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애호가들, "악어도 대접 받아야" 악어 사냥 비난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플로리다주 악어 사냥 시즌이 8월 15일 시작됐다. 시즌은 11월까지 이어진다. 해마다 몇차례씩 악어사고가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주정부에서는 악어의 수요를 조절하기 위해 연 1회 악어사냥기간을 정해두고 있다. 플로리다 어류 및 야생동물 보호 위원회(FWC)에 따르면 플로리다에는 어림잡아 130만마리 악어가 살고 있다.

올해는 악어 사냥꾼들에게 우호적인 새 규정이 마련됐다. 우선 밤과 이른 아침 위주로 하루 17시간으로 제한됐던 사냥 시간이 24시간으로 늘어났다.

또 사냥꾼들은 기존의 활, 석궁, 작살, 창, 그리고 활을 쏘는 공기총 외 올해는 공기 주입식 공기총을 사용할 수 있다. 플로리다 어류 및 야생동물 보호 위원회(FWC)는 공기 주입식 공기총은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과 젊은 사람들이 사용하기 더 쉽다고 말한다.

동물 애호가들은 FWC가 악어 사냥 시간을 늘리고 어린 사냥꾼을 위해 새로운 무기까지 허락한 것에 비난하고 있다. 동물 애호가들은 많은 사람들이 포획된 악어가 다시 그들의 서식처로 되돌려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악어가 '피의 스포츠' 기간에 작살을 맞고 난폭하게 다뤄지며, 악어의 살과 피부는 재정적인 이익을 위해 팔리는 등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고 지적했다.

악어 전문 사냥꾼로 알려진 세인피터스버그시 주민 미키 패건은 사람은 1977년부터 주정부 악어조절 프로그램에 동참해왔다. 그는 사냥 목적지에 오면 '이우우우- 이우우우- ' 하는 음성 신호를 보낸다. 이 신호는 때론 악어를 경계시키기도 하지만 짝짓기 시기에는 악어를 불러들이는 역할도 한다.

그의 음성을 듣고 다가오는 악어에게 패건은 악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중 하나인 소의 폐를 던진다. 악어가 미끼를 덥썩 문 순간, 악어의 생명은 이미 끝장 난 것이나 다름없다. 미끼 속에는 날카롭게 날이 선 금속 꼬챙이가 줄에 매달린채 숨겨져 있어 악어가 움직일때 마다 내장을 에이는 고통이 따른다. 결국 악어는 슬슬 당겨지는 줄에도 순순히 끌려오게 된다.

패건은 이같은 방법으로 악어 십 수만 마리를 잡았다. 그러나 패건의 악어 사냥을 구경하는 이들 중에는 때로 동물 애호가들이 있다. 이들은 악어줄을 끊겠다고 협박하거나 악어를 도망가게 하려고 돌멩이를 찾기도 한다.

패건은 "악어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들의 행위가 악어를 불러 들인다"라며 "악어를 죽이는 건 내가 아니라 바로 그들"이라고 지적한다.

동물 애호가들 역시 악어와 관련된 상식 정도는 지켜야 한다고 호소한다.

이들은 플로리다에서 악어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불법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하며, 특정 호수에서 해질녘에 수영하는 것을 삼가해야 하며, 악어가 일광욕을 위해 운하를 따라 올라온다고 해서 섣불리 포획자들을 부르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또 이들은 악어가 먼저 이곳에 살았고, 악어는 더 나은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꼬집는다.

한편, 악어 불평신고가 들어올때마다 포획전문 관리들이 동원되지만, 일반인들도 일정 기간동안 훈련 받고 라이센스를 획득하면 정해진 숫자내에서 악어사냥을 할 수 있다.

보통 한해동안 플로리다에서 접수되는 악어 불평신고는 1만 5천여건에 달하며, 이중 6천여마리 악어가 도살장으로 보내진다. 악어는 가죽은 가죽대로, 살은 살대로 팔려나간다. 패건의 도살장에서는 악어 가죽은 부패 방지 목적으로 소금에 절여진 채 이탈리아나 멕시코 등지로 보내져 악어가죽 가방이나 벨트, 의자 장식 등에 쓰인다.

악어의 살은 조각으로 잘려져 연육기에 두차례 굴려진 다음 파운드당 가격이 붙여져 뉴욕이나 홍콩 등지의 레스토랑까지 전달된다. 악어고기는 보통 치킨 너겟처럼 요리하는 것이 일반이며, 맛 또한 닭고기와 비슷하다. 악어의 잔여물은 거름이나 여성 립스틱 등 다방면으로 쓰여지는 것으로 알려졌다.