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Weekly of Florida   로그인  등록하기

 현재시간: (EST) 2023년 11월 30일, 목 9:35 am
[종교/문화] 종교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 외치는 '세월호 세대' 그리스도인
[인터뷰] 10•29이태원참사를기억하고행동하는그리스도인모임 김지애 간사

(서울=뉴스앤조이) 나수진 기자 = 서울시청광장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는 정기적으로 기도회가 열린다. 4개 종단(개신교•가톨릭•불교•원불교)이 돌아가면서 여는 기도회인데, 개신교에서는 10•29이태원참사를기억하고행동하는그리스도인모임(그리스도인모임)이 주관하고 있다. 그리스도인모임은 참사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유가족들과 연대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1월 출범했다. 분향소 앞에서 기도회를 여는 동시에, 간담회•농성 등 유가족들의 활동에 동참해 왔다.

그리스도인모임 김지애 간사(26)는 지난 10개월간 기도회를 이어 오는 한편,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현장을 찾아다니며 유가족 곁을 지켜 온 개신교인 중 한 명이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유가족들과 '진실 버스'를 타고 전국을 오가고, 참사 300일을 앞두고는 가톨릭•불교•원불교 종교인들과 마포역에서 국회까지 삼보일배를 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 대부분인 청년들과 또래이기도 하다. '나도 참사를 겪을 수 있었다'는 생각이 지금의 활동에까지 이르게 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이철 감독회장) 소속 사역자인 김지애 간사는 최근 목사 고시를 앞두고도 매일같이 유가족들이 머무는 분향소를 오가고 있었다. 10월 13일 그를 만나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연대해 온 이유는 무엇인지, 참사 이후 1년 동안 교회의 대응은 어떠했는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등을 물었다.


사진1: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과 연대해 온 그리스도인모임 김지애 간사를 만났다. 김 간사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대부분인 청년들과 또래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김지애 간사는 감리회 사회 선교 단체인 고난함께에서 활동하며 세월호, 스텔라데이지호 등 사회적 참사 유가족들과 연대해 왔다. 올해 1월, 그리스도인모임에 합류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김지애 간사는 망설였다. 참사가 너무 가깝게 느껴진 탓이었다. 핼러윈 축제에 가 본 적은 없지만, 참사가 벌어진 골목은 그가 평소에 자주 드나들던 곳이었다. 그는 이태원에 다시 가지 못할 정도로 큰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참사 직후 한국교회는 '아직 진상이 다 드러나지 않았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보수 교회와 목회자들 사이에서는 어김없이 이태원 참사를 정치적으로 해석하거나, "왜 핼러윈 축제에 갔느냐"며 희생자들을 탓하는 이야기가 나왔다. 개신교인으로서 유가족들을 대면하는 게 오히려 유가족들에게 더 상처를 주지 않을까 걱정이 들었다.

그럼에도 연대해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 그는 '세월호 세대'였다. 2013년 가까운 친구가 태안에서 벌어진 해병대 캠프 참사에서 생존해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모습을 봤다. 이듬해에는 김지애 간사가 재학 중이던 고등학교 출신 선생님이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났다. 사회적 참사의 기억들을 가지고 자란 청년들이 자라서 또다시 이태원 참사를 겪었다는 게 황망했다. '빚진 마음'으로 유가족들의 옆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책임감으로 시작한 활동이었지만 상황은 쉽지 않았다. 유가족 중에서는 개신교인들도 있었지만, 이를 잘 드러내려 하지 않았다. 교회가 하는 일에 관심이나 기대는커녕 원망이 넘쳤다.

"제가 처음에 실무 간사로 왔을 때도 누가 개신교인 가족인지 물어보기가 되게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각자의 교회 안에서 들었던 말들이 발목을 잡고 있었던 거예요. '아들은 하나님 옆에 있다고 생각하고 믿음으로 나아가라', '자녀를 잘 키운 줄 알았더니 왜 그런 축제에 보냈느냐', '기독교인이 그렇게 시위에 나가면 안 된다'는 말들을 들으셨다고 해요. 교회에 대한 원망이 크셨어요. '교회가 먼저 나서 줘야 하는 게 아니냐', '교회가 먼저 우리를 불러 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하시는데, 그게 너무 맞는 말이라 할 말이 없었죠."

