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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변한 것과 지긋지긋하게 변하지 않는 것
[기고] 예장합동 107회 총회 참관기

(서울=뉴스앤조이) 김종미 기자

참관할 결심

올해도 어김없이 9월 셋째 주 월요일부터 교단 총회가 시작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권순웅 총회장) 107회 총회는 9월 19일부터 22일까지 경기도 화성 주다산교회에서 개최됐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남오성·윤선주·임왕성·최갑주)는 예장합동을 시작으로 예장통합(이순창 총회장), 예장고신(권오헌 총회장) 총회를 참관했다. 필자는 개혁연대에 속해, 2004년 기독교대한감리회 총회부터 매년 교단 총회 참관 활동을 해 왔다.

교단 총회는 한국교회의 모든 문제를 볼 수 있는 집결지이자, 당장 나의 교회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정을 내리는 곳이므로 중요했고, 교회 개혁을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교단 총회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매년 3박 4일, 많게는 4박 5일을 지방으로 쫓아다니며 아침 9시부터 밤 9~10시까지 회의를 오롯이 지켜보는 하드코어 강행군을 이어 왔다. 이 글에서는 올해 참관 활동을 하며 느낀 바를 예장합동 107회 총회를 중심으로 나누고자 한다.


▲ 예장합동 107회 총회 모습. 뉴스앤조이 나수진

달라진 점과 변함없는 점

내가 교단 총회 참관 활동을 한다고 하면 주변에서는 "그래서 교단 총회가 변한 점이 있나요?"라고 자주 묻는다. 그러면 나는 "교단 총회를 공개했다는 것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참관 활동 초기에는 참관하러 왔다고 하면, 외국어로 말한 것도 아닌데 왜 왔는지 이해 못 하겠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참관하겠다고 회의장에 서 있으면 "어이 아가씨, 회의록은 어디서 받아요?"라며 안내인 취급을 하거나, "어디 기자예요?"라고 묻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참관 활동을 보장해 달라는 우리의 끈질긴 요구와 교단 총회를 공개하라는 시대적 요구에, 교단 총회는 방청석(참관석)을 마련하고, 참관인에게 보고서·명찰 제공했으며, 총회를 인터넷 생중계하는 등의 방식으로 응답했다.

이번 예장합동 총회에서도 참관인에게 입장 스티커와 보고서를 제공했고, 회의를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참관 자체가 불가해 숨어서 들어가거나 용역과 몸싸움을 하다가 내동댕이쳐졌던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에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외부에서도 총회를 보고 있다는 인식은 그나마 회의를 회의답게 만들어 가려는 여러 노력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올해 예장합동 총회를 가만히 보고 있노라니 "지긋지긋하다"라는 혼잣말이 절로 나왔다. 그렇게 변화를 요구했건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모습이 많았다. 첫째 날에는 총대 1600명 중 1507명(94%)이 참석했다. 회의장 1층에만 1507명이 앉아 있었는데 마이크는 단 1대였다. 비슷한 규모인 예장통합 총회에는 보통 12개의 마이크가 준비돼 있고, '찬성', '반대', '의사 진행' 팻말이 있어 의장이 발언권을 줄 때 이미 총대 발언 방향을 예상할 수 있다.

예장합동은 팻말은 고사하고, 마이크가 1대뿐이었다. 이를 1507명의 총대가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마이크가 1대 있을 때와 12대 있을 때의 발언권 접근성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예장합동 총회에서는 총대들의 발언이 많지 않았다. 앞으로 나오기 귀찮은 총대들은 자기 자리에서 육성으로 의견을 말했고, 정말 적극적인 총대들만이 앞으로 나와 발언권을 얻어 발언했다.

다양한 그룹의 언권위원 한 명 없이 총대 100%가 남성으로 구성된 모습과 여전히 보조적 위치에 머물러 있는 여성의 모습은 그대로였다. 검정 치마에 흰색 상의 유니폼을 입은 주다산교회 여성들은 진심을 다해 총회와 총대들을 섬겼다. 그들의 순수한 헌신과 총대들의 게으름이 극명하게 대비됐고, 여성들이 회의 주체로서 예장합동 교회의 문제를 논의하는 데 관여할 수 없는 구조적·정치적 한계가 명확히 보여 한없이 마음이 무거웠다. 지난 18년간 회의를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다양한 그룹의 총대 참여를 확대하라고 외쳤건만, 교단 총회는 어쩌면 이렇게 변하지 않을까.


▲ 예장합동 총회에는 1500여 총대들이 모였으나, 그들이 발언에 사용할 수 있는 마이크는 단 한 대였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기후 위기라는 말이 무색한 교단 총회

올해 참관 활동 주제는 '총회는 지속 가능한 교회를 꿈꾸는가'였다. 최근 사회적 이슈인 ESG 관점으로 총회를 살핀 것이다. 그래서 기후 위기 속에서 대규모 회의를 연 예장합동 총회를 유심히 관찰했다. 예장합동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총회를 온라인으로 하루만 진행했다가 3년 만에 오프라인 총회를 열었다. 그렇게 모였다는 것만으로 기쁨이 매우 컸는지, 3년 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총회를 진행했다.

