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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에세이] 기고
 
참고인 전창렬과 강신옥에 대한 질의
[김재규 평전 제48회]


▲ "10.26 사건의 진실규명을 위한 재심청구 기자회견"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의실에서 강신옥 변호사, 유족 대표 김성신(김재규 여동생의 장남), "김재규 재심 변호인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재규를 변론했던 강신옥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 권우성

(서울=오마이뉴스) 김삼웅 기자(전 대한매일신보 주필) = 2004년 8월 9일에는 10ㆍ26사건 당시 육군본부 고등검찰부와 보통검찰부의 부장으로서 김재규부장을 '내란목적살인죄'로 기소했던 전창렬 씨가 초청되었다.

김삼웅 위원 : 참고인께서 김재규 씨를 총 몇 시간 정도 신문하셨습니까?

참고인 전창렬 : 만난 것은 한 30시간 정도는 만나서….

김삼웅 위원 : 다섯 차례, 30시간 안팎을 신문하면서 직업인으로서 신문을 하셨겠지만 인간적으로 봤을 때 과연 김재규 씨가 앞서 밝힌대로 이런 것을 시도한 것인지, 아니면 어떤 사적인 다른 목적이 있었다고 생각이 드는지, 그런 느낀 점 있었습니까?

참고인 전창렬 : 그것이 내심의 의사이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얘기는 못하고, 두 가지 생각이 다 있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이 듭니다.

김삼웅 위원 : 신문을 하실 때 사상계 사장이었던 장준하 씨 유족을 도왔다든가 정구영 씨 에게 편의를 봐 드렸다든가 하는 부문에 대해서는 신문이 없었습니까?

참고인 전창렬 : 그것은 그때 제 자신이 몰랐기 때문에, 거기서 얘기를 하지 않는 한 제가 알지를 못했기 때문에 묻지 못했습니다.

김삼웅 위원 : 그런데 거사를 하고 초기에는 상당히 경황 없이 허둥대고 그랬다고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아까 참고인께서도 그렇게 말씀을 하셨고, 그런 것을 보면 두 가지 측면에서 하나는 우발성일 수가 있고 또 한가지로 보면 전혀 정치한 계획이 없이 그야말로 순수하게 민주화를 위해서 자기 한 몸을 던졌을 수도 있고, 두 가지로 유추가 되거든요.

그러면 참고인께서는 그때 한 30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에 그런 조사를 할 때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었습니까?

참고인 전창렬 : 아까도 얘기했습니다마는 여러 가지 요소가 다 혼재되어 있는데 더 강한 것을 보면 개인적인 압박감, 스트레스 이런 것이 많이 작용했고 그렇게 하려면 이 좋은 시기에 자기가 표면에 나서서 한번 이것을 해 보자 이런 집권욕이라는 것이 더 강했지 않느냐 이렇게 판단이 들었습니다.

김삼웅 위원 : 집권욕도 강했다고 그러면 그렇게 당장 자기가 총지휘를 해야 될 위치 같은 것도 미리 염두에 두지 않았고, 바로 어느 쪽으로 갈 것이냐 하는 것을 측근들한테 물어볼 정도로 그랬다 그러면 자기가 집권을 하기 위해서 거사를 기도했다, 이것은 우리가 경험치로 봤을 때 조금 맞지 않지 않는가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참고인 전창렬 :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왜 그러냐하면 아까도 얘기했습니다마는 그런 전후의 행적이 오로지 민주화를 위해서 했다는, 어떤 내심의 의사라는 것은 그분의 과거 행적 속에 드러나야지 추단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런 것을 하나도 발견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판단이 들고,

그 다음에 예를 들면 사후라도 그런 목적이라고 한다면 정말 조국과 민족을 위해서 목숨을 던질 각오로 유서를 하나 쓰든가 망명을 하든가 자살을 하든가 이렇게 해서 자기 주장을 정정당당하게 그 당시에 했어야 되지 않느냐, 국방부에서 장시간에 걸쳐서 눈치 보고 그런 과정으로 봤을 때 그때는 직권 해석이 막연하고 나이브한 생각이었지만 살기 위해서는 그런 식으로 갈 수밖에 없었지 않느냐 이렇게 판단이 들었습니다.

참고인 강신옥 변호사에 대한 질의

김재규 담당 변호인으로서 마지막까지 활동하고, 판결 후에는 합수부에 끌려가 곤욕을 치르기도 했던 강신옥 변호사를 2004년 8월 9일 참고인으로 초청하여 궁금한 대목을 물었다.

김삼웅 위원 : 말씀은 잘 들었고요. 자료에 보면 거사하던 해 7월과 8월에 "긴급조치가 너무 약하다. 칼이 너무 녹슬고 무디어졌다. 시퍼런 칼을 달라" 이것은 문맥상으로 보면 '시퍼런 칼'이라고 그러면, 9호도 참 어마어마했는데 그보다도 더 시퍼런 칼이라고 그러면 이것이 김재규 씨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런 말을 했는지 혹시 그 부분에 대해서…….

