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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골방
[호산나 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그저께 밤 열한 시에 옥상에 쳐놓았던 그늘 텐트를 접었다. 비가 오는 것은 상관이 없다. 하지만 바람이 너무 세게 불면 그늘 텐트가 무너진다. 무너지는 것도 상관이 없다. 하지만 혹여 날아가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텐트를 접는다.

작년 지금 살고 있는 4층으로 이사 온 후 옥상에서 흙을 담은 목욕통과 화분에 작물을 가꾸고, 그늘 텐트를 설치해 놓고 그곳을 도서관과 기도실로 이용하고 있다. 풍광이라야 높은 건물과 평범한 집들이다. 사이사이로 나무가 보이기도 하고 멀리 산이 보이긴 하지만 전체적인 풍광의 이미지를 바꾸어놓지는 못한다. 그래도 비록 건물 아래로 석양을 바라 볼 수도 있고, 밤의 네온사인들을 바라볼 수도 있다.

좋은 건 혼자라는 사실이다. 늘 혼자 있으면서도 그곳엘 올라가야 혼자 있는 느낌이 나는 것은 참 웃기는 일이다. 그렇게 아무도 없는 곳에서 나는 책을 읽기도 하고, 기도를 하기도 한다. 가끔은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전화통화를 하기도 하지만 사실 내겐 전화를 걸 사람도 없고, 걸려오는 전화도 거의 없다. 아내가 늘 전화를 안 받아서 엄마가 전화를 안 받는다고 엄마를 바꾸어 달라는 딸들의 전화 외에는 내게 오는 전화는 없다. 게다가 신용불량자인 내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걸려오는 채권회사 담당자의 전화가 오기 때문에 나는 모르는 전화번호가 뜨면 아예 받지도 않는다.

그런데 페이스북에서 한 분이 죽을 것 같으니 누구라도 좋으니 연락을 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문자를 보내고 몇 마디 대화를 나누었다. 길게 응대해야 하는데 그렇게 죽을 만큼 외로운 분에게 자칫 충고를 하는 꼰데가 될 것 같아서 이코티콘을 보내 대화를 중지했다.

이렇게 혼자가 되고 싶으면서도 막상 혼자가 되면 견디지 못하는 것이 사람이다. 가족이라도 있으면 다행이지만 가족도 없는 사람들이나 가족이 해체된 사람들의 경우는 정말 대책이 없을 것 같다. 그래도 나는 가족을 가진 사람으로서 느낄 수 있는 최고 난이도를 가진 고립을 경험하고 있다.

이럴 때마다 나는 모세를 생각하게 된다. 모세는 참 많이 외로웠을 것 같다. 너무 외로워서 기도하는 것까지 잃어버렸던 것 같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나는 자전거를 탈 때마다 예수기도를 한다. 나는 예수 기도로 노래를 만들어 부른다. 행진곡처럼 걸을 때나 자전거를 탈 때 예수기도를 노래로 부른다. 이젠 거의 무의식적으로 예수 기도가 나온다. 호흡에 연결하는 것을 나는 걸음이나 페달을 밟는 것에 연결한 것이다.

모세를 생각하게 되는 건 내가 늦게 신학교를 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모세처럼 죽을 나이가 지난 후에 주님의 부르심을 받을 수도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내가 그것을 기대하는 것은 내가 무력해졌기 때문이다. 나는 정말 별 볼일 없는 사람이 되었다. 그러나 내가 알게 된 ‘약함의 신학’은 그것을 기뻐하고, 그것을 자랑하게 된다. 약함이야말로 복음의 도화선이며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는 전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하나님의 약점이 바로 인간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나님은 인간이 약해지지 않으면, 그래서 전적으로 하나님만을 바라보게 되지 않으면 일하실 수 없다. 하나님은 스스로 인간에게 당신을 제한시켜놓으셨다. 내가 손자 녀석에 따라 반응하는 것처럼 하나님도 인간에 따라 반응하시는 분이 되셨다. 물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렇게 하셨다.

