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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성장이 아닌, 그리스도를 본받는 교회
[호산나 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 = 최근 한 교회의 담임목사가 되신 아는 목사님이 목회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본인이 직접 노방전도에 나서고, 그동안 축적된 경험을 토대로 유투브도 한다. 교인들은 예배 때마다 회개하고 눈물을 흘리고 외부에서 헌금을 보내올 정도로, 그리스도교가 비난을 받고 있는 이 시대에 희망의 등불이 되고 있다.

거의 매주, 안 나왔던 교인들이 참석하는 것은 물론 새 교인들이 등록을 하고 그때마다 이 목사님은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여 눈물을 흘린다. 다른 교회들에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청년부가 다시 예배를 드리기 시작하고, 중고등부와 주일학교도 태동하고 있다. 그것도 정말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지고 있다. 신실하다는 소문이 난 목사님들이 방문하여 한 달에 한 번 집회를 인도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그런 모습을 보며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흔쾌히 축하한다는 말을 할 수가 없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나도 싫다.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축하하고 함께 기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느냐는 생각이 들 것이다. 오늘날 그리스도교의 시선으로는 잘못된 것이 거의 없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 관점으로 바라보면 그런 교회는 아무리 커지고 교인들이 많아져도 하나님 나라인 교회가 될 수 없다.

그러니까 구원이 예수의 목표였다면 그런 성장과 활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예수의 목표는 구원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건설이며 아버지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것이다. 오늘날 그리스도인의 시선으로는 그게 그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아니다. 절대로 아니다. 그 교회의 성장과 활기는 기업들이 망해갈 때 투자를 확대하여 돈을 많이 버는 현상과 비슷하다. 다시 말해 성장과 성공을 향해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 나라는 결코 성장과 성공을 지향하지 않는다. 성장은 생명의 역사로 드러나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성공은 오히려 내려와야 할 위험한 자리이다. 사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에게 이런 것을 설명하기가 여간 난감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다시 그리스도교가 본의 종교임을 언급하고 싶다. 바울은 그리스도를 본받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는 다른 그리스도인들에게 자신을 본받으라 말한다. 그리고 나아가 자신을 본받은 사람들을 보고 그 사람들을 본받으라고 말한다. 그 결과가 무엇인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를 닮는(그리스도처럼 되는) 것이다.

교회는 그렇게 본의 릴레이를 통해 성장하고 성숙한다. 그런데 본을 보여 본을 받는 사람이 본을 보이는 사람과 같아지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얼마나 시간이 많이 걸리는가. 하지만 그리스도교의 성장과 복음의 전파는 이 방식 외엔 없다. 다른 방식은 그리스도교의 본질을 훼손하거나 무너뜨릴 뿐이다.

그것을 처음 시도한 사람이 아우구스티누스였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초기 그리스도교의 전통인 인내를 이어받지 못했다. 그의 조급성이 그것을 기다리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힘과 영향력들을 끌어들였다. 그는 각 지방의 유력자들을 포섭하고, 때론 뇌물까지 주어가며 자신이 원하는 것과 원하는 방향으로 모든 것을 이끌고자 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인간의 노력으로 건설되는 교회가 등장했고, 복음전파를 위해 국가의 힘은 물론 돈과 권력과 각종 수단들이 동원되기 시작했다. 물론 콘스탄티누스가 그 물꼬를 튼 이후의 일이다. 그리고 명석한 아우구스티누스는 성서의 구슬을 꿰기 시작했다. 자신의 방식과 의도대로 신학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 결과 그리스도교 안에서 성령의 역사는 사라지고 말았다. 이것이 단정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이 힘과 영향력으로 일하는 곳에서 성령은 무의미해진다. 그리고 이것이 그리스도교 역사의 주된 흐름이 되었다.

멀리 떨어진 곳의 이야기를 한 것 같지만 오늘날 목회를 너무도 잘 하는 위 교회의 목사님이 하고 있는 일이 바로 인간의 힘과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나는 그분이 앞으로 그분이 가장 존경하는 목사님의 뒤를 이을 것이라고 예견할 수 있다.

그분을 포함한 우리 시대의 가장 존경을 받는 소위 말하는 복음주의 4인방이라는 목사님들을 보라. 그분들의 성공은 그분들을 위대한 인물로 만들었다. 그분들은 힘과 영향력으로 위대한 발자취를 남겼다. 그런데 그렇게 커진 그분들은 결국 하나님 나라와는 상관이 없는 분들이 되셨다. 그래서 윤석렬을 지지하고 큰 목사님들이라는 그룹을 그리스도교 안에 만들어냈다. 얼마나 많은 목사들과 목사후보생들이 그분들과 같이 큰 목사들이 되려고 하는가. 그들은 조용기 목사와 달리 복음적이라는 명성까지 얻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걸음 물러나 하나님 나라의 관점으로 그분들이 하신 일들을 보라. 그분들은 영혼을 구원하는 일에, 그것도 많이 구원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것이 하나님 나라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그런 사람들이 죽은 후에 합류하는 하나님 나라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하나님 나라는 부자들이 들어갈 수 없는 나라이다. 부자들이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부가 그의 자아를 부풀리기 때문이다. 그 반대가 되어야 한다. 자기를 부인하고 바늘귀를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작아져야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

그분들이 성공한 교회에 나가는 분들을 보라. 큰 목사님들이 되신 자신의 교회 목사님들과 마찬가지로 자아가 커졌다. 물론 그들은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 그것이 무슨 문제인지도 인식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보자. 사랑의교회가 커지자 그 교회 목사님은 가난한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게 된다는 사실을 보았다. 그 모습을 보고 그 목사님은 눈물을 흘렸다. 나는 이것이 마치 한 장의 스틸 컷과 같다고 생각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떠나야 하는 교회가 교회일 수 있는가.

미안하지만 없다. 나는 목회를 잘 하고 계시는 위의 목사님이 향해 가고 있는 곳이 바로 이런 교회라고 생각한다.

본으로 성장하는 교회는 더딜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교회가 성장할수록 본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성공한 목사님은 영웅이 되고, 그리스도는 영웅에 가려 본의 지위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그리스도를 본받는 사람은 성공한 목사님의 몫이고 그 교회 신자들은 성공한 목사님의 설교를 감상하거나, 자랑하는 것, 그 목사님을 잘 모시는 것, 혹은 그 목사님이 원하는 목표들(그리스도와 하나님 나라가 아니라)을 위해 헌신하고 재원을 마련하는 평신도들로 굳어질 것이다. 게다가 본이 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성공한 목사님도 그리스도처럼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처럼 되신다.

그리스도께서 세우시는 교회 안에는 평신도와 성직자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 그렇게 되면 평신도들은 영원히 그리스도를 닮은 그리스도인이 될 수 없다. 그 첫 번째 이유는 평신도들은 구경꾼들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성직자들이 평신도들이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을 금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이해할 수 있어야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하는 말의 의미를 각자 고민하고 깨달음에 이를 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지금 딴죽을 걸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교는 이천 년 동안 풀 수 없는 실타래처럼 엉켰다. 그것을 풀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래서 엉킨 실타래를 버리고 새로운 실을 짜야 한다. 그리스도교 역사 속에서 그렇게 새롭게 실을 짜는 남은 자들을 발견하는 것은 그래서 은혜이다.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사람인 것과 같이, 여러분은 나를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여기서 말하는 그리스도가 궁금하신 분은 빌립보서 2장과 산상수훈을 묵상하십시오)
 
 

올려짐: 2022년 5월 30일, 월 9:41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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