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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족/통일
 
'최악의 상황' 한반도, 언론은 왜 질문을 하지 않는가
[민언련 언론포커스] 최악의 남북 대치상황... 정치권, 학계와 함께 침묵하고 있는 언론

<언론포커스>는 언론계 이슈에 대한 현실진단과 언론 정책의 방향성을 모색해보는 글입니다. 언론 관련 이슈를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고 토론할 목적으로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마련한 기명 칼럼으로, 민언련 공식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기자말]


▲ 북한이 동해상으로 기종이 확인되지 않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20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오마이뉴스) 고승우 기자 = 대중매체가 사회의 목탁, 파수견이라는 제4부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뉴스 메이커를 향해 "왜?"라는 질문을 삼가서는 안 된다.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모든 궁금증을 해소하는 노력이 전방위로 취해져야 한다. 오늘날 한국 대중매체는 과연 제4부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혹시 정치, 자본 권력과 언론사 내부 유무형의 통제에 속박돼 있진 않은가?

한국 대중매체에 여러 가지 의문이 생기는 것은, 국민을 대신해 "왜?"라는 질문을 충분히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몇 년 전 '기레기' 비판을 들은 것도 기자실과 출입처의 비정상적인 관계, 즉 받아쓰기로 빚어진 참사였다. 오늘날 '검찰 공화국' '공안정국'이라는 말이 떠도는 것도 언론이 피의사실 공표에 가담하는 식의 받아쓰기로 빚어지는 현상으로 읽는 시선이 많다.

대장동 사건도 기자실과 언론의 비정상적인 관계가 배경이 된 것으로 드러났고, 일부 언론사 경영진은 그 때문에 총사퇴했다. 그러나 전체 언론은 받아쓰기 관행에서 탈피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비친다. 그 대표적 사례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안보 문제다.


▲ 미국 2022 핵태세 검토 보고서 관련 KBS 뉴스9 보도 화면 갈무리 ⓒ KBS

남북관계 악화일로, 언론은 '왜'라는 질문을 해야

지난해 70여 차례에 달하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주목받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 두 나라는 "북한 핵사용 하면 김정은 정권 종말"이라고 공언하게 됐다. 그뿐 아니다. 한국에서 미국의 핵 확장 억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대통령까지 나서서 핵무기를 자체 생산 보유해야 한다는 말까지 했고, 그대로 보도됐다. 북한도 남한에 대해 전술핵 사용을 공식 언급하면서, 한반도는 자칫 핵무기로 남북한이 공멸할 위기를 맞게 됐다. 단군 이래 최악의 민족 간 대치 상황이다.

이런 최악의 상황과 관련해 많은 의문이 제기될 법한데 언론은 국민을 대신해서 질문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보자. 남북 간 핵전쟁은 피하기 힘든 미래인가? 이런 의문에 대해 언론은 정치권, 학계 등과 함께 침묵하고 있다. 이런 기현상은 생사를 초월한 인생관으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인가 아니면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나겠나 하는 안이한 태도 때문인가?

언론은 이에 대해 정치권에 집중 질문해야 한다. 만약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일어나면 한민족의 몰살에 가까운 재앙과 함께 삼천리 금수강산이 쑥대밭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군은 전쟁에 대비해야 하는 것이 사명이지만 정치는 군을 통제하면서 평화와 전쟁을 관리해야 한다. 즉 전쟁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지며 그때 정치는 무엇을 하고 그것이 궁극적으로 국민 생명과 재산에 대한 안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밝히고 국민 동의를 구해야 한다.

'북한 핵사용, 김정은 정권 종말'에 대한 네 가지 질문


▲ 북한, ICBM "화성포-15형" 발사 훈련 진행 북한이 18일 오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고각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ICBM운용부대 중 제1붉은기영웅중대는 18일 오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ICBM '화성-15'를 최대사거리체제로 고각발사했다고 조선중앙퉁신이 19일 보도했다. 발사된 미사일은 "최대정점고도 5,768.5㎞까지 상승해 거리 989㎞를 4천15초간 비행해 동해 공해상의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했으며, 강평에서 '우'를 맞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런 점을 전제로 '북한이 핵사용하면 김정은 정권 종말'이라는 군사적 메시지에서 추론되는 질문을 살펴보기로 한다. 종말 운운하는 표현은 군사학에서 적을 겁박해서 전쟁을 삼가거나 항복하도록 만들기 위한 선전전의 하나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는 자국민을 상대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상세히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는 점에서, 언론은 정치권에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질문을 해야 할 것이다.

첫째 '북한 핵 사용하면'이라는 표현에 대한 것이다. 미래에 대한 가정이기는 해도 북한이 핵을 사용할 정도의 한반도 상황이 되지 않도록 정부가 어떤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나와야 한다. 전쟁을 방지할 최선책의 하나가 평화 정착이라는 점에서 더 그러하다. 즉 박정희 이래 문재인 대통령까지 남북공동선언이나 정상회담 등을 통해 평화공존과 평화통일의 로드맵을 제시한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윤석열 정부가 북한이 핵사용을 하지 않거나 못하도록 만들 방법을 어떻게 강구하고 있는지 언론은 물어야 할 것이다.

둘째 "김정은 정권 종말"이라는 메시지에 대해서도 침묵해서는 안 된다. 이는 남북한 전면전쟁을 의미하고, 결국 남한에서도 막대한 인명피해를 피할 수 없다는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핵무기 보유와 사용, 재래식 무기의 가동 등을 법률 등에 시스템화했다는 점을 공언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남북한 전면전에 대비해서 수도권 인구 밀집과 관련한 전시 대처 방안 등에 대해서도 국민을 안심시키는 정보가 제공되도록 언론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셋째 윤석열 정부는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처하기 위해 한미일 군사동맹 결성을 촉구하는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듯, 일제 강제동원문제 등과 관련해 저자세를 취하는 등 국가의 위신을 깎아먹는 행동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교과서를 만드는등 일본 미래세대가 한반도 침략전쟁의 구실을 만드는 것을 방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언론은 물어야 한다.

이상과 같은 군사적인 측면에서 질문을 상정할 때 수반되는 것이 2018년 남북정상회담이다. 2018년 남북 정상은 평화 정착을 가능케 하는 수많은 합의를 해서 평화통일의 전망을 밝게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합의사항을 거의 이뤄내지 못했고, 정권이 교체됐다. 오늘날 남북관계가 가팔라진 원인의 하나가 이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기에, 문 전 대통령 등이 이에 대해 답변하도록 언론은 질문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고승우(80년 해직언론인협의회 상임대표, 민주언론시민연합 고문)입니다.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오늘, 슬로우뉴스에도 실립니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3년 2월 21일, 화 5:2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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