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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족/통일
 
미국-일본에 또 퍼준 한국... 더욱 위험해진 한반도
[한미일 정상회담 분석] 더욱 선명해진 한미일의 '중국 견제'... 대화는 없는 대북 정책

(서울=오마이뉴스) 오태규 기자 = 한국, 미국, 일본의 세 정상이 18일(현지 시각),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한미일 세 정상이 국제회담이나 국제회의의 계기가 아니라, 순수하게 3국간 회담만을 위해 만난 것은 처음입니다.

이런 점에서 '역사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채택한 공동성명 '캠프 데이비드 정신'도, 세 정상이 "3국 간 파트너십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캠프 데이비드에 모였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의 공동성명 이름을 '캠프 데이비드 정신'이라고 붙인 것은, 국제정치에서 캠프 데이비드가 가지고 있는 상징을 다분히 의식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잘 알다시피, 캠프 데이비드는 1943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과 윈스턴 처질 영국 총리가 만나 2차대전의 종전을 논의한 곳입니다. 또한 1978년에는 지미 카터 대통령이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를 이곳으로 초대해, 아랍과 이스라엘 사이의 극적인 평화협정(캠프데이비드협정)을 끌어냈습니다. 한마디로, 캠프 데이비드는 국제외교사에서 '평화'를 상징하는 장소가 됐습니다.

그러면 이번 한미일 3국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은, '평화의 상징, 캠프 데이비드'에 걸맞은 내용일까요? 그 판단은 이번 회담의 결과로 한반도가 더욱 안전해지고 번영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억지에만 치중하고, 대화는 경시한 대북정책


▲ 윤석열 한국 대통령(사진 왼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023년 8월 18일 미국 메릴랜드주 서먼턴 인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국제정치에서 위협의 정도는 '능력'과 '의도'의 곱셈으로 계산합니다. 즉, 상대가 아무리 군사적 능력이 뛰어나도 침략 의도가 없으면 위협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침략 의도가 강해도 능력이 없으면 위협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상대의 위협을 줄이기 위해서는 침략 능력을 견제하는 억지력 강화와 의도를 약화하는 대화와 설득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현명합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번 3국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군사 능력을 크게 억지할 수 있는 성과를 거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세 나라가 연 1회 3국 합동군사훈련 정례화하기로 했고, 연말까지 지난해 11월 프놈펜 3국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한 미사일 정보의 실시간 공유를 실현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외교•군사•안보 보좌관 사이의 개별적인 회담도 연례화하기로 했습니다.

더 나아가 세 나라는 각국의 공통 이익과 안전보장에 영향을 주는 사태에 대해 신속하게 협의한다는 약속도 했습니다. 3국 간의 '준 군사동맹'이라고 부를 만한 약속입니다.

반면, 북한의 의도를 누그러뜨리는 노력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세 나라는 "전제 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례적인 문구를 넣기는 했지만, 양이나 질, 맥락에서 전혀 무게감을 느낄 수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회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대북정책은, '힘에 의한 평화'를 미국과 일본의 적극 지지 속에서 더욱더 강하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북한이 어떻게 반응하고 대응할지 모르지만, '억지와 대화' 중 억지에만 중점을 둔 대북정책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가져올지는 의문입니다.

'중국 겨냥'에 중점을 둔 한미일 3국 군사협력

이번 3국 정상회담의 가장 큰 특징은, 한미일 군사협력을 사실상 공식화하고 행사 범위를 한반도 너머 인도•태평양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로 확대한 것입니다.

세 정상이 이구동성으로 말한 "새로운 시대"의 뜻은 여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공동성명을 보면,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하고 압박하기 위해 맺은 미•영•호동맹(오커스, AUKUS)을 연상하게 합니다. 3국 협력의 지역적 행동 범위가 인도 태평양을 넘어 우크라이나까지 전 세계로 넓어지고, 군사뿐 아니라 공급망•기후위기•사이버•과학기술까지 포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오커스보다도 더욱 진화한 포괄동맹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겁니다.

