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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스페셜리포트
 
[스페셜리포트 71] 한국계 멜린다의 '삶의 빛', 트랜튼은 살아 있나?
경찰, '트랜튼 생존 가능성' 주장...CNN 앵커 피소

(올랜도) 김명곤 기자 = 두 살 배기 아들 실종과 이에 뒤이은 한국계 엄마 멜린다 더켓(21-한국명 이미경) 자살 사건이 사건 발생 3개월이 지나도록 해결이 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새로운 진전'이라며 '실종 아동의 생존 가능성'을 공식 발표해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여기에다 시앤앤 헤드라인 뉴스의 낸시 그레이스가 멜린다의 부모로부터 고소를 당하면서 이번 사건은 더욱 더 복잡한 양상을 띠어 가고 있다.


▲ 트랜튼의 귀여운 모습.

멜린다의 가족은 21일 폴 데래 터니 변호사를 통해 "낸시는 단지 질문을 던진 게 아니라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던 멜린다를 잘 못 다그쳤다"면서 "그레이스가 부적절하게 법관과 같은 역할을 했다"며 고소 이유를 밝혔다.

이로써 이번 사건의 주 이슈는 과연 트랜튼이 살아 있는지, 살아 있다면 누가 보호하고 있는지, 낸시 그레이스 쇼가 멜린다 자살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는지에 이어, 이제는 낸시에 대한 고소 사건이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지난 8월 27일 미국 플로리다 중부 지역 리스버그에서 시작되었다. 한국계 입양아 출신 멜린다 더켓은 밤 9시 20분 경 침실에 눕혀 놓았던 아들 트랜튼이 방충망을 통해 납치되었다고 신고했다.

이후로 전단지를 뿌리며 아들을 찾아 나선 그녀는 아들을 찾는데 도움을 주겠다는 말에 9월 7일 시앤앤 헤드라인 뉴스의 낸시 그레이스 토크쇼의 인터뷰에 응했다. 그러나 쇼 진행자인 낸시 그레이스가 멜린다에게 '왜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에 응하지 않았는지, 아들 실종 당일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책상을 두들기며 다그쳤다.

멜린다는 다음날 자신의 인터뷰가 전파를 타기 수시간 전에 조부모의 집에서 산탄총으로 자살해 모두에게 충격을 주었다. 경찰이 나중에 공개한 멜린다의 유서에는 "트랜튼은 내가 숨쉬고 살아가야만 하는 이유의 전부이고, 나의 에센스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가 자라면서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적혀 있었으며, 그녀의 인터넷 일기장에는 "트랜튼은 내 삶의 빛이었다"고 쓰여 있었다.

트랜튼 실종사건에 이은 멜린다의 자살은 '진범이 누구냐'에 대한 관심 못지 않게 이른바 저널리스트의 보도윤리 및 언론의 책임의 한계 등과 관련하여 이목을 집중시켜 왔다. 멜린다의 가족은 물론 전문가들은 '시청율을 의식한 낸시 그레이스가 선을 넘는 행동을 했다'며 낸시 그레이스를 비난했고, 시앤앤측은 낸시가 아이를 찾기 위해 마땅히 할 일을 했다며 응수했다.

결국 사건 초기부터 트랜튼의 실종 사건과 관련하여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로 여져졌던 멜린다의 자살로 사건이 미궁 속에 빠지게 되었고, 경찰은 9월 말 대부분의 수사인력을 철수시키고 사실상 기약없는 장기 수사체제로 전환했다.

트랜튼은 살아 있다?

그러나 매리온 카운티 경찰은 지난 15일 사건 현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벨뷰의 웬디 종업원이 트랜튼 실종 당일 멜린다와 트랜튼을 두 차례 목격했다고 증언했으며, 그 종업원은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 매리온 카운티 경찰이 '트랜튼이 살아 있는 것 같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장면(리스버그 <데일리 커머셜> 16일자).

경찰은 멜린다가는 트랜튼 실종 당일 11시 15분 처음으로 웬디에 나타났고, 20분 후에 다시 나타났을 때 트랜튼이 보이지 않았다고 웬디의 종업원이 증언했다고 밝혔다. 이어 웬디의 다른 종업원은 오후 4시경 멜린다로 보이는 여성이 웬디의 화장실에 들어 가는 것을 보았다고 경찰에 증언했다.

