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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설교 시대'의 종말
[호산나 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 = "목회자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평생 교회에 다녔던 내가 보기에, '설교의 시대'는 이미 끝났다."

코로나로 대면예배를 드리기 시작했고, 급기야 다신 교회를 나갈 수 있게 되었어도, 더 이상 교회에 가지 않게 된 한 교회에 다니던 사람이 한 말이다. 나는 오늘 아침 이 내용이 포함된 칼럼을 읽었다.

그러면 설교를 멈춘 나는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위의 글 앞부분에서 언급한 것처럼 목사인 나는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물론 내가 지금 설교를 아주 안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매주 수요일 치매노인들과 예배를 드리고 있다. 치매노인들에게 설교란 무슨 의미일까. 그걸 생각하면 역시 나는 설교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맞다.

맞다. 이분이 하는 말은 틀리지 않는다. 그러나 설교의 시대가 끝난 것은 오히려 다행이다. 설교란 그동안 잘못된 그리스도교의 관행이었는지도 모른다. 설교의 시대만 끝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개신교의 설교는 가톨릭의 성체성사에 해당한다. 성체성사 중심의 미사에 대한 반발로 개신교는 설교를 예배의 핵심으로 선택했다. 그러면 개신교의 설교에 해당하는 가톨릭의 성체성사 역시 끝난 것인가. 글을 썼던 칼럼니스트가 가톨릭 신자였다면 똑같이 ‘성체성사의 시대’는 끝났다고 쓰지 않았을까.

맞다. 그동안 예배가 그리스도교 안에서 가지던 절대성이 코로나로 인해 흔들렸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한 제약들이 풀리자마자 교회는 과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돌아가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돌아가지 않는 사람도 생겼다. 결국 그동안 누려왔던 예배의 절대성이 흔들린 것만은 분명하다.

교회는 다시 교회에 나와 예배를 드리지 않게 된 사람들을 믿음을 버린 사람이나 냉담자로 분류할 것이다. 최소한 그런 사람들이 교회로부터 좋은 소리를 듣지는 못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신앙의 위기에 봉착한 것은 틀림없다.

아무리 세상 속에서 들려오는 복음의 메시지를 열심히 찾아 듣는다고 해도 이전에 설교 시대에 행해지던 메시지들을 듣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예배의 순기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최소한 무언가 거룩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교회에 나감으로써 하나님을 인식하려는 의지 자체는 분명히 있었다. 그것 자체를 믿음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믿음의 필요조건 정도는 충분히 되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절대적인 것은 설교가 아니라 하나님이었다. 그동안 목사들은 하나님을 빌미로 자신들의 말에 절대성을 부여했고 교회에 나가는 사람들 역시 그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이 편리했기 때문에 그것을 어느 정도 용인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러한 상태는 힘을 합해 절대성을 상대적으로 만드는 행위였다.

사람들은 열심히 교회에 나가고, 목사들은 열심히 설교를 준비해서 외쳤지만 사실 그것은 키에르케고르가 지적한 대로 뒤뚱거리는 거위들의 무도회였다. 날개를 가진 새로서 창공을 날아야 하는 자유는 땅에서 발을 떼지 못한 거위의 입장에서는 위험한 일일 뿐이다. 그런 그들을 위로하고, 그런 그들에게 땅에서 걷는 것이 전부라는 합리화를 가능하게 해준 것이 바로 설교이며 예배였다는 의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설교의 시대'의 종말을 환영한다. 예배의 중심을 차지하고 오로지 목사의 영역으로 국한되었던 설교는 사라져야 한다. 성서를 읽어보라. 복음은 말로 배우는 것도, 말로 전하는 것도 아니다. 복음은 삶이 되어야 하고 반복해서 보여주어야 하는 본이 되어야 한다.

왜 사람들이 '설교의 시대'가 끝났다고 이야기하고, 교회가 아닌 세상에서 메시지를 듣는 것이 가능하다는 말을 하게 되었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아는가. 복음이 본래 삶이 되어야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성체성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성체성사를 하는 사람들이 그리스도처럼 되어 그리스도를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야 하는 것은 그리스도뿐만이 아니다. 그리스도처럼 되어야 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육신 역시 말씀이 되어야 한다. 세상 사람들은 그리스도를 보고 말씀을 보았다. 마찬가지다. 세상 사람들은 그리스도인들을 보고 말씀을 보아야 한다. 그리스도인들이 반사적으로 말씀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될 때 그 말씀은 복음이 된다.

설교는 그것을 가로막는 완벽한 벽이었다. 성체성사 역시 동일한 것이었다.

한때는 평신도였고, 한때는 목사였고, 중간에 수도사가 되려 했고, 이제야 비로소 그리스도인이 되고자 하는 나는 '설교의 시대'의 종말을 만시지탄으로 받아드린다. 나는 설교의 종말을 환영한다.

말씀은 교회 건물 안에 갇히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콘스탄티누스의 바실리카 성당은 말씀을 건물 안에 가두었다. 그 안에서 성체성사가 말씀을 대치했다. 그리스도교 역사의 모든 일탈은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말씀이 육신을 잃었고, 육신을 잃은 말씀은 말씀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종교개혁은 피상적으로 드러난 결과에 주목했을 뿐 근본적으로 기능을 상실한 말씀을 해방시키지 못했다. 오히려 그들은 설교라는 또 다른 말씀의 대치물을 더했을 뿐이다.

이제 바야흐로 말씀 해방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정말 교묘한 뒤틀림이었다. 아무리 보아도 잘못된 것을 발견할 수 없는 완전한 틀이었다. 나는 그것을 보게 하신 것이 성령이라고 확신한다. 바야흐로 말씀이, 말씀이 되려 한다. 설교가 사라져야 한다. 성체성사가 사라져야 한다.

그것이 사라지지 않으면 그리스도교가 할 수 있는 최상의 결과물은 공동선이다. 그러나 말씀이 육신(그리스도인들)이 되어 세상에 거하게 되면 공동선이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가 이루어진다.

왜 하나님의 정의가 공동선이라는 인본주의적 단어로 바뀐 줄 아는가. 그것은 콘스탄티누스가 로마의 재정으로 빈민구제소를 설치 운영했을 때 이루어진 일이다. 로마의 재정(돈)으로 하는 일은 하나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어리석은 인간들은 그 일을 하면서 만족했다. 그것이 하나님을 망각한 행위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 로마의 빈민구제소는 로마와 황제(맘몬)의 영광을 드러낸 것일 뿐이다.

그리스도인들이 말씀이 되면 하나님의 정의가 드러난다. 그렇게 드러난 하나님의 정의가 바로 거룩함이다.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고 미사를 드리는 것이 거룩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이 말씀이 되어 세상을 변화시킬 때 임하는 하나님 나라와 하나님의 정의가 진정한 거룩함이다.

나는 내가 지금 하는 말이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에게 황당하게 들릴 것을 안다. 하지만 내가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좇았을 때 주님은 그런 나를 지금의 깨달음에 이르게 하셨다. 참으로 오래고 혹독한 세월이었다. 그러나 그 시간은 말씀이 내 육신이 되는데 필요한 시간이었고,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남아 있지만 그것은 내 연약함이 되어 성령이 머무실 공간이 되었다.

목회자로서 나는 '설교의 시대'의 종말을 쌍수로 환영한다. 아니 온 몸과 마음으로 고대한다. '설교의 시대'는 다시 '말씀의 시대'가 되어야 한다.
 
 

올려짐: 2022년 7월 25일, 월 3:5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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