김지애 간사는 유가족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기성 교회의 모습에 점점 더 분노하게 됐다. 참사 300일을 앞두고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그리스도인모임이 유가족들과 삼보일배를 앞두고 있던 때였다. 8월 21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성명을 내고 "어떤 목적을 위해서 다양한 방법이 선택될 수 있겠지만, 종교인이라면, 적어도 그리스도인이라면 방법적인 것도 신앙적이어야 한다. 의식이 있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다른 방법으로 추모하고 행동하겠지만, 자신의 교회 목회자가 '삼보일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들에게 신앙적 혼란과 혼돈을 주게 된다면 이 얼마나 가증한 행동인가?"라고 했다. 김지애 간사는 사회적 참사 앞에서 교회가 어떤 메시지를 내야 하는지 전혀 고민하지 않는다고 느꼈다.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삼보일배를 하는 종교인들. 사진 출처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김지애 간사는 진상 규명 활동을 하며 때로는 일반 시민들의 욕설과 비방을 마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보다 무관심한 교회의 모습이 더 상처가 됐다.

"저희가 거리에서 행진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럴 때면 지나가면서 '자식 잃었으면 집에서 울어야지', '아직도 저러고 있느냐', '길에 방해가 된다'면서 모욕적인 말을 하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 분들에게도 화가 나지만, 사실은 교회에 더 화가 나요. 지난 3월 이태원 참사 특별법 국민 동의 청원을 받으려고 '진실 버스'를 타고 지역을 돌아다닐 때도, 곳곳에 교회들이 많이 있잖아요. 가족들이 행진할 때 '교회가 지금 비어 있으니 잠깐 들어와서 쉬었다 가셔라'며 손을 내밀지는 못하더라도, 그냥 가족들이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해 주셔도 좋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굳게 닫힌 교회 문을 보는 게 오히려 더 상처가 되더라고요."

이 때문에 김지애 간사는 이태원 참사를 기독교적으로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후 개신교인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이는 목회자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그에게도 중요한 화두였다. 결국 그는 교회와 개신교인이 '나는 당신의 아픔을 다 이해한다'는 시혜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유가족의 입장에 서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진실 버스'를 타고 지역마다 간담회를 진행할 때, 가영이 어머니가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죽은 내 새끼 돌아오지 않는다. 유가족들이 여기서 여러분을 만나고 전단지 나눠 주고 소리치는 건 죽은 내 아들딸 다시 살리려고 하는 게 아니다. 여기 지금 살아가고 있는 여러분이 조금 더 안전한 사회에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고, 여러분들의 부모가 우리랑 똑같은 고통을 다시는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지금 이 활동을 하고 있는 거다'라고요.

그때까지만 해도 사실 저는 되게 혼란스럽고 '이태원 참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기독교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해야 할까' 고민하던 시기였는데, 어머님의 말씀이 오히려 저한테 신앙적인 도전으로 다가왔어요. 성서에는 걷지 못하는 사람이 '제가 걷지 못해서 그러는데 와 주실 수 있겠느냐'라고 물었을 때 예수님이 그 옆에 가셔서 이야기를 들어 주시고 그의 자리에 서서 공감해 주셨던 장면들이 있잖아요. 지금 가족들이 원하는 건 그런 거예요. 내 자리에 와서, 내가 겪은 이 참사에 대해 한 번만 고민하고 메시지를 던져 주셨으면 좋겠다. 하지만 교회는 여전히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자신들의 자리와 위치에 계속 머물러 있으면서, '우리는 유가족들을 이해하고 있다'고 잘 포장된 말만 던지고 있는 것 같아요."

'기억의 종교'가 해야 할 일

그리스도인모임의 주된 활동은 분향소 앞에서 진행하는 기도회다. 참사 희생자들의 평안을 빌고, 유가족들을 위로한다. 때로는 '기도가 무슨 소용인가' 하는 무력감에 빠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이 유가족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만들고, 유가족과 함께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힘이 닿는 한 계속해서 기도회를 이어 가려 한다.


