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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족/통일
 
한 다큐멘터리스트가 집념으로 기록한 '압록강 뗏목꾼'의 삶
조천현 사진에세이 <뗏목-압록강 뗏목 이야기>

(서울=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


▲ 뗏목길 한반도에서 가장 긴 압록강엔 지금도 뗏목이 뜬다 ⓒ 보리출판사

뗏목은 빨리 흐르거나 천천히 흐르거나
속도를 겨루는 시합을 하지 않습니다
좁아지거나 넓어지거나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습니다
깊어지거나 얕아지거나
다투지 않습니다
서로 어깨동무하고 기대야
멀리갈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멀리 가려면 – 조천현


지난 1997년부터 수백 차례 압록강과 두만강 건너에서 강의 풍경과 강 건너 북녘 사람들의 일상을 사진과 비디오로 기록해온 다큐멘터리 작가 조천현씨가 사진에세이 <뗏목-압록강 뗏목 이야기>(보리출판사)를 출간했다.

조 작가는 지난 2004년 여름 압록강 뗏목을 처음 본 후 2008년부터 최근까지 오랜 시간을 강가에서 보내며 뗏목 사진을 찍어왔다. 그 중 102점을 가려내 책으로 엮었다. 책은 한반도에서 가장 긴 이천리(803km)를 흐르는 압록강 물길을 따라 량강도 김형직군의 동흥 물동에서 압록강 중류 자강도 자성군 운봉호에 이르는 400여km의 뗏목 여정을 따라간다.

하천의 흐름을 이용해 목재를 떼로 엮어 운반했던 뗏목은 압록강과 두만강, 한강 상류에서 임산자원을 옮기는 주요 수단이었다. 5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뗏목이 한강 물길을 따라 유유히 흘러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육상교통이 발달하고 팔당댐이 건설되면서 이제는 볼 수 없는 풍경이 되었다. 비슷한 시기 두만강에서도 뗏목은 사라졌다.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아직도 뗏목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압록강이다.

사라져가는 것들을 기록하기 위해


▲ 굽이치는 물길 놀대로 방향을 잡아 제 길을 가는 것이 삶이 아닐까요 - 조천현 ⓒ 보리출판사


▲ 삶이란 머물러도 흐릅니다. 멈춘 듯 고요한 시간 지금은 꿈꾸는 시간입니다 - 조천현 ⓒ 보리출판사


▲ 압록강 상류에서 내려온 뗏목이 중강진에서 모이고 더해져 나무섬을 이루었습니다. – 조천현 ⓒ 보리출판사

압록강 뗏목은 백두고원에서 겨우내 통나무를 베는 일에서 시작된다. 이렇게 베어낸 나무들을 압록강 상류에 옮겨놓은 다음, 얼음장이 풀리기를 기다렸다가 봄이 되면 첫 뗏목을 띄운다. 통나무들을 타리개로 엮고 꺾쇠를 박아 뗏목을 만든 뗏목꾼들은 강물에 몸을 맡기고 천천히 흘러간다. 방향을 틀어야 할 때는 놀대와 떼바를 당긴다. 거센 물살이나 바위를 만나도 뗏목이 제 갈 길을 가는 것은 뗏목꾼이 물길을 잘 알기 때문이다.

뗏목은 뗏목꾼들이 살아가는 공간이기도 하다. 화덕을 만들어 밥을 지어 먹기도 하고, 꺾어온 나뭇가지들을 매달아 만든 그늘 아래 잠시 쉬기도 한다. 때로는 읍내에 나가는 마을 사람들을 잠깐씩 태워주는 교통수단이 되어주기도 한다.

상류에서 출발한 뗏목은 강 아래로 흘러간다. 종착지까지 가려면 다섯 곳의 계벌장을 거쳐야하는데, 계벌장에 도착할 때마다 다른 뗏목들을 한데 모아 내려가기에 뗏목의 몸집은 점점 커진다. 뗏목이 압록강 중류 중강진에 다다르면 끌배로 끌어 마지막 종착지인 운봉호(雲峰湖, 발전용 인공호수)까지 간다.

운봉121호 양륙사업소에 도착한 뗏목은 타리개와 꺾쇠를 풀어 강물에서 건져 올린다. 오랜 시간 강물에 잠겨 흘러온 통나무는 아주 단단하다. 제재소로 옮겨진 통나무는 목재로 가공돼 북한 전역으로 공급된다.

조 작가는 "뗏목은 기계나 연료의 힘이 아닌 자연의 물길을 따라 움직인다. 기계로 대체하지 않고 수백 년 동안 예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전통 방식 그대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직업 또한 '뗏목꾼'밖에 없지 않을까"라고 말한다.

또 자신이 뗏목을 사진에 담는 이유에 대해선 "사라져 가는 뗏목과 뗏목꾼들의 일상 생활을 기록하고 싶기 때문"이라며, "사람들의 얼굴을 담아내고 그 어떤 꾸밈이나 기교를 빼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26년 넘는 세월동안 조중 국경지대를 떠나지 않고 꾸준히 영상기록 작업을 해오고 있는 작가의 마음은 책 곳곳에서 오롯이 묻어난다.

소리쳐 불러도 들리지 않는 데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흘러가야 합니다
오래 기다려도 만날 수 없는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다가가야 합니다
그냥 바라보기만 하면 닿을 수 없습니다
마냥 기다리기만 하면 만날 수 없습니다

- 다가가야 합니다
고단해도 웃을 수 있는 건
흐름에 몸을 맡길 줄 알기 때문입니다
더 빨리 간다고 더 늦게 간다고
달라질 게 없습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온전히 강에 맡기고 흘러갑니다

- 강에 몸을 맡기고


작가는 언젠가는 압록강 뗏목도 사라지는 날이 올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뗏목이 자취를 감추기 전에 뗏목위에 올라 뗏목꾼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고 "술 한 잔 나누며 밤새도록 사는 얘기나 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소박한 바람이다.

곽재구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뗏목의 흐름에 이데올로기는 없다. 함께 밥 먹고 노래하고 춤추고 사랑하며 살아가야 할 겨레의 숨결이 있을 뿐"이라며 "조천현의 <뗏목-압록강 뗏목 이야기>는 언젠가 우리가 만나야 할 시정 가득한 압록강 여행을 꿈꾸게 한다"고 상찬했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3년 11월 02일, 목 11:0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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