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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돈에 충성하지 않으려면
[호산나 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돈을 미워하라는 내 주장은 황당한 주장이라는 것을 나도 안다. 돈은 상상 이상의 힘을 지닌 영적인 실체이다. 나는 그것을 머리가 천천히 돌아가는 아이를 가르치며 실감한 적이 있다.

학원을 가지 못하는 아이가 있었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학원엘 가도 아무런 소용이 없는 아이가 있다. 학원에서 가르치는 것을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나는 학습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아이들을 가르쳐본 경험이 전에도 있었다. 그래서 이 아이도 가르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어려웠다. 아무리 해도 이 아이를 가르칠 수 없었다.

그래도 수학은 묘책을 찾았다. 숫자를 돈으로 환산해서 질문을 하면 아이가 잘 알아들었다. 십 더하기 십이 이십이라는 것을 못 알아들어도 천 원 더하기 천 원이 이천 원이라는 사실은 알아들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해 어느 정도 수학을 가르칠 수 있었다. 하지만 영어는 돈으로 환산할 수가 없어 가르치는 것을 포기해야 했다.

나는 이런 경험을 통해 돈이 참으로 막강한 힘을 가진 영적인 실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런데 나는 늘 이렇게 미워할 수 없는 돈을 미워하라는 말을 하고 있다. 내 주변에 어떻게 사람이 머물겠는가?

한 번은 내 글을 읽고 내게 돈을 보내온 사람이 있었다. 이분은 정말 내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 내게 돈을 보내 내 상황을 바꿔주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관계는 지금도 간헐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어떤 해였다. 새해 인사로 그분에게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를 했다. 그러자 그분이 목사님이 복 많이 받으라고 하시면 가난해진다는 의미가 아닌가요? 라고 반문했다. 맞다. 나는 부자가 되는 것이 불행해지는 첩경이라고 말해왔다. 그것은 내 말이 아니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입니다. 돈을 따라 다니다가 길을 잃고 신앙을 떠나서 결국 격심한 고통을 겪은 사람들도 있읍니다.”

그러나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바라보는 복은 성서가 말하는 이 사실과 완전해 반대되는 것이다. 돈을 사랑하는 것을 멈출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힘든 일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돈이란 신뢰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렇다. 그리스도인은 돈을 신뢰해서는 안 된다. 물론 그것은 하나님을 신뢰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을 신뢰하는 나에게 사람들은 “감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맞다.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은 감이 감나무에서 저절로 떨어지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하지만 하나님은 감나무가 아니시다. 그분은 지극히 보잘것없는 사람들의 신음소리에 반응하는 분이시다. 그분의 반응은 상황이 무엇이건 해방과 동시에 구원이다. 나는 그런 해방과 구원의 역사 속에 살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을 신뢰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안다.

그래서 사람들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돈을 신뢰한다. 주머니에 돈이 있으면 여유가 생기고 자신감이 생긴다. 그것이 지나쳐 돈 없는 사람을 무시하기까지 한다. 주변을 잘 살펴보라. 누가 거들먹거리고 있는가? 돈이 있는 사람이다. 돈은 사람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준다. 그리고 성서가 말하는 힘이 되어 지나치게 행하게 만든다. 지금까지 나는 그렇지 않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그 사람이 그렇게 되기까지에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우여곡절이 있다.

현대인에게 돈이란 힘이요, 방패요, 산성이시며 구원의 뿔이다. 잘 생각해보라. 당신에게도 그렇지 않은가? 하지만 그래서 돈은 하나님의 대적자가 된다. 하나님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을 신뢰할 수 없는 것은 위의 말씀의 내용처럼 모든 악의 뿌리가 된다. 선이 되는 경우를 예로 들어 이 말씀을 부정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기다려보라. 결국 돈의 종말은 악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돈을 신뢰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이 말은 정말 가당치도 않은 말이다. 세상에 살면서 어떻게 돈을 신뢰하지 않을 수가 있는가? 그러나 돈을 신뢰하지 않아야 하나님을 신뢰할 수 있다. 그래서 예수님은 돈과 하나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돈을 신뢰하지 않을 수 없더라도 돈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들어두기라도 하시라.

먼저 부자들은 저축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엘륄의 주장이기도 하다. 나는 이 사실을 생생하게 경험해야 했다. 젊어서 나는 돈을 많이 벌었다. 나는 번 돈을 다른 사람을 돕는 일에 꽤 많이 사용했다. 그것을 본 누나는 내게 미래를 생각하라고 했다. 그렇게 돈을 다 쓰지 말고 저축을 해놓으라는 취지였다. 그런 누나에게 나는 미래를 잘 보라고 했다. 저축을 하지 않은 나와 저축을 한 누나 중 누가 더 잘 사는가를 보라고 했다.

그 일이 있은 지 삼십 년 이상 세월이 흘렀다. 누나는 저축을 많이 해서 수십 억 하는 집도 가지고 연금도 수백만 원씩을 받고 있다. 조금만 몸에 이상이 생겨도 병원엘 갈 수 있고, 지금처럼 나이가 들기 전에 이미 세계일주를 거의 다했다.

이에 비해 신용불량자가 된 나는 있던 집도 잃고 연금도 없다. 요즘은 간호사가 된 딸 덕에 반값으로 병원엘 가긴 하지만 그 전에는 의료보험카드가 없어 병원은 갈 수도 없었다. 해외여행은커녕 집에 에어컨조차 없어 여름이면 얼음을 수건에 싸서 안고 자야 했다.

누가 보아도 누나의 삶이 잘 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나는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이 이 세상에만 해당되는 것이라면, 우리는 모든 사람 가운데서 가장 불쌍한 사람일 것입니다.”라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이 세상에서도 이미 나와 내 가족이 행복하기 때문이다. 물론 겉모습으로는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가난하기 때문에 누리는 행복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기 어렵지만 돈의 보호를 받는 누나와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이 세상에서 나는 행복을 누리고 있다.

가난한 자들의 경우, 돈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염려하지 않는 것이다. 부자가 저축하는 것과 똑같이 가난한 자가 돈 때문에 근심하는 것은 똑같이 돈을 신뢰하는 행위이다. 그러므로 가난한 자들은 염려하지 말아야 한다.

나는 이것을 온몸으로 느끼며 살고 있다. 그것은 내가 가난하기 때문이다. 가난해지면 바라는 것도 사라진다. 바라는 것이 사라지면 있는 것에 만족하게 된다. 나아가 감사하게 된다. 바라는 것이 없으면 행복해진다는 말을 하는 하고 싶다. 내가 느끼며 살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돈을 신뢰하는 부자들의 행위는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자기를 보호하려는 가인의 후예들의 특성이다. 가난하기 때문에 염려하는 것 역시 스스로의 힘으로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그러나 이 사실을 누군가에게 이해시키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주님도 당신을 따르겠다는 제자 지망생에게 “와서 보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사람들이 내게 와서 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정말 볼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자랑할 만한 것은 더더욱 없다. 그러나 이런 내 모습이 돈을 신뢰하지 않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사람의 모습이며 그런 사람의 행복이다. 세상의 눈으로 내 모습을 바라보면 한 마디로 허접하다(lame).
 
 

올려짐: 2023년 11월 02일, 목 9:1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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