김지애 간사가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 열린 기도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10.29이태원참사를기억하고행동하는그리스도인모임

지난 1년간 이태원 참사에 아파하며 곳곳에서 예배와 기도회를 열거나, 지원하는 작은 교회도 더러 있었다. 용산의 한 교회 교인들은 한 달에 한 번씩 분향소에 나와 지킴이를 했고, 하남의 한 교회는 이태원 유가족을 초청해 함께 기억하는 예배를 드렸다. 지역에서 행진할 때면 유가족들의 손을 잡으며 "교회에서 기도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김지애 간사는 "가족들이 그런 교회와 개신교인들을 만날 때마다 눈물 흘리시더라. 종교의 역할이 아예 없지는 않다고 느꼈다. 그런 경험들로 한 걸음씩 걸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태원 참사를 대하는 교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소극적이다. '왜 핼러윈 축제 같은 곳에 가게 뒀느냐'는 시선도 여전하다. 김지애 간사는 핼러윈 축제는 2030 세대의 문화이고, 인구 밀집도가 높고 통제와 관리•감독이 없었던 장소라면 참사는 어디에서든 벌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교회와 사회는 핼러윈 축제에 간 청년들을 탓하기보다, 어떻게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 고민해 달라고 말했다.

"그날 참사로 희생되신 분이 159명이고, 현장에 있었던 생존자분들과 참사를 목격했던 분들까지 합하면 수천 명이 있었어요. 그 수천 명 중 한 명이 우리 교회에 있다는 생각을 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들 중에서는 여전히 트라우마를 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요. 신앙의 이름으로 '이제 그만 잊고 하나님과 평화를 누려라' 하는 이야기 말고, 이들이 트라우마를 어떻게 버티면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지 물어봐 주시고, 또 그 이야기를 귀담아들으면서 함께 고민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김 간사는 참사 1주기를 앞두고 교회가 적극적으로 추모와 애도의 메시지를 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그는 훗날 가족들이 바라는 특별법이 제정된다고 해서 참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럴 때 종교의 역할이 필요하다. 이태원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교회와 개신교인들이 계속해서 노력해 달라고 했다.

"참사 1주기가 다가오는 만큼 이제는 교회가 조금 더 움직여야 할 것 같아요. 아직도 많은 가족이 거리에 있어요. 그러니 교회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메시지를 좀 더 전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거리로 나와서 같이 행진해 달라', '목사님들이 같이 구호를 외쳐 달라' 이런 것들까지 기대하지 않지만, 먼저 교회 내의 의식을 변화시켜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추모의 메시지를 내 주시고, 진상 규명이 제대로 되는지 계속 지켜봐 주시고, 필요한 순간에 함께 목소리를 내 주세요.

그리고 가족들이 투쟁을 하고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제정된다고 해서, 책임자들이 다 처벌받고 진상 규명이 된다고 해서, 이태원 참사가 없었던 일이 되는 게 아니잖아요. 참사의 기억들이 모두의 머릿속에서 잊히는 것도 아니고요. 우리는 누구보다도 기억해야 하는 이유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에요. 2000년 전 죽은 예수라는 한 청년을 꾸준히 기억하면서 나 스스로를 그 예수와 함께하는 사람이라고 정체화하고 있으니까요. 정말 안타깝게 떠난 이 수많은 별을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하는 게 그리스도인들이 아닐까 생각해요. 기독교는 기억의 종교이니까, 이태원 참사에 있어서도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본보 제휴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3년 11월 02일, 목 10:22 pm
평가: 0.00/5.00 [0]

답글이 없습니다.

   

   
   
https://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7926</a
https://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7966</a
https://backtokorea.com/
https://www.geumsan.go.kr/kr/
www.smiledentalfl.com
https://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7985</a
www.koreahouseorlando.com
https://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4924</a
https://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5798</a
https://www.sushininjafl.com/
www.acuhealu.com
https://www.lotteplaza.com/
https://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5766
www.minsolaw.com
www.GoldenHourAcu.com/
www.easybeautysalon.com/
https://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4925
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4448
https://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6003</a
www.RegalRealtyOrlando.com
https://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4926</a
https://nykoreanbbqchicken.com/
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5073
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5070
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5071
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5296
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5295
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5297
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5072
www.sharingkorea.net
www.ksm.or.kr
www.ohmynews.com
www.newsm.com
www.newsnjoy.or.kr
www.protest2002.org
www.biblekorea.org
www.saegilchurch.net
get FireFox
https://kornorms.korean.go.kr/m/m_exampleList.do
http://loanword.cs.pusa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