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과 야채가 건강식품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에는 ' 하루 한 개 사과가 의사를 멀리하게 만든다' 라는 말이 과학이 발달되기 훨씬 오래전부터 있을 정도로 과일은 질병을 예방하는 식품으로 인정되어 왔다.

또 시금치가 건강식품인 것을 알고 이를 먹으면 힘이 솟구쳐 나쁜사람들을 혼내주는 뽀빠이 캐릭터를 통해 시금치를 싫어하는 아이들을 달래기도 했다. 최근엔 과학의 힘을 빌어 과일과 야채에 들어있는 영양소를 속속들이 밝혀내고 있다. 더구나 요즘은 과일과 야채의 색깔이 화려할 수록 건강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색깔론' 이 등장, 웰빙에 관심이 많은 현대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색깔론 이론을 제일 처음 내놓은 미주리대 마릴린 내니 박사는 과일과 야채의 색이 선명하고 짙을 수록 질병을 예방하는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고 주장한다. 내니박사는 미국인들이 주로 먹고 있는 옥수수, 감자, 양상추, 사과, 바나나 보다 훨씬 영양 성분이 높은 과일과 야채 들이 현재 식단에서 제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건강 전문가들은 이같은 이론을 바탕으로 식탁의 먹거리들을 되도록이면 알록 달록 하게 만드라고 권고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밥을 지을 때도 강낭콩, 검은콩, 검은쌀, 현미등을 넣어 잡곡밥을 짓는다.

또 샐러드도 양상치를 대부분 사용하기 보다는 스프링 믹스, 브로콜리, 방울토마토, 당근, 시금치등을 골고루 섞으라는 것이다.

색깔은 식물성 화학물질량과 관계

과일과 야채에는 암 세포 전이를 막아주는 항산화제 ‘카로티노이드’와 ‘플라보노이드’는 물론 발암물질 생성을 막아주는 ‘페놀’과 ‘타닌’ 성분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이런 성분들은 총체적으로 식물성화학물질을 뜻하는‘피토케미컬(phytochemical)’로 불리운다. 그리고‘피토케미컬’은 색깔이 화려하고 짙은 색소에 많이 들어 있다는 것.

따라서 야채와 과일을 고를 때는 가급적 화려하고 짙은 색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깨끗이 씻은 다음 껍질까지 섭취하는 것이 좋다.

현재까지 효능이 알려져 있는 ‘피토케미컬’ 다량 함유 식품은 대개 빨강색이나 주황색·노란색·보라색·진녹색 등을 띠는 과일·야채류에 많으며, 백색을 띠는 버섯류·마늘류, 검은색을 띠는 콩류·곡물류 등에 많다.

빨간색

빨간색을 대표하는 과일로는 토마토, 사과, 붉은 피망, 딸기, 자두, 비트, 붉은팥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 토마토의 붉은 색소 ‘라이코펜’과 비타민C·E, 셀레늄 등은 항암효과를 낸다. 하버드의대 연구에 따르면 토마토나 토마토로 만든 소스가 다량 함유된 요리를 주 10회 이상 먹고 있는 사람은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45%나 낮았다.

또 사과 붉은색 껍질 속에 든 ‘캠페롤’과 ‘케르세틴’도 유방암 등에 항암효과가 있다.

보라색

대표적인 식물로는 포도와 가지가 있다. 포도 껍질에 함유된 색소 ‘플라보노이드’는 혈액의 피딱지(혈전) 생성을 억제, 심장병과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가지 껍질의 ‘나스닌’(자주색)과 ‘히아신’(적갈색) 물질은 지방질을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 상승을 억제한다. 항암작용을 하는 ‘폴리페놀’ 성분도 가지에 풍부하다.

초록색

올리브유의 초록빛은 풍부한 ‘올레인산’ 때문이다. ‘올레인산’은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녹차의 항암효과는 계속 밝혀지고 있으며 대표적인 녹색 야채 브로콜리에는 식물성 화학물질 ‘설포라페인’이 풍부, 항암 효과가 높다.

이밖에도 양상추, 쑥, 배추, 무청, 시금치, 호박잎, 원추리, 브라컬리, 셀러리, 케일 등이 초록색 식물에 속한다.

황색

노란빛의 식물로는 당근, 겨울호박, 고구마 그리고 자몽 등이 있다. 노란색의 카로티노이드 색소는 항암효과를 내며 암 중에서도 폐암 예방효과가 높다. 당근은 또한 베타카로틴의 보고로, 생으로 먹는 것보다 주스를 만들어 마시면 비타민이나 미네랄 흡수율이 8배로 높아진다.

노란색 음식으로 카레를 빼놓을 수 없다. 커민, 터메릭, 코리앤더 등 10여가지의 향신료가 들어있는 카레는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항산화효과를 낸다. 노란빛의 자몽은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분비를 적절히 조절하는 데 좋다.


흰색과 검정색

배, 복숭아(백도), 도라지, 콩나물, 무, 감자, 양파, 콜리플라워, 마늘, 인삼 등이 대표적이다. 느타리버섯의 글루칸 성분은 항암효과를 지녔으며, 도라지, 무, 콩나물, 배, 양파 등은 폐와 기관지에 좋다.

최근엔 검은색에 존재하는 안토시아닌이라는 색소의 항암 효과가 알려지면서 건강식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검은콩, 검은깨, 검은쌀은 물론 숙지황, 석이버섯, 김, 미역, 다시마, 블랙 올리브, 오골계, 오징어 먹물 등이 블랙 푸드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