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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국제] 미국
 
"하나님은 백신을 원하지 않으신다"... 신앙때문에 백신 거부하는 사람들
[코로나 브리핑 제61회] 팬데믹 세상의 또다른 갈등, 대안 마련에 분주한 기업들


▲ 미국내에서 직장에서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신앙을 이유로 백신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종교적 이유로 반 백신 시위 장면들을 모아 놓은 위키피디어 ⓒ 위키피디어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현재 미국내 교회들은 '일요일 교회 출석자들'에게 코로나 백신에 대한 종교적 면제 양식을 제공하고 있다. 일부 교회는 생면 부지의 사람들에게 조차 면제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신자들 가운데는 연방정부의 백신 의무화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에 나서기도 하고 법적 투쟁을 벌이는 측도 있다. 직장에서는 어려움을 당하고 일반적인 시선이 곱지 않은데도 이들이 백신접종을 거부하는 이유는 뭘까.

NASA의 로켓 엔진 시험장인 미시시피의 스테니스 우주 센터(Stennis Space Center)에서 18년 동안 일해왔다는 킴벌리 로이젤이란 여성은 최근 미시시피 <선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것(백신)을 내 몸 안에 넣는 것이 옳지 않다고 믿는다"라면서 "그 문제를 놓고 기도했는데, 하나님은 그것을 원하지 않으셨다"라고 당당하게 주장했다.

로이젤을 포함한 우주센터의 연방 계약직 직원들은 12월 8일까지 백신접종을 완료하지 않으면 면직을 당할 처지에 있다. 로이젤 처럼 일과가 끝난 후 연방정부의 코로나 백신 의무화에 반대 시위에 나서고 있는 사람들은 줄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 백신접종과 관련하여 종교적 면제를 주장해온 사례들이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이 아니다.

지난 2018년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일부 지역의 부모들은 홍역 예방접종을 피하기 위해 집단적으로 종교적 면제를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의사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잘못된 정보의 확산으로 백신접종을 망설이게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이에 따라 백신을 면제받는 사례가 크게 증가했다.

이번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100명 이상의 직원을 둔 회사들에게 내년 1월 4일부터 백신 테스트를 의무화 하는 정책을 시행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종교적 면제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연방 당국과 법률 전문가들의 입장을 중심으로 우선 '종교적 면제'란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시애틀의 유명 로펌 '퍼킨스 코이'의 노동 및 고용 변호사들은 1964년에 제정된 민권법 제7조에 따라 "백신접종이 성실하게 지켜온 종교적 신념, 관행, 또는 준수와 충돌할 경우" 근로자들이 직업 요건에 대한 예외를 요청할 수 있다고 말한다.


▲ 플로리다주 올랜도시 소재 에지워터하이스쿨 입구 전광판에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올라있다. ⓒ 코리아위클리

'종교적 믿음'이란?

우선 '진정성을 갖는 종교적 믿음'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퍼킨스 코이는 '종교적 믿음'이란 전형적으로 삶, 목적, 죽음, 우주에서 인류의 위치, 옳고 그름에 대한 궁극적인 생각에 관한 것이며 도덕적 또는 윤리적 신념체계를 반영한다고 정의한다. 이 경우 '종교'는 전통적이고 조직적인 종교뿐만 아니라 특정 종파에 속하지 않거나 새롭고 흔하지 않은 종교적 믿음도 포함한다.

어떤 종교는 한 명의 추종자만 존재할 수도 있고, 외부세계에 때로 비논리적이고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여전히 민권법 제7조에 의해 보호받는다. 민권법 제7조는 고의적인 차별뿐만 아니라 인종, 피부색, 출신 국가, 종교 또는 성별을 이유로 개인을 차별하는 관행을 금지한다.

그러나 퍼킨스 코이에 따르면, '종교적 믿음'과는 달리 '개인적,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믿음'에는 의문점이 많다. 이같은 '믿음'은 직원들이 백신 테스트 절차가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믿는 사적인 '견해' 불과한 것으로, 예방접종에 대한 두려움에서 나왔기에 면제를 위한 근거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퍼킨스 코이는 "단순히 무언가에 대해 열정을 느낀다는 것만으로 누군가의 삶에 종교적 지위를 주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백신 제조 과정에 '태아 세포' 사용?

댈러스, 샬롯, 내쉬빌 등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국립 로펌 '브래들리'에 따르면, 대부분의 주요 종교 지도자들과 단체들은 코로나 백신접종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크리스찬 사이언티스트와 같은 일부 종교 단체들은 대체로 백신을 반대해 왔지만 현재 유행하는 코로나 백신에 대해서는 개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톨릭 교회의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 또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공익을 증진시키는 간단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교황의 이러한 입장은 '주사액이 태아세포의 왜곡을 수반한다'는 기존의 가톨릭 신념에 비춰봐도 상당히 전향적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입장에도 불구하고 종교인의 항거 논리도 만만치 않다.

스테니스 우주센터에서 백신접종을 거부해온 칩 엘리스는 <선 헤럴드>에 자신이 종교적 면제에 대한 요청을 제출한 이유 중 하나가 '믿음'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신앙고백'을 조금더 들어보기로 하자.

"나에게 (태아세포와 관련한) 백신접종은 중대한 종교적 배신이다. 그것은 내게 죄악이다. 신은 낙태가 살인과 같다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아기들은 신의 형상대로 만들어졌다. 백신 접종에 참여하는 것은 그러한 행위에 참여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코로나19 백신 중 어떤 것도 낙태된 태아 세포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일부에서는 존슨 앤 존슨의 백신개발 과정에 의혹을 제기한다.