1170여 쪽에 달하는 총회 보고서 2000부, 매일 배포된 추가 유인물과 각종 홍보 자료, 교단 신문, 성명서 등 4일간 너무나 많은 종이가 소비됐다. 총회는 매년 총대들에게 기념품을 나눠 줬는데, 올해에는 가방을 주면서 그것을 별도의 부직포 가방에 담아서 줬다. 부직포 가방은 재활용도 안 되니 한 번 쓰고 나서 쓰레기가 될 판인데 왜 굳이 사용해야 했을까. 기념품을 주더라도 가방만 주고 그 안에 보고서를 넣고 다니게 하면 될 일인데 말이다. 이런 과대 포장은 체면 문화의 발로이며, 지금 같은 기후 위기 시대에 반드시 지양해야 할 일이다.

휴게실에서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다과의 포장 비닐과 커피를 담은 일회용 컵, 생수 페트병이 쓰레기통에 가득했고, 분리수거도 하지 않았으며, 회의장 안에도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 놓아 총대들은 양복 윗옷을 벗을 일이 없었다. 총대들이 각자 자기 텀블러를 챙겼더라면, 더운 양복 대신 캐주얼 차림으로 회의에 참석했더라면, 어차피 버리고 갈 두꺼운 종이 보고서 대신 PDF 파일로 만들어 태블릿으로 봤더라면, 비용과 자원 모두 절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첫째 날 오후 8시 5분, 권순웅 총회장은 취임사에서 기후 환경 회복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없었다. 예장합동에서 다룬 안건 총 254개 중 기후 위기 관련 안건은 4개 노회가 상정한 '기후 환경 위기 대응 특별위원회 설치' 1건뿐이었고, 설치하기로 통과됐으나 그 외에는 어떠한 논의도 없었다. 일반 사회에서는 기후 위기에 시급히 대응하고 있는데, 신앙인인 우리는 창조 세계의 파괴에도 오히려 태연하다.

교단과 교회에는 여러 가지 인적·물적 자원이 있기 때문에 약간의 방식 변화만으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내년 108회 총회는 녹색 총회로 진행돼, 체면 문화를 버리고, 총대들의 옷이 얇아지고, 텀블러와 가벼운 태블릿을 들고 다니는 모습이 보이길 기대한다.

그들만의 리그 아닌, 목사들만의 리그

예전엔 교단 총회를 '그들만의 리그'라고 표현했다. 여기서 '그들'은 남성을 말하는데, 올해 참관하면서 느낀 것은 남성을 넘어서 '목사들'만의 리그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장합동 총대는 목사 총대 50%와 장로 총대 50%로 구성된다. 162개 노회에서 목사 784명, 장로 723명이 참석(첫째 날 임원 선거 시 15시 5분 기준)했는데, 참관 기록 데이터에 의하면 대다수 발언자가 목사였다. 장로 발언은 둘째 날 오전 9시 총회 임원회 보고 시 한 번뿐이었다.

교단 정치에서 목사의 주도권이 강해졌고, 총대들 중 대다수는 그저 표결 기기로 전락했다. 1507명의 총대를 세운 이유는 교회 내 여러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함인데, 전혀 그런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상비부 각 조직으로 나누어졌을 때 그곳에서 열띤 토론을 벌일 수도 있다. 그러나 총회 본회의 시 안건을 보고하는 것도 목사, 안건에 찬반 의견을 내는 것도 목사인 것을 봤을 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여러 가지 시대적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 예장합동 총회는 점점 더 고립돼, 이제는 목사들만의 잔치가 된 것처럼 보였다.


▲ 개혁연대가 바라본 교단 총회는 목사들만의 리그였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 여성

박성진 참관 활동가의 2010년 참관기에 따르면,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에 국외 사절로 방문한 캐나다연합교회 전 총회장인 여성 목사가 "여성 총대가 이렇게 없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는 말로 인사말을 시작했다고 한다.1) 그나마 국내 교단 중 여성 총대가 가장 많은 기장을 보고도 놀랐다니, 그가 2022년 예장합동 총회 현장에 온다면 아마 '여기가 21세기 한국이 맞는가' 아연실색할 것이다.

2021년 한국리서치는 '종교 인식 조사'를 통해 한국인의 종교 인구 현황과 종교 활동을 분석2)했다. 한국교회는 전통적으로 여성 구성원이 많다. 조사 결과에서도 40~60대 이상은 남성보다 여성이 많았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20~30대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것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교세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성이 많아진 것이 아니라, 20~30대 여성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는 것이다. 예장합동 내 여성 안수 문제 등 확연히 보이는 불평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젊은 여성 청년들의 유출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예장합동 총회에서는 첫날 회의장 앞에서 '여성 안수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총 254건의 안건 중 여성 안수 관련 안건은 0개였고, 그나마 '여성사역자지위향상및사역개발위원회'에서 상정한 청원 ①노회 소속 여교역자 총회 연금 가입 허락 ②위원회 상설 전환 ③여성 준목 제도 연구 허락이 있었는데, 세 번의 총대 발언과 총회장의 발언까지 10분 만에 모든 논의가 끝났다.

