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 사망 1주기 맞아 항의 시위 확산 우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 기자 = 지난해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전 미국을 들썩였던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근교에서 흑인 총격사건이 발생했다. 단테 라이트(20)라는 청년이 사망한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당국이 신속 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항의 시위가 확산하고 있어 긴장하고 있다. 미네소타 주지사는 12일 오후 7시부터 13일 오전 6시까지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직접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출입기자단에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다"면서, “평화와 안정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단테 어머니의 말을 들어야 한다”라면서 약탈과 폭력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건은 일요일인 11일 경찰이 라이트의 흰색 승용차를 정지시킨 뒤 발생했다. 경찰관 몸에 부착된 ‘보디캠(body cam)’에 찍힌 영상에는 경찰이 라이트를 차에서 내리게 한 뒤 수갑을 채우려 하자 라이트가 다시 차에 올라타 도주를 시도했다. 이때 경찰이 “전기 충격기! 전기 충격기!”를 외쳤는데, 곧바로 총성이 울린 뒤 “내가 그를 쐈다”는 음성이 녹음됐다.

경찰이 전기 충격기를 쓰려다 실수로 총을 쏜 것으로 초동 수사 결과 나타났다. 총을 쏜 사람은 20년 넘는 경력을 가진 여성 경찰관 킴벌리 포터 경관으로 알려졌다.

주요 언론은 사건 발생 장소와 시점 때문에 흑인 사회의 반발이 크게 확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도했다.

미네소타주는 작년에 전국적인 시위를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일어난 곳으로, 다음 달 25일 사망 1주기를 맞는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사건이 플로이드 추모 여론과 결합할 경우 흑인 사회와 지역 주민들의 분노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플로이드를 사망에 이르게 한 쇼빈 전 경관 공판에 대한 판결도 곧 나오게 된다. 쇼빈 전 경관의 ‘목 누르기’ 제압이 불필요한 상황이었다는 훈련 교관의 증언이 앞서 나왔고, 심장 전문의인 조너선 리치 박사는 12일 증언에서 플로이드가 지병인 심장질환이나 약물 오남용 때문에 사망한 게 아니라고 진술했다. 모두 쇼빈 전 경관에게 불리한 진술들이다.

쇼빈 전 경관과 변호인 측은 ‘훈련에서 배운 대로 임무를 수행했다’고 변론해왔었다. 쇼빈 전 경관은 ‘2급 살인’과 ‘3급 살인’,  ‘2급 고살(고의적이 아닌 인명 살상)’ 등의 혐의를 받고 있어 유죄가 확정될 경우 장기간의 수형생활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