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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경제
 
"자가진단키트, 사용 중단해야"... 흔들리는 오세훈 승부수
가짜 음성 판정 속속 확인... 전문가들 "현재 확산 근본 원인은 아니지만..." 사용 중단 의견 많아


▲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1 서울커피엑스포에서 한 참관객들이 입장에 앞서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로 검사를 마친 뒤 검사키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 = '4차 대유행 자가진단키트 책임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코로나19 확산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7월초부터 코로나 확진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자 일각에선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들이 PCR 검사에 비해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자가진단키트를 통해 '위음성'(가짜 음성) 판정을 받고 사회생활을 이어가면서 지역사회 내에 '조용한 전파'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 역시 자가진단키트가 역설적으로 경각심을 푸는 역할을 했을 거라고 추정했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15일 방대본 브리핑에서 "실질적으로는 양성인데 음성으로 확인돼서, 일상생활을 하다가 나중에 증상이 악화돼서 (PCR) 진단검사 결과 확진된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드리겠다"라며 "일상생활에서 (자가진단키트로 인해) 조용한 전파가 좀 더 이뤄졌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1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한 김미나 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역시 "병원 PCR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은 분 중에는 자가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고 안심하고 근무한 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미 예고됐던 낮은 정확도... 13억 4천억 들여서 확진자 4명 찾아내


▲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및 폭염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15일 오후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마포구 합정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자가진단키트는 지난 4월 정부가 국내에 도입했을 때부터 논란이 많았다. 대다수 감염병 전문가들은 자가진단키트의 정확성이 떨어져서 오히려 현장에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며 반대했다.

질병청도 당시 "사용이 편리하지만 성능이 낮다", "제한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 "증상이 있는 분은 PCR 검사를 받아달라"라고 요청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지난 4월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자가진단키트는 보조적 수단임을 강조하며 "PCR 검사 접근성이 낮은 섬과 도서지역 등에서 선별검사용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검체 680개를 사용해 자가진단키트로 사용되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Standard Q COVID-Ag Test'를 평가한 결과, PCR 검사 대비 민감도(양성을 양성으로 진단하는 비율)가 29%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연구진(4월 1일 대한의학회지 JKMS에 발표)도 동일한 자가진단키트로 환자 98명을 대상으로 검사했는데, PCR 검사 대비 민감도가 17.5%로 더 낮았다.

심지어 자가진단키트의 경우 일반인이 비인두(코 뒤쪽)가 아닌 비강( 콧구멍)이나 타액을 통해서 채취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검사할 때보다 정확도가 더 떨어진다.

하지만 정부는 전문가들의 반대를 무릎 쓰고 자가진단키트를 도입했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가진단키트를 도입해서 노래연습장 등의 출입시에 검사하자"라고 제안하는 등 자가진단키트 도입과 확산에 적극적이었다. 이에 서울시는 사전 예산 승인도 받지 않고 계약서도 없이 자가진단키트 제품을 납품받아 보급하기도 했다(관련 기사: "시장님 관심사안이라"... 계약서도 없이 진단키트 산 서울시, http://omn.kr/1u7sj).

서울시 자가진단키트 시범사업에는 총 13억 40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그러나 지난달 23일까지 콜센터, 물류센터, 기숙학교 등을 대상으로 약 15만 건을 검사했지만, 이 중 4명만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를 통해 찾아낸 추가 확진자는 고작 14명이다.

전문가들 "계속 사용할지 여부 재검토 필요"


▲ 서울시가 기숙학교 19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자가검사 키트 도입 시범 사업을 실시한 가운데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로봇고등학교에서 보건교사가 자가진단 키트로 검사 시범을 보여주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실제로 자가진단키트를 통한 방역적 성과가 미미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것의 도입을 결정한 정부와 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서울시는 방역 혼란만 부추겼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자가진단키트의 사용에 대해선 부정적이었지만, "4차 대유행의 원인"이라는 지적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은 "4차 대유행의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자가진단키트는 앞으로도 쓰면 안 된다"라며 "우리는 최고급 검사를 어느 곳에서나 받을 수 있지 않나. 신속항원 검사(자가진단키트 검사 방식)법 자체가 정확성이 떨어지는데, 검출을 개인이 하니까 이중으로 정확도가 떨어진다"라고 강조했다.

엄중식 가천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자가진단키트가 갖고 있는 한계는 명확하고 활용도도 매우 떨어진다"라며 "그렇지만 4차 대유행의 원인이 될만한 영향을 줬느냐는 별개의 문제이고, 평가가 어렵다"라고 밝혔다.

엄 교수는 "자가진단키트로 검사해서 음성이 나왔는데, 일정 시간이 흐른 다음에 양성으로 판단된 사례에서 n차 전파가 얼마나 있어났는지 봐야하기 때문에 단기 평가는 어렵다"라며 "의심을 해볼 수는 있되 단정지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델타 변이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가 4차 대유행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본다. 자가진단키트를 유행의 원인이라고 보는 것은 섣부르고 근거가 부족하다"라며 "다만 자가진단키트가 방역에 도움이 되거나 비용 대비 효과 있는 방안 같지는 않다.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지의 여부에 대해선 재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1년 7월 20일, 화 3:3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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