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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국제] 미국
 
텍사스주, 멕시코 국경 강물에 수중 장벽 설치
멕시코 '조약 위반, 철거해야'... 환경운동가들 "물 흐름 바꿔 홍수 우려"


▲ CNN 방송이 텍사스주와 멕시코 국경을 가르는 리오 그란데 강에 부유식 수중 장벽에 관한 뉴스를 전하고 있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텍사스주가 불법 이민자들의 월경을 막기 위해 멕시코 국경을 가르는 강물에 부유식 수중 장벽을 설치했다. 이에 대해 많은 비판이 나오고 있다.

텍사스 주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가르는 이글패스 지역 리오그란데 강에 약 1천ft(305m) 길이의 부유식 수중 장벽을 설치했다. 강경한 이민 정책을 펼치는 그레그 애벗 주지사는 지난 6월 멕시코에서 강을 건너오는 불법 이주자들의 월경을 막기 위해 수중 장벽을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수중 장벽 외에도 강변 저지대에 가시철조망을 치고 불법으로 월경을 시도하는 이주자를 체포하는 조처를 포함했다.

그런데 멕시코 정부는 물론 미국 정부와 텍사스주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먼저 멕시코 외교부는 지난주(21일) 미국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텍사스주의 수중 장벽 설치는 양국이 국경과 물과 관련해 1944년과 1970년에 맺은 조약의 위반이라며 장벽이 제거되어야 한다고 미국 측에 촉구했다.

당시 조약의 내용은 강이 막히지 않은 상태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알리시아 바르세나 멕시코 외교부 장관은 텍사스주가 설치한 수중 장벽이 강의 물살을 방해한다면 조약 내용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리오그란데 강에 조사팀을 파견해 이 수중 장벽이 멕시코 측 강까지 뻗어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 운동가들은 물살이 수중 장벽을 우회하면서 물의 흐름이 바뀔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톰 본 리오그란데 국제연구센터 공동 설립자에 따르면, 리오그란데 강 건너 멕시코의 피에드라스 네그라스 지역은 텍사스의 이글패스 지역보다 강의 아래쪽에 있어 홍수가 난다면 멕시코 지역이 범람할 가능성이 크다. 텍사스주 정부는 수중 장벽이 환경이나 경관 변화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관한 기록을 공개하기를 거부했다.

연방 법무부는 24일 텍사스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텍사스주가 연방 정부의 승인 없이 장벽을 설치함으로써 연방 법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지난주 법무부는 텍사스주의 수중 장벽 설치가 비인도주의적이며 연방 법을 위반했다고 경고했다. 법무부는 20일 자 서한에서 이 수중 장벽이 리오그란데강 항해와 공공 안전에 위협을 제기한다면서, 이 장벽을 철거하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애벗 주지사는 법무부가 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텍사스는 수중 장벽을 설치해 국경을 수호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오늘날 미국의 지속된 국경 위기에 대한 텍사스주의 전례 없는 대응이라고 밝혔다. 애벗 주지사는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서한을 보내 법무부가 텍사스주의 수중 장벽을 상대로 “소송 위협을 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을 법정에서 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텍사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초래한 국경 지역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의 주권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애벗 주지사는 21일에 이어 24일에도 트위터에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열린 국경 정책’이 불법 이주자들이 목숨을 걸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중 장벽과 가시철조망 설치 이전에도 UN은 오래전부터 미국-멕시코 국경을 악명 높은 육로로 지정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애벗 주지사는 지난 5월에도 코로나 방역 명분으로 도입됐던 ‘타이틀42’ 정책이 종료되자, 텍사스주로 넘어온 이주자들을 민주당 우위 지역으로 보내기도 했다.

수중 장벽이 설치된 이글패스 지역에서 발생한 불법 이주자는 올해 회계연도 기준 약 27만 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불법 이주자 횡단이 많은 곳이다. 다만 작년보다는 불법 이주 건수가 줄었다.
 
 

올려짐: 2023년 7월 25일, 화 1:2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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