발언자들은 "헌법과 교리가 개정되지 않은 한 여성 안수는 불가하나", "여성 사역자는 우리 법대로 해야 한다", "여성 지위 향상은 우리 신학과 관련된 문제이며, 상정된 청원이 신학부 결의와 반대돼 우려된다", "법을 준수하고 신학적 입장은 분명히 하되"라며 여성 안수 반대 전제를 굳건히 하면서, 여교역자 연금 가입이나 준목 제도 연구 등 주변적인 논의만 나눴다.

권순웅 총회장은 "시대적 요청도 있고, 여성 사역자에 대한 연구는 필요하다"라며, 청원 사항 ②·③을 1년 더 연구(연장)하자고 제안했고, 총대들은 별 논의 없이 결의했다. 총회장은 결의 후에도 "연구 하는 거예요. 연구"라며 총대들을 안심시키기 바빴다. 9월 22일, 총신대 신학대학원 여동문회(김희정 회장)는 성명서를 통해, 위원회가 여성 안수를 청원하지 않고 준목 제도를 청원한 것은 문제이고, 준목은 강도사와 같은 임시적인 직책이므로 여성 사역자를 임시직으로 묶어 놓고 마치 목사인 것처럼 속이려는 의도를 가진 호칭이라며, 준목 제도로는 교회 내 심각한 여성 사역자 차별과 여성 차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니 준목이 아닌 '여성 안수'를 시행하라고 주장했다.

여교역자들을 노회에 가입시키고, 전도사 고시 자격을 주고, 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개미 걸음만큼 진전을 보였지만, 핵심인 여성 안수 문제는 다루지 않기로 모두가 한마음을 먹은 것 같은 예장합동 총회를 보니 가슴이 답답했다.

여성은 첫째 날 개회 예배 시 찬양대에서, 임원 선거 후 꽃다발을 전달하고 다과를 준비하고 대접하는 손길들에서, 출입문에 서서 총대들에게 단체 인사를 하는 모습에서만 만나 볼 수 있었다. 총회가 폐회된 후에도 한참 동안 총회 장소를 지켜봤는데, 총대들이 버리고 간 보고서들과 쓰레기를 치우느라 교회 관계자들은 정신없었다. 버리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대접받는 사람 따로, 일하는 사람 따로인 세상이었다. 교회 안에서만 볼 수 있는 이런 모습들은 기독교 인구가 왜 줄고 있는지에 대한 확실한 답이 될 것이다.


▲ 총회 기간 내내 여성들을 위한 자리는 없었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한국교회, 지속 가능한가

예전 자료를 찾아보다가, 2010년 참관기와 2022년 참관기 내용이 비슷하다는 점을 발견하고 자괴감에 빠졌다. 10년이 지나도록 개혁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변하기는커녕 자기 고집 속에 갇혀 있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한국교회가 이대로 지속 가능한가? 지속 가능하려면 생태 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사회에 기여하며, 건강한 내부 구조를 갖춰야 한다. 이윤 중심의 일반 기업들도 시대적 요청에 움직이는데, 하물며 예수님의 사랑으로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기 위해 존재하는 교회가 왜 대체 이런 모습인가. 이대로는 안 된다.

예장합동 107회 총회 보고서에 실린 교세 통계에 따르면, 교인 수가 전년 대비 3.8% 줄어든 229만 명으로 집계됐다. 9만 명이 떠나고 교회 424개가 문을 닫았다. 배광식 전 총회장은 한 인터뷰3)에서 "(전) 정부에서 모임을 갖지 말라고 지속적인 지침을 내리면서 저절로 교인들이 줄었고,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힘들어졌다"라고 말했다.

과연 코로나 때문일까? 정부 탓일까? 장사가 되지 않는 식당을 탈바꿈해 골목을 활성화하는 TV 프로그램 '골목식당'에서 백종원은 말했다. "음식이 맛없을 때, 손님은 맛없다고 주인에게 직접 말하지 않고 조용히 그 가게를 떠난다. 그러고는 다시는 오지 않는다." 한국교회도 여성들이, 젊은 세대들이 조용히 떠나고 있다. 그들이 말없이 떠나는 현상이 더 무서운 것이다. 우리는 교회를 사랑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찾아가 두드리고, 이제는 변해야 한다고 외친다. 교단은 이 애정 담은 외침을 들어야 할 것이다.

김종미 /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



1) 박성진, '[총회 참관기] 나를 낯설게 하는 총회', <뉴스앤조이>, 2010. 10. 8.
2) 한국리서치 홈페이지 참조. 2021. 12. 8.
3) 이근미 객원기자, 인터뷰 개신교 최대 교단 예장 합동 배광식 총회장 '편향된 정책에 의해 자유로운 신앙 활동 침해당해', 월간조선뉴스룸, 2022. 05. 01. (본보 제휴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2년 10월 17일, 월 10:4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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