참고인 강신옥 : 그것도 물어봤는데, 아까 검찰관께서도 말했지만 김재규는 박대통령하고 상대하는 사람입니다. 정말 막강한 대통령하고 상대해서 무엇을 어떻게 개선해 봐야 되는데 자기 딴에는 독소 조항을 없애고 완화하려고 하면서 표현은 이렇게 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김삼웅 위원 :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표현만 이렇게 했다…….

참고인 강신옥 : 그렇지요. "녹이 슬었습니다. 시퍼런 칼을 주십시오" 라는 표현은, 말하자면 더 심한 긴급조치를 하기 위해서 건의한 것은 아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김삼웅 위원 : 그러면 동기 부분에서, 예를 들면 강 변호사님만 하더라도 긴급조치 학생들 변론을 하시다가 "내가 저 학생들하고 피고인석에 앉고 싶다" 이런 말씀도 하시고 바로 현장에서 구속까지 되시고, 적어도 사회정의라든가 도덕성, 순수성, 의사, 열사 이런 일을 하려면 자기 기득권을 버려야 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김재규 씨는 군단장도 하고 장관도 하고 기득권을 누릴 것은 다 누리면서 또 한 쪽에서 장준하 씨도 도와주고 정구영 씨도 도와주고 하는 이중성 같은 것을 보이는 것이거든요.

그러면 도대체 이 사람의 정체가 어느 쪽이냐, 어떤 때는 유서도 남기고 휘호도 쓰고 도대체 이 사람이 갖고 있는 정체성이 무엇이냐, 민주 쪽이냐 아니면 자신의 권좌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냐, 어느 쪽으로 보십니까?

참고인 강신옥 : 그것은 저한테 묻는 것 자체가 이상하지요. 자기는 박정희 대통령을 죽인 것이 박정희의 집권욕 때문에 죽여야 되겠다, 애국심이 집권욕 밑에 있다, 이래 가지고는 나라가 안 된다, 그래 가지고 죽인 사람이 자기의 집권욕 때문에 죽였다? 그 분이 표현을 아주 잘했어요. "내가 대통령 시체 위에 올라서 가지고 대통령 될 놈 아니다, 내가 그렇게 도덕적으로 더러운 놈 아니다, 나는 오로지 순수하게 했다. 그리고 나는 애국심이 있어서 했지 집권욕은 없다" 박정희를 공격한 논리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리고 또 내가 그 친구한테 도움은 많이 받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소의를 버려야지, 나라를 위해서 유신의 심장을 멈추어야 된다, 그것이 다 맞는 얘기입니다. 자기는 그래서 했다는 것입니다.

김삼웅 위원 : 그러니까요. 그런 얘기를 하려면…….

참고인 강신옥 : 그러니까 정체성이 무엇이냐, 이 사람이 애국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박정희 같은 집권욕이 있는 사람 아니냐, 그런 말 아니겠어요?

김삼웅 위원:예.

참고인 강신옥 : 저는 그렇게는 안 본다 이것입니다.

김삼웅 위원 : 그러니까 앞서 말씀드린 대로 장준하 씨 가족이나 본인, 정구영 씨 문제나 또 다른 분도 많이 도와주었다고 한 것 같은데, 그런 일을 한 사람이 적어도 박정희라는 존재가 있어서는 안 되겠다 싶으면 본인이 중앙정보부장에 취임할 때라든가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을 것 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권력이라든가 기득권이라든가 누릴 것은 다 누리고 조금 몰리는 것 같으니까 그래 버린 것 아니냐…….

참고인 강신옥 : 그런 측면을 냉정하게 분석해 볼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라는 것이 처음에는 잘못 가다가도 마지막에 깨달을 수도 있고 마지막에 내가 나라를 위해서 죽을 자리를 찾겠다, 그 사람 그런 얘기도 많이 했어요. 말하자면 대한민국에 태어나서 이제 자기가 죽을 자리를 찾은 것입니다. 내가 성공을 못 할지 모르지만 이것은 내가 하고 죽을 자리를…….

자기 조상 중에 김문기를 자꾸 얘기합니다. 자기는 명예욕은 있다, 그것은 솔직히 인정합니다. 명예욕은 있지만 집권욕, 돈 많이 벌고 출세하고 이런 것은 없다는 것이 그 사람이 계속하는 얘기예요. 그러니까 죽을 자리를 찾았다, 그렇게 보고 훌륭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주석 1)

주석
1> 이 부문은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 『10ㆍ26사건관련 자료집』과『김재규 건 관련 진술 청취』에서 발췌한 것이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2년 11월 01일, 화 8:1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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