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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경제
 
배은심 추모한 윤석열은 박근혜보다 못하다
[取중眞담] '멸공'의 역사적 의미 잊은 국민의힘의 오만함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인스타그램 게시물 ⓒ 윤석열 후보 인스타그램

(서울=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 = 요즘에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내가 군대에 가서 제일 먼저 배웠던 군가는 '멸공(滅共)의 횃불'이었다. 제목만 들어도 코웃음이 났다. 당시에는 노무현 정부였고, 더군다나 입대한 그해 10월에는 남북정상회담까지 했는데 멸공이라니. 아무튼 '반공(反共)'이라는 말은 종종 접했지만, 멸공이라는 말을 실제로 접하게 된 것은 그때가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최근 때아닌 멸공 타령에 어안이 벙벙하다. 5.16 쿠데타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내세운 제1공약이 '반공을 국시(國是)의 제일의(第一義)로 삼고...'였으며, 더불어 '멸공'과 '승공'(滅共)이 함께 군사독재정권 시대 내내 쓰인 것을 생각하면 대체 언제적 단어인가 싶다. 구소련의 멸망, 중국의 시장경제 도입 이후 '공산주의'는 더 이상 대립하거나 적대해야 하는 이데올로기 혹은 '상징'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지도 못하다. 심지어 북한 헌법에서도 이제 '공산주의'라는 말은 찾아볼 수 없다. 무엇보다 <사랑의 불시착> 같은 드라마와 <모가디슈>같은 영화가 나오는 시점에서 더 이상 무언가를 멸하겠다는 전쟁 태세로 살아가는 국민들은 없어 보인다.

때문에 멸공이라는 말은 시대착오적인 태극기부대의 팻말에서나 볼 수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얼마 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멸공'이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내뱉고 있는 걸 보면서 깜짝 놀랐다. 초국적 대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 '멸공 쓸 자유를 달라'고 외치는 걸 보면서, 우려되는 지점이 많았다. 신세계 혹은 신세계의 하청업체로 일하는 누군가에게는 사상에 대한 압박이 되진 않을지, 또 '오너 리스크'로 이어져서 누군가의 노력을 무위로 만들지는 않을지 등등.

국민의힘은 왜 정용진의 '기행'에 동참했나


▲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인스타그램 스토리. 멸치와 콩을 먹는 사진을 올렸다. ⓒ 최재형 인스타그램 스토리

하지만 여기까지는 '재벌 총수의 SNS 기행' 수준으로 넘어갈 수 있다. 문제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화답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이마트에서 쇼핑하는 사진을 올리고, 해시태그로 '#달걀 #파 #멸치 #콩'이라고 덧붙였다. 달걀+파는 문재인 대통령 강성 지지자 그룹을 뜻하는 '문파'이며, 멸치+콩은 '멸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심지어 윤석열 캠프가 운영하는 'AI 윤석열'은 "이마트에서 장을 잘 봤느냐"고 묻자 "오늘은 달걀, 파, 멸치, 콩을 샀다. 달파멸콩"이라고 답하면서 심증을 굳히게 만들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인스타그램에 이마트에서 멸치와 콩과 자유시간을 샀다며 대놓고 '멸콩! 자유!'라고 썼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멸치와 콩자반 반찬을 먹는 사진을 올렸고, 김연주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오늘은 이마ㅇ에서 장을 봤다. 달걀, 파, 멸치, 콩 달파멸콩"이라고 말하는 영상을 올렸고, 김병욱 의원은 "나도 공산당이 싫어요! 멸공!"이라고 적기까지 했다.

멸치와 콩을 사거나 먹으면서 '멸공'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을, 일종의 놀이로 만든 셈이다. 일각에서는 '멸콩 챌린지'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런데 무엇을 위한 '챌린지'인지 알 수가 없다. 정용진 부회장은 정부나 민주당을 직접적으로 공격한 것도 아니다. 최근의 '마트 방역패스'에 대한 우회적 비판과도 거리가 멀다. 그런데 그의 의견에 동의한답시고 '멸공'을 같이 외치고, 앞에는 '문파'까지 덧붙였다. 보수우파의 여론 집결을 위한 방식일까? 아니면 SNS를 활용한 '젊은 감각' 뽐내기 위한 그들만의 '놀이'인 것일까?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이다.

