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이후 아동노동위반 70% 증가… 현대 부품업에 아동 고용금지명령도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바이든 행정부가 이주 아동에 대한 노동 착취를 근절하기 위해 아동 노동법 위반 단속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관련 당국이 테스크포스(TF)를 발족하기로 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27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정부 전담반이 아동 노동법 위반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산업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며 “아동 노동은 학대이며 용납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노동부와 보건후생부가 아동 노동 위반을 단속하고 또 동반자가 없는 이주 아동의 후원자를 철저하고 엄격하게 심사하기 위한 새로운 조처에 들어간다”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아동 노동법을 위반한 고용주와 기업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추 후 4주에 걸쳐 이주 아동 후원자 심사과정에 대한 감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취하는 이유는 최근 이주 아동의 불법 고용과 노동 착취를 고발하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지난 2018년 이후 아동노동 위반이 약 70% 증가했고, 2022 회계연도에 총 835개 기업이 아동 노동법을 위반했다고 보고했다.

현재 아동 노동법 위반에 따르는 최대 벌금은 아동당 1만5천 달러가 조금 넘는다. 바이든 행정부는 아동 노동법을 위반한 기업에 대해 더 무거운 처벌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연방법은 16세 미만의 어린이는 대부분이 공장 환경에서 일하는 것을 금지하고, 18세 미만은 산업 공정에서 가장 위험한 작업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한 당국자는 전화 회견에서 “우리는 미 전역에서 어린이들이 처음부터 절대 고용돼서는 안 되는 환경에서 일하는 것을 보고 있다”라며 이런 일이 19세기나 20세기가 아닌 바로 오늘날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 통신은 아동 노동착취와 관련한 시리즈 보도 첫 사례로 작년 2월, 앨라배마주의 닭고기 가공 공장에서 일하는 10대 노동자들에 관해 폭로했다. 이어 작년 7월에는 앨라배마주에 있는 한국 기업 ‘현대자동차’의 부품 제조업체에서 10대가 불법으로 노동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뉴욕타임스>는 100명이 넘는 어린이가 미 전역의 크고 작은 업체에서 밤샘 근무와 위험한 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보도가 잇따르지 장피에르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도 앨라배마주의 현대차와 기아차 부품 제조업체의 아동 고용을 금지하는 법원 명령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 최대 식품 위생업체가 아동 노동법에 대한 민사 처벌로 150만 달러의 벌금을 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의회의 조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대통령이 2023 회계연도에 더 많은 관련 예산을 배정할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동 노동 위반 단속을 위해 200명에 가까운 직원을 추가로 고용해야 하지만, 현재 자금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 아동 문제와 관련해서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정책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부모 없이 남부 국경을 넘은 어린이들이 연방 보호 시설에서 너무 빨리 퇴소하면서 취약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부모 없이 혼자 여행하는 어린이를 비롯해 남부 국경에서 불법 월경을 시도하는 이주자들이 급증하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2022 회계연도 남부 국경에서의 불법 입국 적발 건수는 총 230여 만 건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 트럼프 행정부 때와 견주면 2배가 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