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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성전(聖殿)은 없다
[호산나 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릐)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소피아 대성당은 튀르키에 이스탄불에 있는 성당으로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창건했다. 404년에 콘스탄티노플에서는 대규모 반란이 일어나 성 소피아 성당이 잿더미가 되었다. 유스티니아누스 황제는 집권 5년째 되는 532년에 제국의 영광을 과시하고 황제의 자존심을 걸고 성 소피아 성당을 다시 짓기 시작했다. 제국 각처에서 자재를 운반해 왔으며, 지난 화재로 없어진 성당보다 더 크고, 화재에도 견딜 수 있는 견고한 성당을 지으라고 명령했다. 당시 교회 건축은 민심(民心)과 상관없이 황제의 기호에 따라 결정되었다. 537년에 완성한 비잔틴 양식의 대표적 건축물로 1452년 이래로는 이슬람교 사원이 되었으며, 지금은 국립 박물관이 되어 있다.

5년 10개월 만에 소피아 대성당 낙성식을 열며 유스티니아누스 황제는 성당에 들어서자마자 성당의 위용에 감탄해 “예루살렘 대성전을 지은 솔로몬, 당신을 내가 능가했소!”라고 외치며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고 전한다.

나는 소피아 대성당을 지은 유스티아누스 황제를 보며 헤롯을 떠올리게 된다. 헤롯은 예루살렘 성전을 대 성전으로 지었다. 예루살렘 성전은 그 건물의 크기와 양식이 율법에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헤롯은 성전 방문에 문을 달고 거기에 금박을 씌웠다. 크기가 정해져 있지 않았던 이방인의 뜰을 크게 만들고 그곳에 거대한 석축을 쌓았다.(지금도 남아있는 통곡의 벽은 그 석축의 일부이다) 예루살렘 성전이 솔로몬이 지었던 성전보다 화려해졌고, 그것은 당시 유대인들의 자부심이 되었다.

“너희 남은 사람들 가운데, 그 옛날 찬란하던 그 성전을 본 사람이 있느냐? 이제 이 성전이 너희에게 어떻게 보이느냐? 이것이, 너희 눈에는 하찮게 보일 것이다.”

예루살렘 성전은 바벨론에 의해 완전히 훼파되었고 이스라엘의 유력한 사람들은 모두 포로가 되어 바벨론으로 끌려갔다. 그곳에서 그들은 강가에 수금을 걸어놓고 여호와를 찬양해보라는 바벨론 사람들의 조롱을 들어야 했다. 이후 바벨론이 멸망하고 페르시아가 패권을 잡은 후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스룹바벨 성전’이라 불리는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였다. 위의 기사의 내용은 스 ‘스룹바벨 성전’을 완공한 후 그것을 보는 이스라엘의 시선이었다.

초라한 스룹바벨 성전을 보는 이스라엘에게는 솔로몬 성전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고, 에돔 사람이었던 헤롯 대왕은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자신을 무시하는 이스라엘을 위해 예루살렘 성전을 지었다. 무려 46년이나 걸렸던 이 건축이 완성되기 전에 헤롯은 죽었지만 이스라엘의 헤롯 성전에 대한 자부심은 예수님의 기사에서 드러나듯이 대단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머리를 흔들면서, 예수를 모욕하며 말하였다. "아하! 성전을 허물고 사흘 만에 짓겠다던 사람아, 자기나 구원하여 십자가에서 내려오려무나!"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향해 이스라엘 사람들이 한 말이다. 이 말에서 우리는 예수님 당시의 이스라엘이 자신들의 성전(헤롯 성전)에 대하여 가지고 있었던 그 대단한 자부심을 엿볼 수 있다. 성전을 허무는 것은 이스라엘의 자부심을 허무는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성전을 허물고 사흘 만에 짓겠다던 예수님의 말씀은 거짓이 아니었다. 그 성전이 어떤 성전인지를 우리는 다음 기사에서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예수께서 빌립보의 가이사랴 지방에 이르러서,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사람들이 인자를 누구라고 하느냐?"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엘리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예레미야나 예언자들 가운데에 한 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물으셨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였다.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십니다."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시몬 바요나야, 너는 복이 있다. 너에게 이것을 알려 주신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나의 아버지시다. 나도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다. 나는 이 반석 위에다가 내 교회를 세우겠다. 죽음의 문들이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내가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우리는 이 기사에서 성전이 사라지고 교회라는 단어가 언급되고 있다는 사실을 볼 수 있다. 예수님은 성전을 세우시지 않고 “내 교회”를 세우신다. 바야흐로 성전이 사라지고 주님의 교회가 등장하고 있다. 이로서 성막, 혹은 성전이 무대에서 사라지고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세워지는 것이다.

