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자 투표자 모으기 위해 금품제공 등 혐의


버디 다이어(Buddy Dyer·46) 올랜도 시장이 12일 불법적으로 부재자 투표자를 모은 혐의로 카운티 지방법원으로부터 5년형 선고를 받고 수감됐다. 그의 선거 캠페인 매니저 패티 샤프와 선거 전문가 에지 토마스, 오렌지 카운티 지방법원 판사 한명도 같은 혐의로 수감됐다.

젭부시 주지사, 다이어에 시장 정직명령

이날 법원에 의해 다이어 시장의 유죄가 판결되자 젭부시 주지사는 다이어 시장의 정직을 발표했다.

민주당 출신인 다이어 시장은 2003년 전 올랜도 시장 글렌다 후드가 젭부시 주지사에 의해 플로리다 국무장관으로 발탁된 후 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이후 작년에 치뤄진 시장선거에 4명의 후보와 함께 시장직에 도전한 그는 2백여 표차로 공화당 후보 켄 멀바니를 누르고 차기 시장직에 당선됐다.

이번 다이어 시장에 대한 기소는 공화당 출신 멀바니 후보에 의해 이뤄졌다. 그는 다이어 시장이 선거 전문가 토마스에게 1만불를 제공하고 흑인지역 부재자 투표자를 모으는 등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고소했다.

플로리다는 금품을 이용해 투표를 종용하거나 독려하는 행위를 선거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재자 투표자에 직접 금품을 건네는 행위인 경우에만 문제가 되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이번에 특정 정당에 의해 고용된 선거운동원이나 전문가의 수완으로 부재자 투표자를 모으는 행위 역시 불법이라는 판결이 난 것이다.

다이어 시장을 고소한 켄 멀바니는 자신의 관심은 시장 당선을 무효화 시키는데 있으며, 보궐 선거를 금지하도록 올랜도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다이어 "정치적인 처사, 기소파기 위해 싸울 것"

'다이어 시장은 글렌다 후드 전 시장이나 멜 마티네즈 연방상원 등 여러 정치인들이 토마스를 고용한 선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이 선거법 위반으로 걸려든 것은 다분히 정치적인 처사'라고 주장했다. 다이어 시장은 감옥에 수감되기전 "내 힘이 다할 때까지 기소 파기를 위해 싸울 것이며 결국 나의 본래 업무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이같은 결의에도 불구하고 시 위원들은 이미 잔여임기 (2008년)를 채울 시장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 위원회는 앞으로 10일동안 선거 절차를 결정해야 하며 이후 45일 이내 선거를 치뤄야 한다.

새 시장이 완전히 시장업무를 인수받기 까지는 어네스트 페이지 시위원이 시장 대행업무를 맡게된다. 관측통들은 다이어 시장의 혐의가 벗겨질 경우 자동 복귀가 되지만 그의 복귀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실 다이어 시장은 여타 공직자들이 다소 신중을 기해가며 행정을 펼치는 것과는 달리 시장에 당선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올랜도 다운타운 개발과 매직 경기장 확장 등 '큰 손' 행정을 정력적으로 밀고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그의 활약에 대한 찬사만큼이나 비난도 따랐다. 다이어 시장이 행정을 '벼락치기로' 그리고 '비공개적으로' 꾸려나간다는 것.

게다가 최근에는 올랜도 컨벤션 센터 인근 지역을 올랜도에 합병시키려는 계획으로 리치 크로티 오렌지 카운티 의장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공화당 출신인 리치 크로티 의장은 작년 대통령 선거 당시 지역 공화당 자금 모금에 많은 공을 세운 정치인 중 한 사람으로 올랜도시 행정을 놓고 다이어 시장과 부딪치며 '오렌지카운티 시장' 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다이어 시장이 자신의 기소가 '정치적'이라고 했던 것은 이같은 상황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 최정희-김명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