사람들은 이런 하나님을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누구도 나에게 그런 하나님에 대해 말해준 적이 없다. 하지만 나는 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고, 사랑 때문에 스스로를 제한하셨다. 그래서 세상에서는 전쟁도 일어나고, 각종 악들이 일어나도 하나님은 벼락을 내리지도 않으시고, 철퇴를 휘둘러 독재자나 죽어 마땅한 이들을 제거하지 않으신다.

하나님이 안 계시기 때문이 아니다. 하나님의 능력이 없기 때문도 아니다. 하나님은 사랑이라는 올무에 자신을 가두셨다. 그래서 악인과 선인에게 비를 내리시고 인간 스스로 자발적인 선택을 내릴 수 있게 하신다.

사람들은 자발적인 동의에 의해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모른다. 얼마 전 추신수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그 기사에서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일본이나 한국 선수들에 비해 더 많이 훈련을 한다는 사실에 대해 말했다. 단체로 하는 연습량은 일본이나 한국에 비해 적지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이길 때까지 연습을 한다는 것이다. 정말 죽을 때까지 연습을 한다는 것이다.

비록 돈 때문이기는 하지만 이기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최선을 다한다는 그의 말이 내겐 정말 리얼하게 들렸다. 왜냐하면 하나님 나라의 모든 것은 자발적인 동의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하나님 나라가 대단한 것은 모든 하나님 나라 백성들이 자발적인 동의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자발적으로 최선을 다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 나라, 그런 사회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기록이 성서에 기록되어 있다. 사도행전의 초기교회의 모습이 바로 자발적인 동의에 의해 이루어지는 사회의 모습이다. 그들 가운데 가난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 가난이야말로 인류 최대의 난제이다. 그런데 그들은 그것을 극복했다. 어떤 나라도 어떤 역사도 그런 기록을 남긴 적이 없다.

그러나 나는 가난만이 아니라 인류가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결핍이 극복되었다는 것을 나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모든 결핍이 사라졌을 때 가능하다. 그리고 초기 교회는 바로 그런 상황을 구현해냈다. 그런 곳에서 집 있는 자와 땅 있는 자들이 그것을 팔아 사도들의 발아래 가져도 놓는 일은 자연스럽다.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근본적인 동력이 바로 자발적인 동의다. 그러나 자발적인 동의는 여간해서 이루어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훈련이 필요하다. 오래 기간의 결핍의 상황 속에서 그것을 견딜 수 있는 인내가 함양되면 첫 걸음이 시작된다. 하지만 인내가 전부는 아니다. 그 모든 것을 헤아릴 수 있는 사고와 그런 사고가 세계관과 가치관이 될 때 그 일이 가능하다. 그리고 자발적인 동의가 만들어내는 놀라운 결과가 모든 결핍을 사라지게 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발판이 된다.

어떤 의미에서 사랑이란 그런 자발적인 동의를 가능하게 만드는 직접적인 동인이다. 사랑하면 기다릴 수 있고, 사랑하면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상대방 역시 자발적으로 그런 상대를 사랑하게 된다. 나는 이것이 예수님이 말씀하신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내 외로움은 그래서 무의미하지 않다. 그것은 사랑을 향한 갈망을 축적하는 기다림의 시간이다. 죽을 만큼 외롭지만 그래도 죽지 않고 살아남아야 우리는 사랑할 수 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가난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에게 가난이란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다.

날씨는 차가워졌지만 햇살이 따뜻하다. 다시 옥상에 텐트를 설치해야겠다. 옥상의 텐트는 그 모든 것을 엮어 목걸이로 만들어주는 장소이다. 새삼 골방이란 단어가 실감이 난다. 오늘도 나는 외롭지만 그렇게 조금씩 나는 익어간다.
 
 

올려짐: 2023년 11월 18일, 토 4:3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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