처가 고위 공직자들을 배려하면서 수사하라고 만들어진 기관이 아니지 않나. 법조계엔 '공수처 상부에서 외압 의혹 수사를 못하게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뜻 있는 검사들이 공수처를 지원해도 제대로 수사할 수 없어 조직을 나오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채 상병 사건, 이태원 참사... 국가 도리 다하지 않아"


▲ "공수처 수사망이 이 대사로 좁혀오면 다음은 대통령 차례다" 백민 변호사. ⓒ 권우성

- 윤 대통령의 이 대사 임명에 공수처 수사를 방해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말했는데, 이 또한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나.

"주호주 대사 임명이 공수처의 수사권을 (실질적으로) 방해했다면 직권남용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법원이 이를 보수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기소와 유죄 판결로 이뤄질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그래서 이 대사를 빼돌리는 데 대통령실·법무부·외교부 소속 공무원들이 동원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범인도피죄가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사의 출국을 실행한 실무자들이 도피를 실행한 당사자라면 대통령이 피의자(이 대사)의 도피를 교사한 것이 된다."

- 군에서 작성해 경찰로 이첩한 채 상병 사망사건 기록을 국방부 검찰단이 회수했다. 군사법원법 개정 취지를 위반했단 비판도 나온다.

"2021년 공군에서 고 이예람 중사가 사망했고,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군사경찰의 사건 은폐·축소 문제가 드러났다. 그 반향으로 군에서 사망사건이 발생하면 수사·재판은 민간에서 하도록 군사법원법이 개정됐다. (개정된 군사법원법은) 사회적 합의의 결실인데 (이 대사는) 이를 훼손했다. 합법을 가장한 법치 파괴, 윤석열 정권의 법 기술적 행태는 반복되고 있다.

검찰은 이태원 참사 당시 서울경찰 최고 책임자였던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기소 안 하려고 버티다가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기소 권고를 받아들여) 참사 발생 1년 3개월 만에 불구속 기소했다. 김 전 청장이나 이 대사나 (정권의) 논리는 같다. 이 정권은 채 상병,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들을 짓밟고 있다. 진상규명을 토대로 재발방지책을 제대로 마련하는 것이 마땅한 데도 국가의 도리를 다하지 않고 있다."

- 이 대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제가 육군 제2보병사단에서 군검사로 일할 당시 이 대사는 사단장이었다. (당시 이 전 장관은) 군검사가 형사사건에 결론을 내고 상급자를 통해 결재를 올리면 한 번도 반려한 적 없었다. 군검사의 판단을 신뢰하고 존중했던 책임자였다. 제가 기억하는 이종섭은 (채 상병 사망사건의) 그런 분이 아니었다. 떳떳하시면 당당히 수사에 임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왜 하루 만에 황급히 본인의 결재를 번복했는지, 그것이 윗선의 의지였는지 밝혀주셨으면 한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4년 3월 12일, 화 5:0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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