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재무 장관, "관리할 수 있는 수준"... 의회, 예산안 통과 난항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미 연방 재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8일 기준 미국의 국가부채가 33조 400억 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3조 달러는 중국, 일본, 독일, 인도, 그리고 영국의 경제를 모두 합산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미국 내 모든 가정이 빠짐없이 매달 1천 달러씩 21년 동안 내야 갚을 수 있는 액수이다.

미국의 국가부채는 최근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정치권의 최대 화두는 국가부채 상향 문제였다. 31조 4천억 달러인 국가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씨름하다가 겨우 상향에 성공했다. 6월 당시 국가부채는 31조 4천억 달러를 돌파한 상황이었다. 이어 곧바로 32조 달러를 넘어선 뒤에 몇 달 지나지 않아 33조 달러까지 넘어선 것이다.

미국의 국가부채가 오는 2040년까지 50조 달러에 달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미국의 국가부채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18일 미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부채에 대한 이자 비용이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책 입안자들이 현 경로를 수정할 수 있는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우려스럽게 보는 시각이 있다. 의회에서 예산안이 제대로 통과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부채 증가 이슈가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의 2023 회계연도는 오는 30일 종료되고, 2024 회계연도가 10월 1일부터 시작된다.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전까지 의회에서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정부가 차질 없이 운영되는데, 민주당과 공화당은 아직 예산안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연방 정부의 필수 업무를 제외한 정부의 기능이 마비되는 '셧다운' 사태가 벌어진다. 이를 막기 위해서 본 예산안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기 전까지 의회가 전년도 수준에서 연방정부의 예산을 임시적으로 편성해 집행하도록 하는 임시지출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의회에서 이마저도 통과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임지지출안 통과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공화당의 강경파 의원 모임인 하원 '프리덤 코커스'가 이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정부의 지출이 너무 방만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지출을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 의원들은 정부의 지출을 2022년 수준인 1조 4천700억 달러 수준으로 줄여야 임시지출안을 통과시키겠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