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세 이상 노령자 22%, 25세~34세도 20% 차지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0일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자살 건수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미국에서 약 4만950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인구 10만 명 가운데 거의 1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셈이다.

2022년에 앞서 자살률이 가장 높았던 때는 지난 2018년으로 당시 인구 10만 명당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14.2명이었는데, 그때보다 5% 증가했다.

전체 자살 건수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85세 이상의 노령자로, 22%가 조금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75세에서 84세까지의 노령자와 25세에서 34세 사이의 청년이 거의 20%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미국에서의 자살 건수는 과거 꾸준히 늘다가 최근에는 감소했다고 하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미국내 자살 건수는 지난 2000년에서 2018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다 지난 2019년과 2020년 두 해에 걸쳐 자살 건수가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급기야 지난해에는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지난 2021년 미국 내 전체 사망 원인에서 자살로 인한 사망은 11위에 올랐고, 이번 발표를 기준으로 2022년 역시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만성적 간 질환으로 인한 사망에 이은 다음 순위이다. 인플루엔자와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보다는 높은 순위이다.

총기 자살 55%로 가장 많아

한편 미국인의 자살 건수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총기를 사용한 자살 건수의 증가이다. 총기를 사용한 자살 건수는 55%로 과반을 차지했다.

AP 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자살 건수가 증가한 요인 가운데 하나로 총기를 꼽았다. 총기를 사용해서 자살을 시도할 경우 다른 방법보다 실제 목숨을 잃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서 전국적으로 총기 판매가 늘면서 더 많은 가정이 총기를 보유하게 됐고, 이를 이용한 자살 건수가 늘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자살 건수 증가와 관련해 보다 근본적인 자살 원인은 미국 사회 내에 전반적으로 정신 건강 문제가 만연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벡 머시 미국 의무 총감은 10일 성명에서 "정신 건강은 우리 시대 공중보건과 사회적 과제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발표된 수치는 정신 건강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더 확대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CDC가 공개한 자료는 각 주 등에서 제출한 자료를 종합한 것으로 잠정치이다. 최종 자료는 올해 말에 다시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