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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경제
 
"확진자 3천명 돌파 최악?... 위드 코로나 1만명 대응 가능"
전문가들이 말하는 '위드 코로나' 조건 세 가지...확진자 방역 탈피, 의료체계정비, 국민소통 강화

(서울=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 = "위드 코로나는 우리가 어느 정도의 확진자까지 수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김윤 서울대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교수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의 핵심은 백신 접종을 통해 위중증률과 치명률(코로나19 환자 대비 사망률)을 감소시켜서, 코로나19를 인플루엔자(독감)처럼 관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방역 규제로 인한 국민의 피해와 고통을 줄여나가고, 코로나19 이전으로의 일상 회복을 추구해 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확진자 숫자가 아니라 코로나19가 얼마나 통제 가능한 영역에서 관리하느냐 여부가 중요하다. 백신 접종률이 높고 의료대응체계 여력만 갖춰진다면 치명률은 감소하고, 자연스럽게 더 이상 코로나19는 특별한 질병으로 인식되지 않게 된다.

전문가들은 ▲'확진자 숫자'를 중심으로 하는 방역 프레임에서 벗어나고 ▲의료체계를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게 정비하며 ▲ 새로운 정책에 맞는 대국민 소통과 설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① 확진자 숫자 중심의 방역에서 벗어나야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605명을 기록한 20일 오전 서울역 코로나19 선별진료소을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대다수 감염병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가 진행되면 확진자 수 자체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델타 변이의 전파력이 강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앞두고도 여전히 확진자 숫자가 가장 중요한 코로나19 방역의 기준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 또한 확진자가 늘어나면 '최악' '비상' 등의 단어를 쓰며 경고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접종률이 늘어나는데 확진자는 왜 늘어나는지 국민들이 의문을 품을 수 있지만, 델타 변이 유행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 확진자 숫자 자체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최근 상황은 새로운 유행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방역의 균형이 약간 무너져서 전파력이 조금 세진 정도다. '역대 최대'나 '3000명 돌파'라는 말이 등장하면서 오히려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면서 "위드 코로나로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확진자 숫자에 너무 민감할 필요는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부터라도 정부가 확진자 중심의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라며 "치명률, 위중증 환자 비율, 중환자 확보 병상 수 위주로 브리핑을 하면서, 언론의 초점도 자연스럽게 변화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역시 "만약 현재 확진자가 줄어든다고 해도 장기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들어가면 다시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라며 "단계적 일상회복 국면에서는 확진자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인식하게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② 의료체계 정비: 중환자 수 병상 확보·재택치료 확대


▲ 이불과 소지품을 챙겨온 시민이 2020년 12월 11일 오전 서울 은평구 서울시립서북병원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의 안내를 받으며 격리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 유성호

위드 코로나 시대를 위해 현실적으로 가장 시급한 것은 의료대응체계 여력의 확대다. 먼저 백신 접종률이 높더라도 확진자 수가 늘어나면 중환자 숫자도 필연적으로 증가한다. 단계적방역 완화의 전제는 중환자 수 급증에 대응할만한 병상을 충분히 확보해나가는 것이다.

김윤 교수는 "종합병원급 이상의 15% 병상을 확보할 수 있다면, 하루 확진자 1만명을 대응할 수 있다"라고 강조하며 "위드 코로나 시행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보건소 방역 인력을 늘리고 치료 병상을 확보하는 것이다.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의지를 가지고 당장이라도 준비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재갑 교수는 '안전한 재택치료'의 확대를 주장하며 "여전히 정부는 생활치료센터 위주의 전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현재 무증상이나 경증인 확진자들까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시키기 때문에 의료체계에 과부하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정재훈 교수는 "미접종 고위험군에게 최대한 백신 접종 기회를 제공하고, 몇 년을 버틸 수 있는 중환자 치료병상과 의료 인력을 갖추고, 경증환자의 접촉자 추적 체계를 최대한 단순화, 자동화하고 경증환자는 집에서 치료받으실 수 있게 하는 준비를 해야한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③ 위드 코로나로 나아가기 위한 대국민 소통 필요


▲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3일간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인식조사를 한 결과, '일상 속 코로나'(위드 코로나)로 전환에 동의하는 국민은 73.3%였다.

그러나 일상 생활이 가능한 코로나19 확진자 규모에 대해 묻자, 41.9%가 '하루 100명 미만', 28.4%가 '하루 500명 미만'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위드 코로나를 지지하면서도, 정작 위드 코로나 이후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국민들에게 위드 코로나가 무엇인지 상세히 알리고, 방역 패러다임 전환의 효과에 대해 설명해야 할 이유다.

최재욱 교수는 "위드 코로나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고, 단계적 일상회복에 있어서 '단계별 조치'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국민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라며 "현재는 애매모호한 이야기만 계속 하니까 오히려 방역 긴장감이 떨어져서 현재의 거리두기도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 교수는 "이스라엘, 싱가포르, 영국 등에서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위드 코로나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진행하면서 완급조절을 하지 않나"라며 "외국의 사례를 보여주면서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예측 가능한 방역'을 통해 국민들이 자율적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윤 교수는 "아직도 정부 내에서 준비만 하고 있다는 이야기만 들릴 뿐, 구체적인 안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라며 "국민들이 위드 코로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한 상황으로 보인다"라며 위드 코로나에 관한 대국민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재갑 교수는 "위드 코로나 정책이 실시되더라도 계속 방역 완화 일변도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싱가포르처럼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면 일시적으로 방역 강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 역시 국민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1년 9월 28일, 화 1:5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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