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 연구자라면 한번쯤 찾고 싶은 곳이 있다. 미국 하버드대 옌징도서관의 한국관. 하버드 옌징도서관 부속으로 1951년 들어선 한국관은 지난 반세기 동안 10만권이 넘는 장서를 모아 한국학의 보고(寶庫)로 자리잡았다. 남한과 북한에서 번역한 조선왕조실록 과 리조실록 , 고려대장경 , 문집 등 기초 연구자료들을 구비하고 있어 전세계 한국학 연구자들이 줄지어 방문하고 있다.
옌징도서관 한국관의 자랑거리는 4,000여종에 달하는 한국 관련 고서들. 한국전쟁 이후 중국, 일본 등에서 수집된 고서 가운데에는 국내에서도 구하기 힘든 희귀본들이 적지 않다. 고서 소장량으로는 해외 도서관 중 최대 규모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이들 고서에 대한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이용자들이 적지 않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출간된 하바드 연경도서관 한국귀중본 해제 (전5권, 경인문화사)는 한국학 연구자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버드 옌징도서관 한국관이 하버드 한국학연구소와 하버드 옌징연구소의 후원을 받아 5년간의 작업끝에 펴낸 이 자료집에는 한국관에 소장된 귀중본 3,850종에 대한 서지학적 분석과 해제가 담겨 있다. 4,000여종에 달하는 한국관 소장 고서의 거의 대부분이 수록돼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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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 |
자료 중에는 200여건에 달하는 필사본을 비롯, 향후 한국학 연구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자료들이 적지 않게 포함돼 있다. 3,850종의 자료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문집. 신라말 최치원의 계원필경 부터 일제강점기의 개인문집에 이르기까지 1,841종이나 된다.
이 가운데 1222년 간행된 임춘의 서하선생집 과 1426년 간행된 권근의 양촌선생문집 은 비록 완질본은 아니지만, 귀중한 자료다. 또 허난설헌의 난설헌시 초간본, 이계생의 매창집 은 보존상태가 좋은 선본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려시대 불경류로는 대반야바라밀다경 선문염송집 등 100여종이 들어있으며 보림사사적 은적사사적 등 사찰 사적지들도 불교문화재 연구에 좋은 자료다.
과거에 급제하지 않고 벼슬길로 나아간 관리들의 자료를 모은 음보 (蔭譜)류, 문과 출신자들의 자료인 문보 류, 무과 출신자들의 자료인 무진신팔세보 등의 족보류와 조선 후기 조형이 쓴 일본 여행기 부상일기 , 함진숭의 금강산 산행기인 금강유기 등도 잘 알려지지 않은 자료다. (경향신문 축약)
올려짐: 2005년 8월 30일, 화 6:1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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