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대신 아보카도 사용이 그 시초

김 대신 밥이 밖으로 나와 일명 '누드김밥' 이라 불려지는 캘리포니아롤은 정식 스시가 아닌 퓨전 스시이다. 캘리포니아롤은 우선 생선을 사용하지 않는데다 질긴 김이 입에 먼저 붙는 것을 싫어하는 미국인들의 취향에 맞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일본인 스시맨 아보카도 사용한 것이 최초

미국 스시 관련 서적에는 1970년대 초반, 캘리포니아 주로 이민을 온 한 일본인 스시맨에 의해 캘리포니아롤이 탄생됐다고 적고 있다. 그는 이 지역에 일식당을 내면서 당시 미국인들이 갖고 있던 '스시= 날생선' 이미지를 깨뜨리기 위해 지역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던 아보카도를 한번 사용해 봤고, 이것이 캘리포니아롤의 원조가 됐다는 것이다.

이제 미국 스시 시장의 대명사로 자리잡게 된 캘리포니아롤은 김과 날생선을 별로 달가워 하지 않는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다양한 종류로 거듭나고 있다.

그러나 정식 캘리포니아롤은 아보카도가 꼭 들어가야 한다. 남미 지역에서 유래한 아보카도는 남미인들이 많이 이민와서 사는 캘리포니아 지역은 물론 남미계의 이주가 보편화되어 있는 미국 전역에서 이제 흔하게 볼 수 있는 과일이다.

캘리포니아롤 안에 들어 가는 재료는 아보카도외에도 오이채, 그리고 게맛살이다. 잘 지어진 초밥에 아보카도의 미끈한 맛, 오이의 싱싱한 맛, 게맛살의 짭짤한 맛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는 것.

캘리포니아롤은 일종의 퓨전 스시

캘리포니아롤은 정통 일식의 관점에서 벗어나 현지인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그 지역에서 많이 나오는 재료를 충분히 이용한 퓨전식품인 셈이다.

또한 캘리포니아롤은 다양한 형태로 그 종류가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크기를 크게 만든 자이안트 캘리포니아 롤', 김밥 겉에다가 날치 알 (마사고) 을 묻힌 '캐비어 캘리포니아 롤', 외벽에다가 각종 생선을 둘러싼 '레인보우 롤', 외벽에 장어를 둘러싼 '드래곤 롤' 등등은 이미 미국 스시 시장에 일반적인 스시 롤로 자리잡았다.

또 외벽에 튀김옷을 입혀 살짝 튀겨 내는 등 일식집마다 다양한 응용 요리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김밥 마는 훈련이 우선 필요

캘리포니아롤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밥이 밖으로 나오도록 김밥을 싸야 한다. 이 과정만 숙달 된다면 보통 김밥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

사실 캘리포니아롤은 일반 김밥보다 보기에도 고급스럽고 맛도 깔끔해 가정에서 귀한 손님 접대음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더구나 외벽에 화려한 색깔의 날치알을 묻힌다면 더욱 먹음직스러워진다.

밥이 바깥으로 나오게 싸는 방법은 사람마다 약간 틀리지만 몇차례 시험요리를 통해 자신에게 편한 방법을 찾아가면 된다.

1. 우선 도마같은 평평한 곳에 김을 깔고 그 위에 밥을 얇게 편다

2. 비닐랩을 가져다가 밥위를 덮고 이를 한꺼번에 뒤집는다. 이렇게 되면 랩부분이 밑으로 가게 되는 데 랩은 밥알이 도마위에 붙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 처음부터 비닐랩을 깔고 그위에 밥과 김을 차례로 깔아도 된다.)

3. 이제 김이 가장 위에 있게 되는데 김 위에다 아보카도와 게맛살 그리고 오이를 가지런히 놓은 다음 김밥 싸듯 돌돌 말아간다. 이때 재료때문에 김이 눅눅해지는 것을 막으려면 김 반장을 가위로 잘라 재료놓는 자리에 한번 더 깔면 김이 눅눅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그냥 말면 랩이 함께 말리게 되는데 이럴 경우 롤을 썬 다음 랩을 빼내거나 처음 말아갈때부터 랩이 함께 말리지 않게 잡아내면서 김밥만 말아가야 한다.

그러나 김밥 모양을 잡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므로 랩째로 말아 모양을 꽉 잡은 다음 랩이 빠질정도 까지만 김밥을 조심스럽게 편 다음 랩을 빼내고 다시 말아주는 방법도 있다. 또 랩 대신 호일을 이용할 수도 있다.

4. 캘리포니아롤에 사용되는 초밥은 배합초를 얼마나 맛있게 만드느냐에 따라 맛이 좌우된다. 배합초를 만들때는 설탕과 식초, 소금, 맛술을 냄비에 넣고 약한 불에서 녹이는 정도로만 끝나야 한다. 끓으면 맛과 향이 날아가기 때문이다.

또 현미나 쌀식초 등 곡물식초를 사용하거나 분말로 된 일제 식초를 사용하면 더 맛좋은 초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분말 식초는 한국마켓 일제식품 코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캘리포니아롤 외벽에 주홍색 빛깔의 날치알을 깔끔하게 발라 적당히 썰어 그릇에 담으면 그 모양이 먹음직스러울 뿐만 아니라 씹을때 날치알이 톡톡 터지는 맛도 그만이다. / 최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