그러나 비웃고 넘길 만한 일은 아닌것 같다. '멸공'이라는 구호에 담겨있는 '반공 이데올로기'는 한국에서 일어난 국가폭력의 가해자들이 내세운 명분이자 근거였다. 광복 이후 수많은 제주도민들을 학살한 서북청년단이 내세운 가치는 '애국'과 '멸공'이었다. 인혁당 사건, 수많은 간첩 조작 사건, 5.18 민주화항쟁에 대한 탄압 등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뤄졌다. 쿠데타와 유신 개헌 등을 통해 무단으로 정권을 획득한 세력은 정통성이 없었고, 그들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북한의 위협을 과장하고 조작하면서 저항세력을 무력화했던 것이다.

이처럼 독재정권의 통치 기반은 정치적인 저항을 모조리 '멸공' '반공'이라는 기치 하에 통제함으로써 만들어졌다는 것을 감안할 때, 한국에서 '멸공'이라는 말이 가지는 함의는 단순하지 않다. 북한이나 중국의 정치 체제를 비판하는 단어나 수사는 너무나 많다. 그럼에도 박정희·전두환 시대에 사용하던 멸공이라는 말을 어떠한 문제의식도 없이 쓰는 정치인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공산주의 내지는 공산화를 멸한다는 이유로, 우리 국민을 억압하고 죽였던 독재자들의 통치를 정당화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멸공'을 말한 이들은 그런 의도가 없다고 할 테지만, 그 말에서 파생된 수많은 역사적 사실들을 모르거나 잊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정치인으로서 자격 미달이다.

'멸공 챌린지'하며 배은심 선생 추모한 윤석열... 차라리 박근혜가 낫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SNS ⓒ 윤석열 후보 인스타그램

지난 9일 배은심 선생님이 세상을 떠났다. 이한열 열사와 박종철 열사가 사망하기 전에, 군사정권은 운동권 학생들을 강력하게 탄압했다. 대표적인 게 86년 건국대 점거 농성사건에서 1290명의 학생을 구속한 사건이다. 당시 대학생들은 직선제 개헌과 군사독재 타도를 외쳤지만, 검찰은 이들을 '공산혁명분자'로 매도하고, 당시 강민창 치안본부장은 이를 "적화통일전략의 1단계를 넘어선 '반국가적 책동'"이라고까지 말했다. 정권에 위협이 되는 대학생들의 시위에 '친북' '공산혁명' '빨갱이' 딱지를 붙이고, 수사와 진압을 강화했던 당시의 분위기가 결국 두 청년의 목숨을 앗아가는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배은심 선생님은 2018년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정부는 민주화운동으로 인한 사망자들을 좌경, 용공, 빨갱이로 취급했다. 유족들도 감시당했다. 다른 사람들이 저희(유가협)를 만나기조차 꺼려했다. (...) 유가협 회원의 형제들이 '자식 죽었으면 그만이지, 가족까지 망치려고 하느냐' 그러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배은심 선생님을 비롯한 민주화운동 사망자의 유가족들이 얼마나 '색깔론'에 시달렸으며, 자식의 명예회복을 위해 계속 싸울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과 공산주의의 존재는 독재정권에겐 '공포정치'를 위한 편리한 채찍이었고, 국민 개인에게는 절대로 인생에서 얽히면 안 되는 '올가미'와도 같았다. 그저 과거의 일도 아니다. 보수정권 때는 세월호 유가족도, 용산 참사 피해자들도 전부 '빨갱이'가 됐다. 그들의 손을 잡고 위로해주고, 함께 싸워준 것이 배은심 선생님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은 지난 9일 배은심 선생님을 추모했다. 윤 후보는 "'다시는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고 고통받는 가족들이 생기지 않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는 이한열 열사와 배은심 여사님의 그 뜻, 이제 저희가 이어가겠습니다"라고 밝혔다.

하루 전에 멸공을 이야기하던 사람들이 배은심 선생님의 뜻을 이어가겠다고 하니 참 뻔뻔하다는 생각이 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2년 8월 대선 후보 자격으로 전태일 재단에 찾아갔을 때, 사람들은 "진정성 없다" "철면피다"라고 욕했다. 그런데 윤 후보와 지금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처럼 최소한의 용기도 낼 생각조차 없어 보인다. 본인들이 속한 정당이 어떤 역사적 과오를 저질렀는지도 모르는 채 멸치와 콩을 들고 낄낄대는 모습을 보면서, 누군가에게는 세상이 참 쉽다는 것을 실감한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2년 1월 10일, 월 8:4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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