존슨 앤 존슨 백신의 개발은 PER.C6라고 불리는 특정 세포주(cell line, 체외 배양세포)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맥클래치 뉴스>에 따르면 이 세포주는 1985년에 낙태된 18주 된 태아의 망막 세포로부터 복제된 세포 그룹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태아 세포주는 "최근 낙태에서 추출된 것이 아니며, 원래의 태아 세포에서 수 천 번 제거된 것"이라고 한다. 완성된 존슨 앤 존슨 백신이 태아 조직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의혹'이 계속되자 뉴올리언스 대교구는 지난 3월 가톨릭 신자들에게 존슨 앤 존슨의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반면 교구 지도자들은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 백신 사용을 승인했다.

고용주들의 고민, '진짜 신자' 가려내기

미 연방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는 백신면제를 요청한 종업원의 종교적 진정성을 판별하는 방식은 그들의 종교적 신념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주는 "특정 신념의 종교적 성격이나 진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객관적 근거"가 있다면 이에 대한 정보를 제출하도록 종업원에게 요청할 수 있다.

EEOC에 따르면, 종업원의 믿음의 진실성은 주로 직원 개개인의 신뢰도에 달려있다. 직원의 종교적 믿음은 "자신이 공언하는 신념과 일치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느냐" 여부를 보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테스트 하는 기업도 있다.

아칸소주 콘웨이 지역 보건 시스템의 수십 명의 직원들이 태아 세포를 언급하면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종교적 면제를 신청하자, CEO는 연구 개발 단계에서 태아 세포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약품 목록을 그들에게 보내고, 그 약품들 가운데 어떤 것도 사용하지 않겠다는 서류에 서명하도록 요구했다. 그 목록에는 타이레놀, 모트린, 툼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면서 CEO는 "만약 그들의 신념에 일관성이 있다면, 코로나 백신 외에 다른 것들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애틀랜타의 노동 및 고용 로펌 '피셔 필립스'는 "고용주는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정도로 종업원의 종교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할 수 없는 한 종업원의 믿음이 진실하다고 가정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동시에 "종업원이 백신접종에 반하는 신념을 가졌다면 언제부터 그같은 신념을 갖게 되었는지, 언제 온라인에서 발견한 '교회'로부터 '종교 증명서'를 취득했는지도 알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종업원의 종교적 신념에 대해 무조건 '의심'을 가져서도 안 되지만 무작정 인정해서도 안 된다는 권고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롯의 한 목사는 지난 8월 <샬롯 옵저버>와의 인터뷰에서 "백신접종 의무화는 비열한 짓"이라면서 "직장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맞도록 요청을 받는 신도들을 위해 기꺼이 종교적 증명서를 써주겠다"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고용법률 변호사 션 허만은 <옵자버>에 이같은 종교 증명서가 "효과가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 미국의 민권법 제7조는 신실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신앙적 이유로 백신접종을 거부할 경우 고용주는 다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사진은 민권법 제7조를 소개하는 ABC 방송. ⓒ abc10.com

직장에서 '종교 증명서'의 효력은?

그렇다면 실제 고용현장에서 '종교 증명서'가 어느 선에서 통용되고 어떻게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일단 기업들은 백신접종과 관련한 종교적 면제를 요구하는 직원들에게 증빙 서류를 요구할 수 있다.

국립 로펌 '베너블 LLP'에 따르면, 기업주는 종업원들에게 자신들의 신념을 보여줄 수 있는 종교적 교리와 그것을 따르는 방법을 설명하는 진술서를 요구할 수 있다. 이 진술서에는 종교적 자료 또는 종교적 실천 습관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를 가진 제3자 (예: 목사)의 진술을 포함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일단 기업주가 종교적 면제를 승인한다면, 직원의 (종교적) 신념에 걸맞는 편의를 어떻게 어떤 형태로 제공할 것인지 밝힐 의무가 있다. 민권법 제7조 하에서 고용주는 "정당한 어려움"이 없을 경우 종업원에게 합리적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합리적 편의'에는 종업원이 정기적인 코로나바이러스 테스트 증거를 제출토록 하거나, 직장내 마스크 착용에 동의하거나, 재배치되거나, '임시 휴직'에 동의하는 것도 포함된다.

그러나 고용주가 한 종업원의 종교적 편의에 대한 요청을 받아들인다고 해서 모든 요청을 허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EEOC는 말한다. 각각의 요청은 사례별로 검토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종교적 편의'가 직장 안전을 해치고, 다른 직업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거나, 동료들이 잠재적으로 위험하거나, 편의를 제공받은 직원의 몫을 다른 사람이 떠맡게 하는 '편의 제공'은 안 된다는 것이다.

EEOC에 따르면 한 개 이상의 편의 제공이 종교적 갈등을 없애는 데 효과적일 경우, 고용주는 종업원의 선호도를 고려해야 하지만 반드시 종업원이 선호하는 합리적 편의를 제공할 의무는 없다.

로펌 피셔 필립스에 따르면, 일부 고용주들은 근로자들에게 여러 개의 대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도 있다. 만약 종업원이 모든 대안들을 거절한다면, 고용주는 그들을 무급 휴가에 처하거나 면직할 수 있다.
 
 

올려짐: 2021년 11월 09일, 화 1:3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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