이 기사에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세우시는 교회의 가장 현저한 특징이자 구성요소 두 가지를 발견한다. 가장 먼저는 누가 주인이냐 하는 것이다.

가이사랴 빌립보는 황제의 도시로 세워진 곳으로 모든 주민들이 황제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곳이다. 그러나 제자들의 주님은 황제가 아니라 예수님이라고 고백해야 한다. 그렇다. 제자들의 주님은 세상을 다스리는 황제가 아니라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이시다. 이것이 교회를 구성하고 교회의 지체가 되는 제자이자 그리스도인의 고백이 되어야 한다.

교회는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하지만 이 고백은 단순한 인정이 아니라 실제로 예수님이 주인이 되신다는 신앙의 고백이자 삶의 지향점이다. 그래서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살았다. 예수님이 주님이시라는 고백은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살겠다는 그리스도인의 의지 표명이었고, 예수님 당시 그 고백은 황제의 통치를 거부하는 것으로 곧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오늘날도 마찬가지이다. 예수님이 주님이시라는 고백은 세상의 방식, 특히 세상의 지배하고 다스리는 돈에 대해 ‘No'를 선언하는 것이다. 이것이 입술만의 고백이 아니라 삶이 되어야 하고 가치관이 되어야 하고 세계관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경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경제에 따라 살게 되고, 세상의 평화와 정의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평화와 정의를 위해 살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그리스도인과 믿지 않는 사람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

두 번째는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시라는 믿음의 고백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의 영인 양자의 영을 받아 하나님의 아들들이 된다. 그리고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과 같은 삶을 살게 된다. 결과적으로 예수님이 주님이시라는 고백은 예수님의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고백과 만나 그리스도인들의 삶을 규정하게 된다. 그렇게 예수님을 주님과 하나님의 아들이시라고 고백하는 베드로를 반석으로 삼아 예수님은 당신의 몸인 교회를 세우신다. 더 이상 건물인 성전이 존재하지 않게 된 것이다. 우리는 똑같은 내용을 스가랴서의 예언에서도 똑같이 발견하게 된다.

내가 고개를 들어 보니, 측량줄을 가진 사람이 하나 나타났다. 내가 그에게 물었다. "어디로 가십니까?" 그가 나에게 대답하였다. "예루살렘을 재서, 그 너비와 길이가 얼마나 되는지 알려고 간다." 그 때에 내게 말하는 천사가 앞으로 나아가자 다른 천사가 그를 맞으려고 나아와서, 그에게 말하였다. "너는 저 젊은이에게 달려가서 이렇게 알려라. '예루살렘 안에 사람과 짐승이 많아져서, 예루살렘이 성벽으로 두를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이다. 바깥으로는 내가 예루살렘의 둘레를 불로 감싸 보호하는 불 성벽이 되고, 안으로는 내가 그 안에 살면서 나의 영광을 드러내겠다. 나 주의 말이다. 어서 너희는 북쪽 땅에서 도망쳐 나오너라! 나 주의 말이다. 내가 너희를 하늘 아래에서 사방으로 부는 바람처럼 흩어지게 하였지만, 이제는 어서 나오너라. 나 주의 말이다. 바빌론 도성에서 살고 있는 시온 백성아, 어서 빠져 나오너라!'"

예루살렘의 성전이 보이지 않는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성령의 전이 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성령의 전이 된 사람들을 여호와의 불 성벽이 보호한다.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여호와의 영광을 드러낸다. 그들이 드러내는 것이 바로 평화이며 정의이다. 진정한 평화와 진정한 정의는 바로 여호와께서 불 성벽이 되시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통해 드러나게 된다.

그리스도인의 주님이신 예수님은 단지 막힌 담을 허무시는 분이 아니라 평화의 정의를 구현하시는 교회의 머리이시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평화와 정의를 드러내는 여호와의 영광이 된다.

그러나 오늘도 사람들은 소피아 대성당(성전)을 짓는 것으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지으려고 한다. 소피아 대성당(성전)을 짓는 것은 황제(헤롯)다. 그러나 하나님의 평화의 정의는 황제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통해 내려온다.
 
 

올려짐: 2023년 11월 11일, 토 6:2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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