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 16명 중 15명 총격 피해 입어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탬파시 다운타운에 인접한 이보르시티(Ybor City)에서 29일 새벽 핼러윈 축제 도중 총격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6명이 부상 당했다.

<탬파베이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새벽 3시께 발생한 총격은 술집과 클럽 일대에서 핼러윈 축제가 이어진 가운데 두 그룹 간 다툼이 원인이 됐다.

총격 사건 당시 인근에 파견 나온 경찰 50여명은 즉각 대응에 나섰고, 1시간만에 2명의 용의자 중 하나인 티렐 스테픈 필립스(22)를 체포했다. 다른 한 명은 현재 수배중이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는 경찰들이 핼로윈 복장을 한채 도로가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희생자들에게 다가가고, 축제 참석자들이 총성이 들리자 아비규환 속에 몰려가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은 총격범이 최소 2명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용의자 중 한 명은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한 사람이 죽고 다른 한 사람은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나이는 각각 22세와 14세로 모두 남성이다. 또 16명의 부상자 중 총상 피해자는 15명이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2개의 총기 중 한 개는 도난품이라고 밝혔다.

총격 사건이 발생한 이보르 시티는 탬파시의 태동지이다. 1800년대 말 키웨스트에서 시가(궐련)를 제조하던 쿠바인들은 지금의 이보르시티로 이주했고, 이곳에 본격적인 시가산업이 펼쳐지면서 남미나 이태리 등지의 이민자들이 몰려들어 탬파에도 커뮤니티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지금도 시가 공장과 초기 주택 등 오랜 정취가 벤 이곳은 점차 관광지로 개발되며 다운타운을 오가는 전차가 자리잡게 됐고, 일정 도로에 빽빽히 들어선 술집과 식당들은 밤 유흥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유서 깊은 지역 이미지로 인해 핼로윈을 앞둔 토요일 저녁은 1년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시기이다. 이번 사건 현장에서 수백 명이 모여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 사건 이후 밥 벅혼 전 탬파 시장은 지역에 클럽들이 들어서며 범죄를 부추기고 있다며 역사지로 남겨두어야 한다고 X(옛 트위터)에서 지적했다. 이에 캐스터 현 시장은 이보르 시티의 범죄 발생률은 매우 낮다며, 이번 사건은 두 사람간의 다툼이 발단이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캐스터 시장은 "이제 사람들은 총을 꺼내 쏘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무고한 사람들을 죽일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상처를 준다"라고 말했다.

캐스터는 사건 발생일 오후에 가진 회견에서 "이런 사건이 더 발생하지 않도록 총기법 개정이 필요하다. 우리는 국가적으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라며, "미국인 대다수는 합리적인 총기 해결책을 지지하고 합리적인 규제를 지지한다"라고 말했다. 올해 론 디샌티스 주지사가 서명한 총기법은 일반인이 총기 면허 발급이나 훈련 과정을 밟지 않고도 총기를 구입할 수 있게 했다.

이번 총격 사건은 탬파베이에서 발생한 가장 파괴적인 총기 폭력 사건 중 하나이다. 1년 전 탬파 시내의 한 시가 바와 라운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 2020년 11월 일주일 사이에 발생한 두 건의 탬파 총격 사건으로 인해 3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