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지도 트럼프에 밀려... 민주당, '낙태' 이슈로 트럼프 공격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2024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 10명 중 거의 6명이 바이든 대통령 외 다른 후보가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고 답하는 등 바이든 대통령에게 긍정적이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먼저 퀴니피액대학교이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약 1 600 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대선 후보 진용에 만족하는가”'하는 질문에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찬성한다'는 응답률은 39%에 불과한 반면 다른 후보를 원한다는 응답률은 58%에 달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다른 후보를 보기 바란다는 응답률이 더 높았던 것과는 반대로, 공화당 지지층은 만족한다는 응답률이 67%로 다른 후보를 원한다는 응답률 29%를 크게 앞섰다. 이를 볼 때,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지는 탄탄한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권자들이 최근 주요 사안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지지도 또한 높지 않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의 대통령직 수행에 대한 전반적인 지지율을 보면, 37%가 지지한다고 답한 반면, 59%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국내이 주요 사안 지지도 모두 트럼프에 뒤져

세부적으로 살펴봤을 때 바이든은 국내외 주요 사안에 대해서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히는 경제 문제에 대해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률은 37%,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은 59%로 나왔다. 또한 남부 국경에서의 밀입국과 관련한 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을 지지한다는 응답률은 26%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 65%에 한참 뒤처졌다.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지지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34%가 지지한다고 답했고, 61%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37%가 지지한다고 답했고, 54%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 대해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을 지지한다는 응답률은 47%였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은 49%였다. 종합적으로 국내외 주요 사안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이 전부 더 높게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도 그동안 유권자 사이에서 가장 큰 우려 사항 중 하나로 꼽혀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81세 생일을 맞았다.

케빈 오코너 백악관 주치의는 지난 2월 정기 검진 후, 바이든 대통령이 여전히 “건강하고 활기차다”며 “대통령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공개석상에서 넘어지거나 발을 삐끗해 비틀거리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된 바 있다. 미 CNN 방송은 최근 몇 달 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전용기를 타고 내릴 때, 더 작고 짧은 계단을 자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 중순 로이터 통신과 입소스가 약 4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가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에 너무 나이가 많다고 답했고, 39%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정신적으로 충분히 또렷하다고 답했다. 트럼프에 대한 같은 질문에서 긍정 56%, 부정 54%가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77세로 고령이기는 마찬가지이지만 바이든 대통령과는 약 3년 5개월 나이 차가 난다.

위기감 팽배한 민주당, '낙태' 이슈로 지지도 만회 계획

이같은 불리한 조건 속에서 최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은 오차 한계 내에서 트럼프에 밀리고 있다.

'만약 오늘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가운데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을 찍겠다는 응답률은 46%,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찍겠다는 응답률은 48%였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유고브'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유권자 약1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률은 42%인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률은 44%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민주당에서는 '낙태'와 같은 특정 사안을 놓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견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2025년, 트럼프의 미국: 전국적인 낙태 금지"라는 선거 광고를 기획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공화당 전체에 대해서도 "2025년, 마가(MAGA)의 미국:극단적인 낙태 금지"라는 선거 광고를 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 내에서 낙태 권리 보장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것이 낙태 금지를 주장하는 공화당에 앞설 수 있는 사안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