매리온 카운티 경찰서 제임스 포그 대변인은 "어느 누구도 다른 증거를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 어린 트랜튼은 살아 있다"면서 "트랜튼이 웬디 레스토랑 인근에서 누군가에게 넘겨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멜린다는 매우 창의적인 사람"이라며 "아이를 아버지로부터 떼어 놓기 위해 멜린다가 누군가와 음모를 꾸민 것으로 믿겨 진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멜린다가 지난 9월 8일 멜린다가 자살하면서 남긴 유서 내용을 언급하며 "멜린다는 트랜튼이 (어딘가에서) 자라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었다"면서 "유서 속에는 (트랜튼의 행방에 대해) 어떤 부정적인 언급이 없다"고 말해 트랜튼의 생존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또다른 증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트랜튼 실종 당일 오후 4시경 멜린다가 세번째 웬디에 나타난 것을 목격했다는 증언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멜린다의 전화기록에 따르면 멜린다는 그 시각 집에 있었다는 것.

올랜도 센티널 칼럼니스트 로랜 리치는 이 같은 오류를 지적하면서 경찰이 확실하지도 않은 목격담을 내세워 멜린다를 다시 범인으로 몰아세우고 트랜튼의 생존 가능성을 지나치게 떠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리치는 경찰이 첫 목격자의 신고가 있은지 7주가 지난 뒤에서야 목격자의 증언을 발표한 것도 의문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경찰은 목격자에 대한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를 하고 다른 수사기관원들과 공조를 취하느라 발표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특히 경찰이 낸시 그레이스의 현장 토크쇼에 앞서 목격자의 증언을 발표한 것은 수사 전문기관으로서 차분하면서도 과학적인 수사를 펼치기 보다는 시앤앤과 낸시 그레이스의 명성에 편승하여 사건을 해결하려 한 인상이 짙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낸시 그레이스 "멜린다 인터뷰 후회하지 않는다"

시앤앤의 낸시 그레이스도 16일 사건 현장에서 가진 토크쇼에서 "트랜튼은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면서 "우리는 트랜튼 찾기에 전국적은 관심을 끌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경찰과의 '공조'를 은연중 내비쳤다.

낸시는 16일 <스타 배너>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인터뷰가 멜린다를 자살로 몰았다는 비난과 관련하여 "멜린다를 인터뷰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 같은 경우가 발생하면) 나는 다시 똑 같은 일을 할 것이다"면서 "우리는 항상 '무감각'하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아 왔는데, 만약 우리가 멜린다와의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면 진실을 밝히는 일에 무감각 하다는 비난을 받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멜린다가 아들의 행방에 대해 알면서도 끝내 숨기려한 사실에 매우 슬픔을 느꼈으며 그녀에 대해 동정심을 갖고 있다"면서 "그녀가 아들을 찾는데 동참하기 보다는 번민 속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이 매우 고통스럽게 한다"고 말했다.

낸시는 "만약 트랜튼이 살아 있다면, 멜린다에 대한 그녀에 대한 관점을 바꿀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상황에 따라 다르다, 만약 멜린다가 트랜튼을 누군가에게 넘겨 주었거나 팔았다면, 내 관점은 조금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낸시의 이같은 주장은 언론인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멜린다 사건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낸시가 트랜튼이 살아 돌아 올 경우 자신에게 집중될 비난에 미리 방호막을 펼치려는 의도이며, 시청율 높이기의 일환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올랜도 센티널 칼럼니스트 로렌리치는 "비극적인 사건을 감성적으로 이용하는 그레이스 쇼를 보는 것은 역겨운 일"이라면서 "낸시가 다시 현장 토크쇼까지 벌이는 이유는 추락하고 있는 토크쇼의 시청율을 높이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 지난 16일 리스버그의 팀 트랜튼 센터에서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는 낸시 그레이스(사진 우측)에 대한 기사를 보도한 오칼라 <스타 배너> 17일자.

에이피 통신에 따르면, 9월 8일 멜린다 인터뷰 방송 이후 낸시 그레이스 쇼는 시청율이 급증, 9월 중순에는 68만 9천명의 시청자들이 낸시 그레이스 쇼를 시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3사분기 낸시 그레이스 쇼 평균 시청자 53만 4천명을 훨씬 상회한 수치로, 무려 29%나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 10월 25일까지 낸시 그레이스 쇼의 시청율은 다시 추락, 한 두개의 쇼를 제외하고는 8시에 방송되는 네개의 케이블 텔레비젼 토크쇼 중 꼴찌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트랜튼 찾기'에 나선 심령 전문가, 사설 탐정들

한편 트랜튼이 살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경찰의 공식 발표와 낸시 그레이스의현장 토크쇼가 방영된 후 미 전역의 심령 전문가, 점술가, 사설 탐정들까지 사건해결을 돕겠다며 뛰어들고 있어 이번 사건에 대한 관심을 더하고 있다.

이들은 각종 범죄 관련 사이트를 참고하는가 하면 멜린다가 인터넷에 남긴 시와 일기 등을 분석하고 트랜튼 실종과 관련하여 경찰에 엄청난 량의 정보와 도움말을 제공하고 있다.

