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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국제] 미국
 
남부국경 가족 단위 밀입국 역대 최다... 8월 한 달 9만여 명
두 달 연속 30%씩 증가... 내년 대선, 이민문제 다시 쟁점 될 듯


▲ 멕시코 티후아나 지방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이에 있는 인공 장벽에서 한 여성이 장벽 너머 누군가와 오랜 시간 대화하고 있다. 여성의 뒷편으로 멕시코 영토 경계비가 있다. ⓒ 오마이뉴스=림수진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지난 8월 미 남부 국경을 불법으로 넘은 ‘가족 단위’ 이주자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 한 달 간 멕시코와 접한 미국 남부 국경을 불법으로 넘다 적발된 가족 단위 이주자가 최소한 9만 1천 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 단위 이민자 수로는 역대 최다 수준이다. 이에 대해 31일 <워싱턴 포스트>는 합법적 이민경로를 늘여 불법 이주자를 줄이려고 했던 조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당혹스러운 결과라며,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민 문제가 다시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가족 단위 불법 이민자 수가 가장 많았던 때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5월이다. 당시 국경을 넘은 뒤 미 국경순찰대에 적발된 가족 단위 이주자 수는 8만 4천여 명이었으나, 지난달에는 이보다 7천 명 가까이 더 늘어나 기록을 세웠다.

남부 국경을 넘는 전체 이주자 수는 한동안 줄었다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지난 5월과 6월에는 불법 월경이 줄었다. 6월에 국경에서 적발된 이민자 수가 10만 명에 못 미쳤으나, 7월 13만여 명을 기록한 데 이어 8월에는 17만 7천 명에 달했다. 두 달 연속 30% 이상 증가한 셈이다.

에린 히터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가 합법적인 이민경로를 확대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등 불법 입국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계절적 추세와 더불어 취약한 이주자들을 노리고 이들의 이주를 부추기는 밀입국 알선업자들로 인해 이주자들이 밀려들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 가족 단위 불법 입국이 많았던 이유는 국경에서 잡히면 바로 추방할 수 있지만 아이들은 풀어주거나 보호시설로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아이들이 딸린 가족은 함께 풀어주는 것을 허용한다.

아이들 딸린 가족의 경우 함께 풀어주는 것을 허용

전임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멕시코 잔류 정책’을 도입해서 미국에서 망명을 신청한 이주자 가족들도 이민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멕시코에 돌아가 기다리도록 했으나 바이든 행정부는 이 정책을 폐기했다. 이에 따라 가족 단위 이주자가 다시 증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명분으로 도입했던 ‘타이틀42’가 지난 5월11일 자정 부로 종료된 이후 더 많은 사람이 국경으로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이에 정부는 무단 월경자를 차단하기 위해 새 망명정책을 도입했다. 미국에 불법 입국하다 적발돼 추방된 사람은 5년 동안 합법적인 입국을 금지했다. 이주자가 망명을 신청하고자 할 경우 미국 국경을 넘기 전에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출시한 스마트폰 앱 ‘CBPOne’을 통해 망명 신청 절차를 진행하도록 했다.

미국 정부는 불법 입국 노력은 차단하고 합법적인 경로는 더 넓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와 니카라과, 쿠바, 아이티 등 4개 국가에서 미국에 오려는 사람들에게 ‘인도적 임시 입국 허가(humanitarian parole)’를 적용했다. 미국에 재정적인 후원자가 있으면 미국에서 2년 간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일할 수 있게 했는데, 이를 통해 월 최대 3만 명을 수용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공화당은 남부 국경에 이민자들이 몰리는 건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정책이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4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인도적 임시 입국 허가’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21개 주가 연대해 이 정책이 위법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며, 지난달 텍사스주 연방법원에서 관련 재판이 시작됐다.

공화당 대선 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남부 국경 문제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과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불법 입국을 차단하기 위해 강경한 이민정책을 시행했고, 남부 국경에 장벽을 세우기도 했다. 다른 공화당 대선 주자들도 대부분 남부 국경 지원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4월 국제전략그룹이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7개 경합주 유권자의 58%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정책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갤럽이 7월에 발표한 설문조사에서는 미국인의 39%가 미 남부 국경이 위기라고 생각하고, 33%는 이를 중대한 문제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성향별로는 공화당 지지자가 민주당 지지자보다 남부 국경 문제를 훨씬 더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올려짐: 2023년 9월 06일, 수 8:4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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