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eeklyfl.com :: [북미주 자동차 여행기] 이제, 새처럼 훨훨 날아보자! (5)

[북미주 자동차 여행기] 이제, 새처럼 훨훨 날아보자! (5) [print]

브로드 웨이서 '팬톰 오브 오페라'를 보며 춘향전을 떠올리다

(지난호에서 이어짐) 1626년 최초의 주지사 피터 미누이트가 인디언들에게24달러치 싸구려 장신구를 주고 맨하탄 섬을 샀다는 유명한 에피소드는 이곳을 방문할 때 마다 듣는 단골 메뉴이다.

1886년 프랑스에서 도착한 자유의 여신상은 수 세대에 걸친 이민자들의 관문으로 도시의 상징이 되었다. 20세기 초 높이 치솟은 마천루들이 맨하탄에 급작스럽게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뉴욕은 초강국 미국의 실질적인 수도이자 세계경제와 문화의 중심지로 발전했던 것이다.

우리는 메트로폴리탄의 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팬톰 오브 오페라' (Phantom Opera·오페라의 유령)를 감상하기로 했다.

팬톰 오브 오페라는 이곳에서 일년내내 공연되고 있다. 세계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뮤지컬이나 연극을 볼 수 있는 곳도 바로 뉴욕이다. 유럽의 클래식이라는 토양에 재즈와 부르스라는 뿌리를 가진 팝송 음악가는 물론이고 클래식 분야에서도 세계 최상급의 오케스트라를 갖고 있는 곳도 뉴욕이다.

뉴욕에서 다시 본 '팬톰 오브 오페라'

우리는 8년전에 탬파 퍼포밍 아트 센터 에서 아내의 등살에 떠밀려 팬텀 오브 오페라를 본 일이 있다. 이번에는 뉴욕 브로드웨이까지 왔으니 금강산 식당에서 여행중에 굶주렸던 영양 보충도 하고 오페라 한 편 감상하고 가는 것도 여행의 추억에 남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입장권이었다. 적어도 입장권을 사려면 최소한 두달전에 구입해야 하는 데 택도 없이 불가능한 일이었다.

식당에서 입수한 어떤 사람의 정보에 따르면 낮시간에 한하여 공연 시작 두시간 전부터 매표소에서 기다리면 취소된 표를 입수할 수 도 있다는 말을 듣고 한시간 정도 기다렸다. 운이 좋았던지 입장권 두장을 얻을 수가 있었다.

8년전에 보았을 때는 내용도 잘 모르고 관람했지만 오늘은 두번째 이기 때문에 오페라의 내용과 음악을 제대로 들을 수가 있었다.

무대가 바뀌고 장면이 바뀔 때마다 팬톰과 크리스틴의 애절한 사랑표현은 음악과 함께 보는이의 가슴을 애절하게 했다. 정말 사랑에 도취되면 그렇게 될까 싶은 생각과 두개의 사랑을 동시에 하고 있는 크리스틴을 보면서 한국판 오페라 춘향전에서 이도령과 성춘향의 사랑을 떠올리기도 했다.

뉴욕에서 최고 수준 연예인 이면 세계에서도 최고수준으로 손꼽히는 배우들이 아닌가. 그들이 펼치는 연기를 감상하면서 3시간 반 동안의 아쉬움을 남긴채 극장문을 나와야만 했다.

이곳은 두번째의 관광지였기에 첫번째 왔을 때 본 곳은 생략하고 이번에는 그때 보지 못했던 소호와 그리니치 빌리지를 보기로 했다. 첫번째는 사흘동안 록펠러 센터, 카네기홀, 타임스 스퀘어 공립 도서관 엠파이어 스체이트 빌딩, 트럼프 타워, 세인트패트릭 성당, 그리고 크라이슬러 빌딩, 유엔본부, 세계무역센터, 월스트리트, 자유의 여신상, 브루클린 다리와 차이나 타운, 센트럴 파크, 콜럼비아 대학, 성요한 성당, 현대미술관, 자연사 박물관 등을 보았으나 일정상 몇곳을 생략하고 말았다.

뉴욕 예술의 중심지 '소호'를 가다

소호(SoHo)는 사우스오브 휴스톤(South of Houston)의 머릿글자를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소호는 이름 그대로 뉴욕 예술의 중심지일 뿐 아니라 주철 건축양식이 남아 있는 역사 보존 지정지역이다. 주철양식은 두꺼운 벽 대신 철괴를 사용한 공법이며 이 기술로 인해 창문을 위한 공간이 더 넓어 졌으며 겉면에 장식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건축가들은 바로크 양식의 난간이나 르네상스 식 기둥 등으로 소호의 공장들을 화려하게 꾸몄는데, 특히 브룸 스트리트와 브로드웨이 북동쪽에 있는 해프워트 빌딩은 극치를 이루고 있었다.

당일 마지막 행선지인 그리니치 빌리지로 발검음을 향했다. 오프 브로드웨이의 극장과 멋진 카페 등 밤이 깊어 갈 수록 활기를 띠는 곳이 바로 그리니치 빌리지 였다. 한때 유명 작가와 화가들이 몰려들어 예술가의 거리로 이름을 떨쳤던 이 곳은 이후 소호에게 자리를 내주고 고급 부티끄와 쇼핑 가게들이 즐비한 상업거리로 바뀌었다고 한다.

화려하고 독특한 상점들이 많아 거리에는 볼거리가 많았고 미드타운과 업타운의 고급 상점들과는 달리 어느곳이라도 반바지 차림의 가벼운 복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으므로 늦은 저녁시간으로 간단한 식사를 부담없이 할 수 있었다. 뉴욕에는 어느 식당을 불문하고 먹고 나면 뒷맛이 씁쓸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몇년전 그때와 크게 다르고 아쉬웠던 점을 느꼈다면 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뉴욕의 어느곳에서든지 눈에 보이는 우뚝솟은 무역센터가 아니었던가. 마치 뉴욕의 앞니가 빠진 격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날 밤은 전에 와서 한 번 이용했던 브로드웨이 크라운 플라자 호텔을 찾아 갔다. 뮤지컬 중심의 브로드 웨이는 빛나는 네온으로 채색된 이 극장가에는 수많은 드라마가 존재하고 있다.

어두워질 무렵이면 멋지게 차려입은 신사 숙녀들이 활보하며 극장안으로 들어가고 그 주변에는 약 4만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무대에 서기를 기대하며 꿈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

어제밤에는 좀 후진 곳에서 밤을 보냈으니 오늘은 멋진 호텔에서 지난날의 추억을 회상해 보면서 블랙와인도 한 잔씩 마시며 편안한 마음으로 단잠을 청하였다. / 신동주 (탬파 거주 동포) (다음 호에 계속)
올려짐: 2005년 11월 21일, 월 9:3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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