조지아의 범죄 작가 스티브 허프는 트랜튼이 사라졌을 당시부터 지금껏 이에 매달려 있는 경우. 그는 "이 사건은 내 신경을 자극했다"면서 "관심을 보여 온 것은 트렌튼이 너무 귀여운 아이라는 것이고, 그가 아무도 모르게 하루 아침에 사라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한 트랜튼의 실종에 이은 엄마 멜린다의 자살 사건은 블로그 사이트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에 대한 각종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멜린다가 남편 조슈아 더켓을 죽이기 위해 뉴욕의 한 남성을 고용했다는 설도 흘러 나왔다. 심지어는 멜린다가 돈을 목적으로 포르노 비디오와 사진 촬영을 했다는 설까지 나왔다.

경찰은 이제까지 이들로부터 약 100건 정도의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이 제공한 정보는 매우 광범위하고 막연한 것이어서 수사에 그리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경찰이 이번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단서로 여겼던 '방충망'에 대한 논란도 당초의 예상을 빗나가면서 경찰을 코너로 몰아 넣었다.

트랜튼 실종 직후부터 방충망의 찢겨진 부위의 크기는 '내부의 조작인지, 아니면 납치인지'에 대한 해답을 줄 열쇠로 여겨졌으며, 경찰은 찢겨진 부위의 크기가 10인치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며 멜린다가 트랜튼 실종을 조작했을 것으로 잠정적인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 트랜튼의 아버지 조슈아 더켓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장면(오칼라 <스타 배너> 16일자).

이에 대해 멜린다의 조부모는 방충망은 아이를 들어낼 만큼 큰 크기인 16인치 가량이 찢겨져 있었다면서 경찰이 멜린다를 범인으로 몰기 위해 억지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 과학수사팀은 지난 10월 25일 문제의 방충망에 대한 검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그 방충망이 안쪽에서 찢겨 졌는지 혹은 바깥에서 찢겨 졌는지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발표해 일선 수사 경찰을 곤혹스럽게 했다.

미국 어린이 안전협회 마크 클라스 변호사는 '방충망 이슈'와 관련하여 "우리는 방충망이 10인치 잘려 나갔다는 발표를 들었고, 이같은 사실은 멜린다를 범인으로 지목하게 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이것이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경찰은 오래전에 이같은 사실을 밝혔어야 했다"고 분노를 표현했다.

트랜튼이 살아 있다는 '증거'는 있는가?

결국 마지막 단서로 삼으려던 방충망에 '기대'도 날아간 상황에서, 웬디 종업원의 단순 '목격' 진술만을 놓고 '트랜튼이 살아 있는 것 같다'는 경찰의 공식 발표는 지나치게 성급한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의 초기부터 경찰의 수사 태도와 시앤앤을 비롯한 언론의 보도 태도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 온 올랜도 센티널 칼럼니스트 로렌 리치는 경찰의 '트랜튼의 생존 가능성' 발표에 대해 어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는 경찰당국이 8월 27일 멜린다가 트렌튼을 누군가에게 넘겨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는데, 똑 같은 논리로 멜린다가 첫 번째 웬디에 나타났다 20분 후에 다시 나타났는데, 그 기간 동안 트랜튼이 살해되었을 가능성에 대해서 경찰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치는 경찰이 여러 목격담을 내세우며 마치 트랜튼을 누군가에 넘기느라 바쁘게 돌아 다녔던 것 처럼 말하고 있지만, 멜린다 더켓은 오래 운전한 나머지 배가 고파서 웬디에 들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녀의 분석에 따르면 멜린다는 트랜튼이 실종되던 날 10차례 이상 여기 저기를 돌아 다녔다.

올랜도 북부지역 거주 전직 검사 화이트 로웬은 "경찰은 여러 의문점을 설명해야만 하는데 이를 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그레이스의 연극을 위해 먹이를 제공해 주느라 바쁜 것 같다"면서 "경찰이 왜 강력한 증거 없이 그같은 발표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트랜튼이 죽었다는 어떤 증거도 없기 때문에 트래튼이 살아 있는 것 같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동일한 논리로 '그가 살아 있다는 어떤 증거 역시 없기 때문에 트랜튼은 죽은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경찰 통계에 따르면 만약 납치되어 사망한 어린이들의 경우, 44%는 납치후 1시간만에, 네시간 후에는 70%가 살해 당했으며, 일주일 후에 살해당할 확률을 99%로 알려지고 있다.

멜린다의 할아버지 빌 유뱅크씨는 이번 웬디의 목격자에 대한 소식을 듣고 "어딘가에 그가 살아 있을 것이다, 하나님이 때가 되면 그를 데려다 주실 것으로 믿는다"면서 "당장 트랜튼의 삶이 정상이 되기는 힘들겠지만, 어느날인가는 정상에 가깝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올려짐: 2006년 11월 27일, 월 6:1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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