세 정상은 지난해 11월의 프놈펜 3국 공동성명 때에도 중국과 러시아를 비난했으나,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강도가 더욱 세졌고, 우선순위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3국이 처음으로 한목소리로 중국과 러시아를 비판했던 프놈펜 공동성명 때는, 러시아가 먼저 나오고 중국이 다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캠프 데이비드 공동성명에서는 중국이 러시아보다 훨씬 앞에 나오고, 러시아는 지역 문제 중에서 가장 뒤로 밀렸습니다. 이것만 봐도 이번 회담의 성격이 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 정상은 이번 공동성명에서 중국과 관련해 "남중국해 안에서 중국의 불법 해상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는 행동과 관련해 각자 발표한 입장을 상기하고, 인도•태평양 수역 안 어떤 현상 변경 시도에도 강하게 반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고 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프놈펜 성명 당시에는 없었던 '중국'이라는 나라 이름이 들어간 점입니다.

세 정상은 러시아에 관해서는 "우리는 단합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있다"라면서 "국제질서의 기초를 흔든 러시아의 명분 없고 잔혹한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약속을 재확인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을 용인하면 이런 일이 도미노처럼 세계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으므로 한국과 일본도 동참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과거사' '후쿠시마 오염수' 양보하면서 얻은 건 제로

김태효 대통령안보실 제1차장은 정상회담 전에 3국 정상회담이 열리게 된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꾸준히 축적돼 온 한미일 협력의 모멘텀은 이번 단독 정상회의 개최를 가능하게 한 주요한 요인이 됐습니다. 특히, 지난 3월 윤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12년간 교착되어 온 한일관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아 빠르게 정상화되고 개선돼 온 점, 그리고 이것이 한미일 협력의 중요한 모멘텀을 제공한 것에 대한 평가가 이번 캠프 데이비드 회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쉽게 해석하면, 윤석열 정권이 한일 사이의 최대 갈등이었던 강제동원 문제를 일본의 입맛대로 양보했기 때문에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었다는 말입니다. 일본이 원하는 대로 역사 갈등을 풀고, 이를 높이 평가한 바이든 대통령의 주도로 '한미일 군사동맹의 선언'을 방불케 하는 '캠프 데이비드 정신'이 나온 것이라고 정리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면, 이 선언으로 우리나라는 더욱 안전해지고, 더욱 번영하게 될까요. 이번 3자 정상회담을 계기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이 국내의 최대 관심사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가 거론조차 하지 않은 것이, 많은 것을 말해 줍니다.

일본과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그토록 원하는 한미일 군사협력과 한일 군사협력에 가담하는 '용단'을 내렸으면, 뭔가 얻는 게 있어야 할 텐데, 그런 게 보이지 않습니다. 일방적으로 퍼주기만 했지 얻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일본에 나라의 자존심이 걸린 강제동원 문제도, 국민의 안전과 건강이 걸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도 일방적으로 양보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듣기 좋은 말'뿐입니다. 일본 정부는 사과는커녕 관료가 당당하게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습니다. 또 후쿠시마 오염수는 3자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방류를 강행할 태세입니다. 대일 무역적자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엔 어떻습니까.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국-반러시아 진영에 가담하면서 그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이만저만이 아닌데, 끽소리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속에서 미국은 자기 잇속은 다 챙기고 있습니다.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 호에 따르면,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경제 봉쇄정책의 결과로 중국의 대미 직접 수출은 줄었지만 간접적인 수출은 더욱 늘었다고 합니다. 풍선효과로 중국의 중간재를 가공해 수출하는 나라들의 미국 수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국제사회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라는 말을 굳이 끌어들이지 않더라도, 변동이 심한 국제환경에서 너무 선명하게 한쪽 편에 서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더욱이 윤 정권은, 건국 이래 가장 큰 안보 정책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는 한일 군사동맹을 추구하면서, 국내 여론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사려 깊지 못한 정책 전환으로 나타날 외부의 반발도 걱정이지만, 국내 합의를 도외시한 폭주는 걷잡을 수 없는 저항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3년 8월 27일, 일 9:4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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